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김성욱
군대를 막 제대하고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장남으로서 홀로 사신 어머니와 동생 셋 그리고 어려운
형편 때문에 빨리 취직을 했기에 공무원 시험을 보기로 결정했다. 경찰직과 소방직 두 직종을 조율하다가
최종 소방직을 보기로 결정했다.
휴전선 근방에서 3년 복무 중에 마음 속에서는 고향에 홀로 계신 어머니에게 굳건한 아들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휴전선 최전선에 북쪽을 향해 보초를 섰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단다.
"삶은 늘 고요하다. 그러나 마음과 생각이 만나는 정점은 요동치고 있었다. 요동치는 범위는 하나의
뚜렷한 눈빛으로 바로 잡아 나아갔다"
이런 정신은 소방공무원 합격과 더불어 공직 생활에도 영향이 미쳤단다. 처음 발령지가 순천이다.
그곳에서 3년 근무하는 중에 평생을 같이 할 배필을 만났다. 자주 이용하는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이 때 묻지 않은 소녀처럼 마치 그가 원하는 스타일이었다. 또한 그녀와 결혼하면 고향에 계신 어머니에게
잘할 것 같았다. 식당 주인집 딸로 그녀의 엄마도 그에게 관심이 많았다고.
그 후 소방소 공직생활을 해남에서 24년 근무했다. 지금은 해남소방서 완도119안전센터에서 김성욱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위험한 현장에서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기 몸에 대한 헌신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소방서 119라는 자긍심 없이는 길게 버터내기 힘든 직업이다. 최근에 완도 앞바다에서 부부를 구조했다.
생명을 다시 태어나게 한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른다. 이런 뿌듯한 마음 때문에 소방서에서
계속 일을 하게 된단다.
김성욱 팀장은 해남 계곡면 방춘리가 고향이다. 그곳에 어머니가 농사를 짓고 있다.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고향으로 가 농사일을 돕는다. 그의 고향 방춘리는 풍광이 좋은 곳이다. 이 마을로 들어서면
병풍 같은 흑석산이 고스란히 들어온다. 맑은 호수는 흑석산을 정확하게 그려놓는다. 산자락에서
흘러내린 새소리는 계절마다 고요하면서 청량하다. 그래서 청량사로 하였는가 청량사 절이 있는데
그의 어머니가 이 절의 신도다. 가끔 어머니 따라 절을 가곤 하는데 어머니를 사랑하기 때문에 절에 간다고 한다.
김성욱 팀장은 고향의 흙을 사랑한다. 고향의 흙냄새를 맡으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한다.
고향집에 가면 논수밭 한가운데에 앉아있는 어머니를 보면 항시 마음 속에서 있는 그 어머니가 있어 그 모습이
더욱 그리워진다고.
그는 공직생활을 하면서 여러 상을 받았다. 그중에 행정안전부 장관 상을 받았다. 공직생활의 원칙은
흔들림없는 바른 정신이다. 정도가 바르면 부끄러움이 없다. 절대로 숨기는 일이 없이 공개적으로
업무처리를 했다. 외부와 내부가 바르게 소통하는 일은 마음과 정신이 만나는 일. 부끄러움 없는 정신은
그의 눈빛에서 일직선 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오막살이 가난한 돌담에서 살았던 그는 고향에 흙을 찾았다. 늦가을 오후도 그를 맞아주었다. 그 곁에서
어머니는 변함없이 일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 속에 사랑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사랑은
공간과 시간을 초월했다. 삶을 사랑하기 앞서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받아기 때문에 모든 것이 아름답게 여기게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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