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을 지나면 큰 시내가 없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시내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돈까스를 먹고 걷는다~
게으른 우리는 벌써 걷는 일보다는 늦잠자는 일에 빠른속도로 적응해서
밥먹으니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계를 보며 걷기를 시작한당~
오늘의 목표는 정동진~!!
그 이름도 유명한 정동진을 가려니 가슴이 설렌당~!!
중간지점인 안인진을 향해 가는데 정말 딥땅 큰 전투기가 머리위로
쓩쓩 날라다닌당~ 두대가 커플로 다니는데 옆에서 보면 사마귀같이
무섭게 생겼고 아래서 보면 꽃게 or 거북이 배바닥같이 생겼당~
알아서 상상하시라!!!
오늘 걷는 길에서는 유난히 많은 사람을 본당^^
다 세어보니 무려 14명!! 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내들이 11명이었고 걷는 사내 2명 그리고 함께 사진찍은 김희순언니까지해서 14명이당!
김희순언니는 155도 안되뵈는 작은 키에 작은 체구로 25일째 도보여행중이란당~!! 그 자그마한 발로 혼자서 매일 10시간씩 걸었다니..
영주의 입은 놀라움으로 벌어지고 나의 눈은 부러움과 경외감으로 동그래진당..
부여에 산다는 22살 희순언니는 방학하자마자 땅끝마을에서 걷기시작해 앞으로 4일정도 더 걸어 통일전망대까지 갈거란당~~
역시나 그녀도 한비야추종자!! 이 땅에 도보여행의 바람을 불러 일으킨
비야언니를 이곳에서도 느낀당~~ 더 진해진 친밀감으로 다정하게 사진을 꾹 박고 홧팅을 외치며 헤어진다!! 언니는 오늘쯤 도착했겠당!!홧팅 언니!!언니 사진보내줄게여^^v
안인진가는길에 '뙽마을'이란 이상한 이름을 가진 마을이 있다
잔디가 많아 잔디란 뜻의 '떼'와 '밭'을 합쳐서 뙽 이라는 정말 평생 한번 쓸까말까한 단어가 탄생했단다~어쨌든 예쁜 이름이당!!^^*
중간에 안인진해수욕장에서 쉰당~ 우리 가는 길은 정말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길이라 왼쪽으로 끝없이 바다다~ 그대를 안인진낚시터라 칭하노라~!!
해수욕하는 사람은 없고 온통 뜨거운 태양아래 웃통 벗은 아저씨들이 방파제 위에서 낚시를 하구 있었당~
정동진 가는길에 발톱까지 선명한 곰발바닥이 이어진다~~ '미*곰!!여기 뭐하로 내렸왔나~~!'하며 또 씩씩하게 걸어 정동진 도착!!
삐끼하는 아줌마가 4만원을 부른당~~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아줌마 근성으로 무조건 2만원을 부르니~
아줌마들 '저런 아가씨들은 절대로 비싸게 안 잔다'며 다 가버리시고
한 분만 2만 5천원에 자라 하신다~
우리는 경포대에서도 주말에 2만원에 잤다고 왕왕 뻥을 치며 2만원에서 더이상 물러 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고 결국 세탁기도 있는 진짜 깨끗하고 좋은 파크급에서 머물수 있었당!! ^ㅇ^v
숙소에 대해서 말하자면~우선 우리는 어디서든 2만원에 잔다는 원칙을 세웠당!!첨에는 안된다고 하지만 웬만한데서는 다 재워준다~
욕조도 있고 수건이랑 칫솔도 주는 파크에서도 2만원에 잤는데 진짜 허름한 동네의 목욕탕 겸 여관에서는 꼬장꼬장하게 생긴 아저씨가 4~5만원을 불러 열받은 적도 있당~!! 그럴땐 무조건 싸우고 그냥 그 집에서 나와버리라!! 원래 허름한 민박집이나 유명하지 않은데 갈 수록 주인들이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수가 있는데 깎다가 안되면 그냥 과감하게 더 좋은데 가서 2만원을 부르면 오히려 잘 되는 수가 많다!!
무조건 2명이서 2만원에 자길 권유한다!!(허나 성수기에 경포대나 정동진같은 데 가서 2만원을 부르다가는 노숙해야할지도 모르니 조심!!)
