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팬이 자기 팀을 최악이라고 표현하는 거에 있어 죄송한 마음을 먼저 표현하고 싶네요.
그러나 이 팀은 정말 문자 그대로 최악입니다. 덴버에게 졌기 때문에? 아닙니다. 언제나 알스턴씨를 다져진 고깃덩어리로 만들던 빌럽스가 서부팀, 그것도 휴스턴이 나름대로 강점을 보이던 덴버로 온다고 했을 때 저는 이미 덴버가 더 이상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불길한 예감은 하나도 틀린 게 없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팀이 최악인 건, 이 따위로 하면서 우승 운운한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말을 하지 말지 매년 올해야 말로 우승, 이런 식으로 팬들을 잔뜩 기대갖게 하고 뚜껑 열면 작년이랑 똑같은... 멤버가 바뀌고 감독이 바뀌어도 허구헌날 같은 패턴입니다. 롤러코스터 경기력에 약팀에게 어이없게 승리헌납하고 주전들은 줄부상
그리고 선수들 네임밸류보면 완전 리그 최상급이죠.
휴스턴은 이 따위로는 절대 챔피언이 될 수 없을 뿐더러 올해도 딱 플레이오프 1라운드까지가 한계라는 게 정말 너무 선명하게 보입니다. 제가 누누히 이야기하지만 우리 팀은 터프함과는 거리가 1억광년만큼 차이가 있습니다. 소프트함의 대명사죠.
4쿼터만 짤라놓고 봐도 그렇습니다. 4쿼터가 시작하면서 레이커스가 14점을 이기고 있습니다. 경기를 보는 입장에서는 누구나 '아, 이 경기 어렵겠구나'라고 생각할 겁니다. 실제로 레이커스는 저렇게 큰 리드를 4쿼터에서 날려먹은 적이 없을 겁니다. 그렇다고 레이커스가 수비력이 무슨 극강인 팀은 아닙니다. 올해는 물론 레이커스 수비가 훨씬 좋아졌지만 작년에는 평균정도의 수비팀이었죠. 그 중심에 코비가 있어서 더 강하게 느껴졌을 뿐이고요.
오히려 수비력은 휴스턴이 더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터프함이라는 건 수비나 공격이 강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런 걸 뛰어넘어 팀의 색깔이라고 해야할까요. 수비가 좋으면 뭘합니까? 결정적일 때 필요한 수비라운드를 코 앞에서 다 헌납합니다. 오늘 4쿼터만 봐도 그렇습니다. 빌럽스가 온 파이어모드 들어가서 20점 가까이 벌어진 리드를 브룩스와 알스턴이 생명연장 똥줄 3점으로 기적적으로 5점까지 좁혔습니다만 팀의 기둥이란 야오가 그 상황에서 앤드원을 허용하고 말았죠. 야오에게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입니다. 좋다 이겁니다. 수비 실수 누구나 할 수 있죠. 그런데 자유투가 미스난 상황에서 누구도 수비 리바운드를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엔써니 카터의 자유투가 워낙 정확해서 그렇게 생각했던건지, 벌써 마음이 콩밭에 가서 득점해야겠다라는 생각이 강했던 건지 박스 아웃이 개판이었죠. 결국 제이알인가, 아무튼 3점 쳐맞고 한 포제션에 5점을 허납해서 점수차는 순식간에 10점.
지난 인디애나 전에서 데니 그레인저에게도 팁인 쳐 맞고 패배했으면 리바운드에 대한 각성이 되었을 법도 한데 같은 실수를 매 경기 반복합니다. 재작년인가요? 유타와의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 그 무수한 디펜스 리바운드 기회를 모두 빼앗기고 제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도 기억나는 군요. 휴스턴은 리바운드 마진은 좋은 팀이지만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는 반대로 리바운들 전혀 못 따냅니다.
터프함이 부족한 겁니다. 상대방을 제압하고 주눅들게 하는 힘이 우리 팀에는 없습니다.
4쿼터에 14점을 앞서고 있든 20점을 앞서고 있든 상대가 휴스턴이라면 해볼만하다는 생각에 누구든 만만하게 생각하고 도전할 겁니다. 다음 포틀랜드와의 시합 인디애나와의 사합은 분명 더 어려워질 겁니다. 고비가 올 때 마다 브랜든 로이와 데니 그레인저는 더 침착하고 자신감 있게 클러치 타임에 임하겠죠. 그리고 이런 자신감과 경험은 실제 경기에서 예상보다 큰 변수를 가져온다는 걸 간과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이미 말도 안되게 망가졌지만 티맥이란 존재에 대해서 스퍼즈나 매버릭스 팬들은 접전일 때 뭔가 불안하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공격 전술이 있으면 뭐합니까? 클러치 타임에는 죄다 아이솔레이션 그리고 결과는 실패입니다. 중계창에서 클러치 시티님과 나눈 이야기지만 매 쿼터 마지막 포제션에서 우리 팀의 전술은 늘 똑같습니다. 티맥이 있을 때는 티맥, 최근에는 알스턴이나 브룩스가 탑에서 아이솔입니다. 왜 마지막 포제션에서는 야오를 통한 포스트 공격을 안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야오가 아니더라도 우리 팀은 딱 봐도 퍼러미터 보다는 포스트 쪽에서 더 많은 득점을 올리는 팀입니다. 솔직히 지금은 브룩스 아니면 랜드리 혹은 스콜라가 제일 확률적으로 타당한 공격수입니다. 아테스트나 알스턴의 점퍼보다는 말이죠.
