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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 30km (333km)
6월의 마지막 날이다
어찌 마무리를 할까?
계획에 의하여 오늘은 28키로 이상을 달려야 한다는 짝지님.
잠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부터 달림 복장으로 입고 있다.
억지로 억지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북한강에 도착한다.
약간 흐린날 습도는 조금 높은 것 같고 ...
적당히 몸을 풀고 뛰어본다.
역시나 몸은 돌덩어리 처럼 무겁다.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는 속도로 달려야 할 것 같다.
내가 너무 처지니까 짝지님은 저 멀리 자신의 기량에 맞추어 달린다.
가을에 피어야 할 코스모스는 여름 초입에 어색하게 피어있고 잔잔한 물결위에
시원스레 달리는 스키족이 평화롭다.
3.5키로를 왕복 4번을 해야 한다.
첫번째 ... 무거운 몸을 이끌고 인내심을 발휘한다.
두번째 ...몸이 어느 정도 풀리고 제법 일정한 속도를 유지 할 수 있다.
세번째...일정한 속도를 유지 하기는 하지만 온몸에 있는 물기란 물기는 밖으로 다 배출 하는 것 같다
네번째 ... 편안함과 힘듬이 교차 한다. 마지막 이라는 생각에 스스로를 위로하고 한계를 극복하려 최선을 다한다.
28키로로 끝낼 것인가 아니면 2키로를 더 뛰어서 30키로로 마무리를 할 것인가 생각한다.
짝지님은 이미 28키로를 다 뛰고서 마눌을 마중 나왔네... 2키로 지점에서 만났으니 다 뛰면 32키로를 뛰는 것이다.
짝지님 32키로를 뛰는데 나는 30키로를 뛰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28키로에서 물 한모금을 마시고 2키로를 뛰고 마무리를 한다.
돗자리를 깔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고,스키 강습하는 사람의 음성이 요란하다.
살짝 강물을 들여다 보니 .. 아니 , 개가 수상 스키를 타고 있는 것이다.
일어서 앉아 ~~~ 하는 구령에 맞추어서 스키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에쿵~~~
개도 더웠나보다.
개를 위한 콘서트도 한다는데....
개팔자가 상 팔자라...
잠시 쉬었다가 오늘 시험 본 아들과 에디쉬님과 시어머님과 보리밥을 한그릇 뚝딱 비우고 오전 일을 마무리 한다.
유난히 짧았던 6월을 보내며 지금처럼만 지금처럼만 같아라 한다.
6월 29일 ... 6km (303km)
습한 산속에 나리꽃이 곱더라
누구를 기다리며
저리도 예쁘고 곱게 피어 있나?
따가운 햇살아래
이슬 대롱대롱 메달고 위태롭게 피어 있네
짙푸른 초록 숲속에선
화려함이 하늘을 향하고
우뚝선 고상한 자태는
멀리 에서도 빛나 보이네.
난 ...
누구에게 저렇듯 보여질 수 있을까?
6월 28일 ...15km (297km)
어젠 짝지님이 술을 건너 뛰고 훈련에 임해야겠다고 무사히 건너 뛰었는데...
11시쯤 기관차님 영일만님 스폰지님이 술~~~~~~~~~~하고 나타나셨다.
훈련을 하고 2차로 오셨다나... 이런 저런 얘기가 오고가고...1시 30분 까지...
"마라톤은 철학이다.
마라톤을 하다 보면 인생의 강을 건너는 법을 알게된다."
이런 문구를 스폰지님이 나에게 넘겨 주었다.
8시쯤 북한강에 도착하니 기관차님과 스폰지님이 몸을 풀고 있다.
어제의 한잔 술에 지각을 한것 같다.
우리도 마찬가지이고...
어제 하루 쉬기는 했어도 일의 피곤함이 가시지 않은 상태다.
다들 음주 마라톤이라 서서히들 달려 나간다.
오늘도 남정네 세명과 나...
처음 같이 하는 훈련이라 쨈은 어색하다.
기관차님이 앞으로 치고 나가시고 울 3명은 턴하는 지점까지 달리고 달리고....
일찍 출발하신 천리마님 산성님을 만나고 ... 힘을 불어 넣어주며 얼갈려 달려간다.
