연필심 맛을 기억하시나 몰라
지리한 대서소의 맛
갈탄 난로가 인색하게 타던
유 서기의 검정 토시
반들거리던 고르땡 바지 무르팍의 맛
한옆에 팔장을 끼고 서서
생쥐처럼 눈이 작던 그 아내
공책도 팔고 과자도 팔던 그 아내
월남치마 밖으로 비어진 엑스란 내복 낡은 끝단의 맛
여름에는 냉차도 팔고
슬하 삼남매
지지리도 인물 없던
그 지리한 맛
- 김사인 시집 <어린 당나귀 곁에서> 2015
카페 게시글
시사랑
대서소 / 김사인
밀화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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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84
24.04.30 06:5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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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김사인 시인의 시선은 우리가 사는 곳곳에 잘 스며있는 것 같습니다
네네~ 저두 그 말씀에 공감해요^^
샤프펜슬이 없던 시절, 연필심에 침 묻혀 받아쓰기를 했던 시절이 있었지요.^^*
만화에서 본 거 같아요~저는,
슬쩍 연필심에 입을 대봅니다 ^^;;;
시, 좋습니다. 김사인 시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