그런데도 매번 탑에서의 아이솔레이션 공격, 그리고 점퍼로 마지막 공격기회를 까먹습니다. 반대로 상대팀은 호흡만 해도 파울 야오가 있기에 적극적으로 마지막 공격에서 포스트를 공략합니다. 재수 없으면 실패지만 성공하면 자유투 두 개 얻어내고 야오 파울도 누적, 전혀 손해보는 게 없는 장사죠.
인디애나와의 경기에서 마지막 6분 동안 야오는 공 한 번 못 만져 봤습니다. 오늘도 그렇죠. 대부분의 득점은 밖에서 이뤄졌습니다. 야오도 워낙 컨디션이 개판이었고 네네와 마틴에게 처참하게 털렸지만 그래도 한 팀의 에이스라면 이럴 수는 없습니다. 동료들에게 신뢰를 못 얻고 있는 건지 더 강하게 볼을 요구해야 합니다.
책임감 있는 공격이 없다는 게 참 슬픕니다. 공격 농구의 대가라 불리는 릭 아델만이 부임한지 2년째고 멤버는 주축은 고스란히 남겨 놓고 별로 변화도 없건만 무슨 공격 시스템 하나 장착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립니까? 그 어렵다는 트라잉앵글은 몇 개월 안 되서 잘만 돌아가고, 우리 팀애들이 몇 놈 빼면 돌대가리도 아니고 다 비큐 하나로 먹고 사는 애들 지천인데... 유기적인 공격은 고사하고 작년에는 자유투 하나 못 넣어서 그 꼴값들을 하더니 이번 시즌에는 오픈 점퍼도 하나 못 넣고 있어서 팀 필드골 성공률은 계속 리그 최악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렇게 슛에 재능없는 애들은 중학교 때 농구공 잡고 처음입니다. 무슨 내 모습 거울로 보는 거 같아 꼴사납기가 하늘을 찌르네요. 야, 니들이 어떻게 이 날까지 농구로 밥을 먹고 살았냐?
역전패는 있어도 역전승은 없다. 이번 시즌 역전 경기라고 할 수 있는 건 딱 두 경기. 매버릭스와의 첫 경기에서 아테스트가 신들린 활약을 해준 경기, 그리고 워싱턴과의 경기에서 티맥이 3점을 쓸어 담으면서 이긴 경기 이렇게 두 경기입니다. 대신 역전패는 포틀랜드와의 역사적 기념비적인 패배, 샌안토니오와의 시합, 그리고 인디애나와의 시합.
우리가 역전승을 할려면 결국 슈퍼스타의 오락에서나 나올법한 신들린 퍼포먼스가 필요합니다. 대신에 오늘과 같은 시합을 뒤집을만한 역량이나 가능성이 참 희박해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올코트 프레스와 속공의 부재, 그리고 안정적인 3점 슈터가 없기 때문이죠. 왜 우리 팀은 4쿼터 승부처에서 그 흔한 올코트 프레스를 시도조차 안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테스트와 베티에 알스턴을 보유하고 있다면 충분히 걸어 볼만도 한데요. 속공이나 3점은 말하면 입만 아픕니다.
쓰다보니 어이없게 길어졌는데 이번 시즌은 정말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 본다는데 우리 팀이 허접한 것도 있지만 레이커스나 셀틱스, 그리고 케벌리어스가 정말 강합니다. 저 팀들 경기를 보고 우리 팀 경기를 보면 참 우승 후보라고 생각하는 것 조차 민망할 수준입니다. 저 팀들의 공통점은 1쿼터부터 상대방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결국 3쿼터 말미에 이미 승부의 추를 어느정도 기울여 논다는 겁니다. 우리는 그런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이 우리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늘 그게 먹힙니다.
이제 계속되는 막장짓에 로켓츠 노트 번역해서 올리는 것도 지칩니다. 그냥 새판을 짠다고 천명하면 마음이나 깨끗하게 비우겠는데 그것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노릇인지 모르겠습니다.
첫댓글 저도 팬으로써 현재 휴스턴 상황이 안쓰럽네요..하지만 좀 기다려보자는 입장입니다. 작년 이맘때도 티맥 부상에 성적도 그닥 신통치 못햇었죠. 저번처럼 후반기에는 달라질꺼라고 믿고 있는데, 후반기에도 이런 막장모드를 계속 유지한다면..정말 답이 없는거겟죠..
저는 그래도 기달려 보렵니다. 이번시즌 분명히 일한번 내길 빕니다!!!
확실한건 이번에도 1라운드라면 티맥은 짐쌀수 밖에 없어요. 이번엔 어느팀으로 옮기려나 TT
팬들이 느끼는 만큼 본인은 몸으로 뼈저리게 느끼고 있겠지요.. 짐 싸기 싫음 죽어라 해서 우승 시켜야지 이거 이렇게 계속 가면 진짜 짐 싸서 어디론가 갈텐데..
역시 답은 티맥의 부활 ㅠㅠㅋ
힘내세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