반환지점에서 잠시 머물고 있는데 일행은 앞서가고 나는 미적미적 거리다 자전거 타는 아저씨에게
물을 한모금 동냥하고...
아저씨는 나를 몇번 보았단다.
나는 첨 인데..
여자가 힘드는 데 왜 해요? 하신다.
저도 몰라요..
혼자서 뛰시는 것 같은데... 아니요 짝지님과 같이 하는데 기량이 맞지 않아서 훈련을 따로 합니다.
좋습니다...건강하시고... 바이바이 또 뵙죠~~~
모두다 앞서 갔다.
나 혼자만이 달린다.
편안하게 달린다.
30키로를 뛰시는 천리마님을 다시 만나고.....
내 속도가 늦기 때문에 분명 천리마님이 나를 추월 할긴데...
오늘은 꼬이지 말아야 하는데.
골인 지점 10미터 전에 갑자기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아니 ~~~'
걸음아 날 살려라 하며 끝까정 달렸지만 역부족이다.
온몸에 흐르는 땀을 식히고 갈비탕에 된장찌게에 아침겸 점심을 했다.
두어시간 지난 뒤 ...
스폰지님 영일만님 기관차님이 술~~~~~~~~~하고 나타나네...
술에 서로들 힘들어 하는 것 같다.
훈련뒤 술은 별로 도움이 안될긴데...
괜찮은가요들???
6월 26일 ... 7km (282km)
오늘도 일찍 나가서 뛰어 보자고 어제밤 약속 했지만 그것이 생각 처럼 되지 않는다.
미적 미적 ... 5키로..10키로... 우왕 좌왕...아직도 초보임을 느끼게 한다.
뒤척이다.. 책을 읽다.. 잠이 들다가 깨다가...
11시가 넘은 시간에 집을 나선다.
내일이 놀토라서 강가에 차들이 북적인다.
짝지님은 5키로 몸 풀고 5키로를 전력질주 한단다. 대단혀요~~~
나는 몸이 가는 되로 뛰기로 하고 출발 하는데 몸이 많이 무겁다.
이렇게 무거운 몸을 이끌고 얼마나 뛸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어느 정도 뛰다 보면 몸이 풀리것지...
약간씩 몸이 풀리면서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 할 수 있는 것 같다.
짝지님이 10키로 뛰는 동안 나는 7키로를 뛰기로 맘 먹고 징검다리 전 까지만 갔다가
반환하여 돌아 온다.
짝지님은 더워서 힘들다며 손을 흔들고 ... 엇갈리는 길에서 힘~~~
내가 먼저 도착하여 느티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깔고 한가롭게 신문을 읽으며 기다린다.
짝지님은 5키로 21분 36초에 뛰었다며... 날씨가 더워서 더이상은 못 할 것 같단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헥헥~~~~
이더운 날에 이것이 뭔일이여~~~
그래도 남들이 피하는 시간에 이렇게 열심히 달리는 우리가 뿌듯 하다.
내일은 아이들과 트렌스 퍼머를 보러 가야지....
6월 25일 ... 25km (275km)
여느 날 보다 두어시간 빠른 시간에 집을 나선다.
일찍 일어나 뛰자니 졸리우고 늦은 시간에 뛰자니 뜨겁고 어느쪽을 선택해야 한는지??
아직 밤의 기운이 다 가시기 전 강변은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싸아 ~~ 하게 느껴지는 약한 바람만이 존재 하고 있는 듯한데...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질 이슬이라 했던가???
풀잎 위의 이슬이 반짝이다 햇살 받아 스러지고 있는 시간이다.
30도를 넘나드는 날 28키로를 뛰고 뻣고 나서 이틀이 지났다.
다시는 뛸 수 없을 것 같았는데... 이렇게 다시 뛰고 있다.
그때의 기억 저편으로 또다른 무언가가 나를 지탱하고 있음인지??
20키로 이상을 뛰자는 짝지님의 말에 적지 않게 부담은 되지만
일단 뛰기 시작한 뒤에 생각 하기로 한다.
나는 항상 미적거리고 결단을 내리지 못함이 있다.
부딪히며 상처를 입으며 점점 안정감을 찾아 가야 하지 않겠는가???
해가 옅은 구름에 가려서 좋다.
바람이 몸이 달구어 지기전에 불어주어 좋다.
점점 장거리에 익숙해 지는 것 같다.
20키로를 넘어 25키로를 그리 버겁지 아니하게 달릴 수 있었다.
젊은 커풀이 강변을 시끄럽게 한다.
여행을 온 듯한데 뭔가에 화가 난 듯한 젊은 여자가 일방적으로 소리를
지르며 웃통 벗은 남자에게 작별을 고하고 강아지와 함께 토라져 가는 모습이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강가에서의 이별~~~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저 젊은이는 오늘의 이런 헤어짐을 훗날 추억으로 기억 할 것이다.
젊음이란 그래서 좋은 것 같다.
꿈과 현실이 뒤섞여 한 올의 심오한 진실로 거듭나기를 소원하는 시기가 젊은 날이 아니겠는가.
심장박동처럼 울리는 발소리...
설레이는 기다림...
긴 터널의 끝을 향하여 가고 있다
6월 23일... 6km (250km)
조용한 산행이 그리워진다.
숲이 우거진 곳에서 나를 위로하고 싶고 한가닥 매달려 있는
열정을 놓치지 않으려한다.
숲속으로 향한다.
커다란 나무가 어린 숲을 보호하고 그 숲이 보이지 않는 생명들을
보호하고 있다.
님의 품으로 가는 걸음이 가볍다.
나리꽃이 이쯤엔 활짝 피어있을 터인데...
왜이리도 설레이는지...
맴맴..매미소리가 요란하다.
주황색 나리꽃...
제몸을 뒤로 젖히고 , 어떤 숨김도 없이 한 계절 피었다 지지만
그 정열을 나는 동경한다..
화들짝 놀라 나리꽃을 보며 웃는다.
몸에 열정을 가득히 품고서 날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나 또한 가슴에 열정을 품고서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표현하지 않아도 숨결로 향기로 느껴지는 사랑..
우린 날카로운 포웅을 한다.
내 모든 것을 내어 주고 싶다.
바람 결에 쉼 없이 움직이는 무수한 잎새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멈추어 오름길을 돌아 보지만 길은 숲으로 덮여서 보이지 않는다.
님의 품은 풍요롭고 한가하고 아늑하고 지나간 흔적들을 기억하게 한다.
소소한 즐거움을 주는 님의 품에서 찰나의 시간 보다 영원을 꿈꿔본다.
오래된 사랑 ...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하는 곳...
사랑이 오래되어 열정이 바닥에 가라앉으면 우아해 지는 것 같다.
산 정상
소나무 그늘 아래서 양말을 벗고,
산바람에 발을 담구어본다.
계곡 물에 발을 담구는 것 처럼 쏴아 ~~ 하다.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던데..
빈 손으로 가야 한다는데 ...
저 자연으로...
6월 22일 ... 28km (244km)
7키로를 두번 왕복 하기로 했다.
일찍 나서야 했는데 .. 오늘도 어김 없이 생각 보다 두어시간 늦게
강가에 도착하니 햇살은 따갑고 오늘 뛰어야 할 일이 갑갑하다.
힘에 버거운듯 한데...짝지님은 그리해야 실력이 팍팍 상승한다며...
바람도 살랑거리고 가끔 해도 구름사이로 들어가고 달릴 만 하다.
14키로를 그래도 잘 달렸다... 6분 페이스 안에 달렸다.
이제 두번째가 문제다.
계속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뜨거움에 이미 지쳐 있는 것이다.
7키로를 다시 달리다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이 뜨거움에 이리 뛰어야 하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아 ~~~
이렇게 힘이 들 수가???
운동화 속은 후끈 거리고 달구어진 몸은 이제 그만 그만...신호를 보낸다.
걸어야 하겠다는 생각에 중간 약수터를 발견하여 물을 먹으려 했지만
실패하고...
기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신기하게도 다리는 움직여 준다.
이런 극한 상황에서도 하얀 꽃이 눈에 들어 오는 것을 보면 아직 괜찮은 것인가.
군데군데 하얀 꽃이 스리도록 예쁘다.
28키로를 드뎌 다 달렸다.
오늘은 더 뛰지 않아도 된다.
아무말 하지 못하고 돗자리 깔고 벌러덩 하늘을 보며 누워 버렸다.
그야말고 뻣었다....
30도가 넘는 날씨에 12시 30분까지 달렸다 오늘도 난!!!
6월 21일.... 15km (216km) 일요훈련
일요 달리기 훈련이 있는 날이다.
여지 없이 오늘도 음주로 달려야 할 것같다...짝지님
햇살이 습기를 잔득 머금고 내리쬔다.
깔끔한 공기와 선명한 거리... 그러나 아직 산등성이엔 묵직한 구름이
솜사탕 처럼 걸려 있다.
숲은 보석을 쏟아 놓은 듯 이슬로 반짝이고, 그 반짝임에 가슴은 아리듯 저리다.
금방이라도 스러질 위태로움을 간직한채...님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 하다.
님과 손 잡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양 , 눈이 부시다.
나... 고통과 희열을 맛보는 사이에 그들은 님과 흔적도 남기지 아니하고 떠나 버릴터.
순간의 열정으로 태어나 그리운 님을 만나 떠나는 보석같은 풀잎위의 이슬...참으로 투명하다.
3대의 차가 서 있는 것을 보니 오늘은 제법 형태가 갖추어진 훈련이 될것 같다.
천리마님은 확실하고 ..과연 누가 나왔을꼬 ? 기관차님은 확실 한것 같고....
15키로를 목적으로 달려 나간다.
나 지금 가려린 모습으로 출발하지만 15키로 레이스 안에서의 무수한 고독과 힘겨움을
견뎌야만이 여기에 다시 올 수 있는 것이다.
군데군데 물웅덩이를 피해가고 천리마님표 징검다리를 건넌다.
건너다 균형을 잡지 못하고 옆으로 빠지고 만다.
운동화에 물이 첨벙거리고 ....
역전의 용사처럼 물위를 날아간다.
음주의 영향이 있는지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짝지님....
헉헉 거리는 오름길을 오른다
3명의 건각들이 등장한다.
기관차님 닭사장님 천리마님...
보기좋고 당당하게 웃으면 달려 오는 님들을 보니 힘이 마구마구 피어오른다.
나도 모르게 스피드가 생기고 기분이 업 된다.
절대 고독 속에서 흐르적 거리던 영혼이 님들을 보니 깨어난다.
절대 고독을 넘어 절대 희열로 넘어간다.
다시금 물을 건너고 청평대교밑을 지나서 7.5키로 지점이다.
물을 먹어야 할테인데....짝지님~~~물좀 얻어와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물을 얻어 먹고 떠나온 곳으로 다시 간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달려가지만 몸은 이미 달구어질대로 달구어져 불덩어리이고
발끝에서 열이 발생하여 머리끝으로 열이 발사 되는 것 같다.
이미 이슬은 사라지고 숲이 뜨겁다.
보아주는 이 없어도 열심히 피어 있는 꽃들도 이미 뜨겁다.
내 마음도 뜨겁다.
온통 뜨겁다.
마지막 2키로를 남겨 놓은 곳에 갑자기 건각 3분이 런닝팬츠만 입고 두런두런 하고 있다.
아니 이곳에서 멱을 감으시네 ...넘 더워서 ...속으로 ..저는 달려 갈터이니 멱 잘 감으셔요 하는데..
내 양옆으로 두분이 뒤에 한분이 ... 갑자기 달리기 시작한다.
덩달아 속도가 높아진다.
아니 이거 딱 ~~ 걸린 거네...
윗통 벗은 남정네와 의싸으싸 하면서 뛰고 있다.
내가 힘들어 하니까
군가에 뽕짝에...
"사나이로 태어나서...아자아ㅉ~~~"
괴성도 질러보고 .... 옆에서 조이고 뒤에서 사정없이 미는 바람에 숨은 이미 내몸 밖에서 쉬고 있다.
학의 전법에 삼각구형을 형성하며 달리고 있으니 뜨거운 동지애가 발동한다.
으싸으싸~~~으랏 차차~~~아자자자~~~
핫... 둘 ...핫...둘 !!
딱 멈추고 싶은 순간순간을 견디고 목적지에 도착한다.
피하고 싶은 순간..결코 피할 수 없는 상황...피하고 싶지 안은 순간... 이런 이중적인 마음으로
마무리한다.
어린시절 그때 처럼 멱을 감고 있는 달림이들을 바라보며
그대들이 있어 행복하나이다...
6월 20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니 쉬어도 맘이 편하다.
팽계거리가 있으니까...
휴식도 훈련이라는데....
병이야 !!!
중독이야 !!!
우리의 몸이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하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 술이나 마약 따위를 지나치게 복용한 결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또는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중독이란 사전상의 의미.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여기에 해당하는 것 같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황 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 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 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 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 너일 것이 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네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네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달리는 차들 빗물 가르며 지나는 소리가 요란한
한나절 기다림의 시에 마음을 빼앗긴다.
6월 19일 ... 20km (201 km)
연일 장거리에 매달리고 있다.
쉽지 않은 장거리주를 연일 하는 것이 무모한것 같은데 고집을 피운다.
일단은 뛰어 보고서 몸이 따라주면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너무 길게 뛰는 것은 무리 인 듯 하다.
시작해 보니 상태는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고 햇볕도 따갑지 않아서 무난히 20키로를 뛸수 있지 않을까?
7키로를 약간 저속으로 달리고 청평대교 아래 부분 6키로는 힘겹다.
이젠 7키로를 달려 가야 원점으로 가는 것인데...
점점 몸은 말을 듣지 않는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천근 같고 더이상 발 걸음을 옮길 기운이 자꾸 떨어진다.
실로 힘들다는 말 이외에는 더 이상의 표현이 없는 것이다.
간혹 나타나는 오름길에선 딱 ~~멈추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허나..
달리기는 얼마 하지 않았지만 아직 달리다 걸어 본 적은 없다.
나와의 약속이다 .
핏 속마져 살 속마져 힘에 겹다고 들고 일어난다.
그러나 어쩌냐 원점으로 돌아는 가야지~~~
모진 풍파를 격고 20키로를 완성 했을때의 성취감 보다는 왜이리 버거운가 ?
무리한 훈련에 몸이 지친것이다.
그렇다 ..
내 몸이 감당하기에는 무리였던 것이다.
끝간데 없이 지쳐버린 몸을 이끌고 다시 일터로 나가야 하기때문에 한숨 잠을 청해 보나 헛수고다
오늘밤 비가 내린다고 한다.
내일은 세상 가장 편한 상태로 쉬어야 하겠다.
내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는 하루였다.
6월 18일 ... 16 km (181km )
어제의 곤함이 가시기도 전에 아침이 밝아 왔다.
쌍둥이의 부산함에 엄마인 나도 부산하다.
아이들을 보내고 짝지님과 ~~~
곁에 두고 싶으나 둘 수 없는 사람이 있고
쫓아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해서 쫓아 낼수 없는 사람이 있다 한다.
이러한 사람을 가슴에 안고 있는 사람은 삶이 풍요로울 것이다.
아무런 느낌 없이 그져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것 보다는 치열하면서도
애잔한 그리움과 열정이 가득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
비록 상처 받고 상처를 줄 망정...
나는 타인에게 어떤 존재 인가 ?
한 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본다.
어제 달렸던 20키로가 오늘 달리기에 부담을 준다.
최대한 천천히 지속주로 달려야 할 것 같다.
어제 보았던 코스모스 몇 송이가 똘망 똘망 해졌네...
첫정이 깊다고 했던가.
마냥 코스모스에 마음을 준다... 첫정인양.
켠디션이 살아 난다.
짝지님은 20키로 뛴다 하는데 나는 무리다.
힘겨움의 연속에서도 찌릿찌릿하게 밀려 오는 희열때문에 달리는 것인가?
긴 외로움과 힘겨움 속에서 자신과 대화 할 수 있는 것이 마라톤의 매력 아니겠는가.?
한번쯤 오실때가 되었는데 ...
기관차님..영일만님..스폰지님..닭사장님...손을 높이 들어 하이 파이프 흉내를 내며 반긴다.
찐하게 반갑네....
정말 찌~~~인하게 반가 왔다.
열심히 연습하고... 우리가 궁금하여 온 모양이다.
두런 두런 ... 한 잔 두 잔 잔을 기울이고... 모락 모락 피어 나는 담배 연기 사이로
정은 더욱 깊어가고 써브 -3를 향하여 거침 없이 달려 가고 있는 듯 하다.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이런 좋은 님들이 찾아와 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반가반가 했던 님들이여 ... 좋은 자리 좋은 인연으로 무작정 사랑하며 위로하며 살아갑시다.
마라톤이라는 웅장한 테두리 안에서 어깨동무하며 .....
6월17일 ... 20km ( 165km)
고속도로 마라톤 대회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장거리를 뛰어 봐야 하는데 뛰다보면 힘들다고 힘들다고 그만 뛰자고 해서 무산 되고 만다.
오늘은 어제 음주에도 짝지님은 열의가 대단하다.
20키로를 달리자고 나를 꼬드긴다.
날씨도 간간히 마치 망가진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 처럼 비가 내리고 있다.
해도 나지 않았으니 이참에 장거리 연습에 들어가야 한다고 나를 끌어들인다.
어찌 되었든지 따가운 햇볕이 없으니 한결 수월하다.
가을에 피어야될 코스모스가 성질 급한 놈은 벌써 얼굴을 내밀고 봐달라 아우성이다.
잠시 시선을 집중해 주고 희뿌연 안개가 산등성이에 가득하고 물결은 거칠다.
간간히 들려 오는 희열에 찬 비명소리 ..... 밀려 오는 비릿한 물내음이 귀와 코를 자극한다.
청평까지 7키로를 뛰고 물을 구해서 먹고...
짝지님 왈 ...
7키로를 다시가고 6키로를 뛰면 20키로가 된다고 ... 앞서 달려가고 나는 물을 적당한 곳에 두고서
내일 와서 먹어야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7키로를 빽하고 다시 뛰려고 하면 포기 할 확률이 있는 것 같다.
아직 내공이 부족해서 인지 의지가 약해서 인지...잠시 잔머리를 굴려본다.
청평대교 밑이 뛰기가 좋으니까 나는 여기서 3키로를 왕복하면 될것 같다.
이런 내 생각을 전하기에는 짝지님은 너무 멀리 앞서있고 나는 내 생각대로 해얄것 같고...
내 생각 대로 그렇게 뛰고서 비포장 도로를 달려 오는데 짝지님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뭐 했냐며
난리다.
뭐하긴 뭐해...열심히 뛰었지... 걱정 하셨구면...아이구 ~~~ 누가 날 ~~~~
사고가 난 줄 알고 .... 간이 화장실에 있는 거 아냐 하고... 천리마님이 만들어 놓으신 징검다리에서 넘어진 거 아냐 하고..
마눌 없어 졌다고 엄청 걱정 했나보네~~~~ 그져 웃으며 열심히 뛰었지롱 !!!!
마눌의 어이 없는 행동에 한 숨 지으며 저 멀리 앞서 달려 간다.
연분홍색과 빨간색 접시 꽃이 싱겁게 큰 줄기에 메달려 있다.
얄미롭게 예쁜 패랭이 꽃
촛대 처럼 위로 향하여 손 벌리고 있는 망촛대 꽃
건드리면 노란 물이 팅겨 나올 것 같은 노랑 애기 똥풀 꽃
하얀 꽃 반지 만들면 좋을 토끼풀 꽃
......
알록달록 코스모스가 강변의 주인공이 될것 같다...머지 않아서.
모자라는 내공을 채워야 할터인데...
매일 20키로를 뛰자는 짝지님 ...마음은, 아니,욕심은 그렇지요 .
꾸리꾸리 한 날씨에 20키로를 무사히 ...오늘도 힘겨움 속에서 행복을 찾으려 했다.
강건너 저편에 호명산 고동산 뾰루봉 화야산이 아무런 말 없이 있다.
그곳이 그리워진다.
6월 16일 ... 7km 산행과 5km 달리기 (145km)
마라톤에 입문 하기 전에는 천마산을 날이면 날마다 문턱이 달토록 다녔다.
하루라도 가지 않으면 무슨 큰 일 나는 것처럼 아니면 죄지은 것 처럼 생각이
들어서 그리 하기를 10년 가까이 했었는데...
이젠 달리는 것이 그렇게 되어 버렸다.
하루라도 달리지 않으면 뭔일이 날 것 같은 생각에, 또는 대회에서 완주를 못
할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 잡히곤 한다.
이런 생각을 지우고 편안하게 해야 할텐데...
일주일에 한번은 산행을 하기로 하고...
오늘은 검단산에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약간은 흐린날.. 비가 올 것도 같은데...어라 ~~~ 한두방울 비가 내린다.
이런 ...그래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번 출발하면 빽은 없다 , 내 사전엔...
다행히 지나가는 비였는지 비는 오지 않는다.
우중 산행도 나름대로 재미 있고 추억이 되어 주는 데...
도심지에 자리한 산은 잘 다니지 않았는데 ...도심지에 있는 검단산으로 향한다.
검단산은 도심지에 있어서 사람들이 많은 산이다.
너그러움을 주는 산으로 향하는 몸이 가볍고 기분도 상쾌 하다.
사랑하는 애인을 오랫만에 만나는 즐거움의 충만이 과연 이쯤 될 것인가?
산엘 오르면서 나는 누구에게도 얻어낼 수 없는 기쁨을 얻게 된다.
서서히 흙의 내음을 내것으로 만들며 전쟁과 같은 삶을 잠시 잊기로 하고 나의 님이신 산으로 스며 들어간다.
슬금슬금 표시 나지 않게 고도를 높이고 어느덧 그 오름에 익숙해져 간다.
심장의 박동 소리도 내 걸음 걸이와 적당히 타협이 되어가고 심한 오름 뒤에 좋은 경치를 보여준다.
저 먼곳에 시선을 오래 머물며 나는 생각한다.
그져 스쳐가는 단순한 감탄이 아닌 그 무언가를 가슴에 담고 싶고, 바람이고 싶고, 구름이고 싶고,
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가슴에 남는 한점 그리움이고 싶어진다.
저 아래 도심속 온 갖 소음이 하나의 울림으로 웅웅 거리며 뒤를 따라온다.
그래도 ...
푸르른 녹음이 미끌미끌 출렁이고 있는 님의 품에서 나는 오늘도 행복해 한다.
산행을 마치고 ...
다시금 강가로 가서 뛰어보고 싶은 욕망이 솟구친다.
미친거 아니야...짝지님 왈
고집을 피우고 강가로 향하는 내가 웃읍기도 하고...
마음은 가볍게 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역시나 다리가 무겁고 힘들다.
5키로를 달리고 난 다음 뒤를 돌아다본다.
오늘 나에게 준 무형의 선물을 양손에 가득히 채우고 걸음을 재촉한다... 나의 생활 속으로...
첫댓글 환자여...
....그러게요 ^^
행복은 스스로 만드는 것.....그러나 행복은 만들지 못하더라도 행복한 사람 곁에 있으면 행복해 지는 것~~ 이런 것을 빈대작전이라고 하나요. ㅋㅋ 무사이님 덕에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지는 것 같습니다. 무사이님 힘
이렇게 달리다 보면 몸이 자연스레 업그레드가 됩니다. 그 고통을 이겨내면 그 수준의 고통은 내성이 생겨서 다음에 달릴 때는 충분히 이겨내는 힘을 길러내는 것 같습니다. 힘듬을 이겨낼 수 없다면 마라토너가 아니지요... 무사이님 힘
진정한 마라토너를 오랫만에 만난것 같습니다. 무사이님 정도는 달려야 마라토너라고 할 수 있는 거 아닌감요 ^^ 이 뙤약볕에 28km 라니~~정말 대단합니다. 예전의 아우토반을 보는 것 같습니다. 무사이님 힘
모두 환자인가봐요......나 ...또한 환자지만..... 어제....오늘 아침까지.. 오늘을(6월 25일) 회상하며 열심히 훈련했어요 지금 피곤해요..... 그러나 또 달려야해요....애고 나 또한 환자내요!!!! 천클 화이팅...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