정동진에도 사람들이 붐비는 성수기를 피해 미리 여행온 연인들이 넘쳐났당~모래무덤 쌓기 놀이, 물 튀기기 놀이, 파도 따라 들어갔다 먼저 뛰어 나오기 놀이 등 등 연인들이 할 수 있는 눈꼬신 짓(!?)은 다하고 있었당~
사진찍어 달래서 하나 둘 셋 했더니 둘이 착 안겨가지고~~ 에고에고
눈꼬신 광경임에는 틀림없지만~~남자랑 여자가 너무 잘 어울리고 넘 착해보이고 예쁜 커플이라 기분나쁘지는 않았당^^*
너므너므 잼있는 옥탑방 고양이를 보고 실화극장 죄와 벌까지 본 담에
잠이 든당~~
7.15.화 (정동진 →망상해수욕장)
정동진에서 일출을 보자고 굳게 다짐했으나... 시작한지 사흘만에 굳어진
우리의 늦잠자는 버릇때문에 뭐 그냥..굳이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 그냥 몸이 하라는 대로 내버려뒀당!! 이제 슬슬 배낭무게에는 적응을 해서(나름대로 요령도 생김! 허리를 펴고 걸으며, 배낭을 너무 쳐지지 않게 허리벨트와 배낭끈을 조절해 배낭을 등에 밀착시키는 게 좋은 것 같음^^*) 괜찮은데 발이랑 발목이 넘넘 아프당~
8시에 wake up했으나 '아주 특별한 아침'부터 내가 넘 좋아하는 아침드라마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까지 스트레이트로 봐주고 10시 30분쯤에야 get up했당!!
뭐 피곤했으니까..^^; 좋은 아침에 나온 세명의 의사들이 다들 비타민제를 다량으로 복용하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은 영주와 나는 숙소를 나오자마자 자두가 광고하는 바이탈 씨랑 짝퉁 레모나를 한뭉치 사갖고 즐겁게 먹었당~~기미.주근깨도 완화한다고 써있고 원래 운동하기 전에도 활성산소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타민을 먹을 것을 권장하니 비타민은 우리같이 도보여행 하는 사람들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기 보다는
그냥 맛으로 먹는거다 음훼훼훼 새콤달콤한 것이 정말 맛있고나야~~ㅋㅋ
오늘은 정말 강추 초강추 베스트 도보코스이다!!
이름하야 [애린&영주의 도보 베스트코스 추천]이 돌아왔습니다! 짝짝짝!!
정동진에서 조그마난 산을 1시간 정도 오르내리면 '신곡-금산'길이있는데
(이 곳을 자연보호구역인지 뭔지로 지정하려고 해서 요 마을 사람들이 반대하는 플랭카드가 막 걸려있었당~) 그 중에 일부를 '헌화로'라고 이름붙여서 걸을 수 있도로 보도를 만들어 놨는데
붉은 바위 끝에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라는 고등학교 때 배운 헌화가에서 모티브를 따서 지었는데 뭐 꽃이랑은
딱히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꽃만큼이나 아름다운 길임에는 틀림없다 아~~~강추요!!
자동차 CF를 찍을 것 같은 바다 바로 옆을 지나는 구불구불한 도로!!
정말 바다랑 최고로 가깝당~ 우리가 Crazy Wave라 명명한 파도가 막 넘실대면서 철로 만든 가드레일같은 거를 다 부셔놓고 그걸로 모잘라
찻길까지 파도를 뿌려대서 나는 어디 한번 해보시지 하고 걷다가 미친파도에 온몸을 적셨다~차들도 많이 안다니고 왼쪽에는 끝없는 바다 오른쪽에는 절벽같은 산이 끝없이 이어지고 바람도 시원해 정말 좋당!! 이 길을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자동차 광고 같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당!
과일이 먹고 싶어 길가에 파는 양배추를 수박으로 보는 사태에 이를 즈음 나의 죽마고우 쏭씨에게 전화가 왔다~ 핸펀을 정지시키고 온터라 이렇게 일방적으로 전화를 기다리는 처지에 놓인 터라 나는 단음핸펀벨에 정말 죽어라 반가워라한다~~
군인들이 왜 그렇게 편지쓰라고 하는지..방학동안 고작 한달 훈련 들어가면서 편지쓰라고 목 조르는 ROTC들의 맘을 백번 천번 이해하고 있당^^*
눈물나게 반갑고 힘이 마구마구 난당~!!
사이클 복장을 완전 갖추신 분들이 우리 옆을 지나가고 좀 있다가 쉬고 계신 그 분들과 마주친당~! 우리가 20일 정도로 해운대까지 간다고 했더니 슈퍼우먼들이라고 하시면서 정작 그 분들은 서울에서 어제 출발했는데 내일까지 해운대로 가실거란다~ 기겁하지 않을 수 없다~까마득한 해운대가 자전거로는 내일 갈수 있는 곳이구나..새삼 놀란다
망상해수욕장 아싸~!! 아직까지는...^^;;그래도 아직까지는 바다가 좋다
망상 또한 그 이름 유명한 곳! 디스코(일부에선 탬버린이라고도 함)도 있고 범퍼카도 있다!
사람이 꽤 많다~ 중,고딩이 많은거 보니 벌써 방학했나부다~망상해수욕장은 바다고 뭐고 정말 후진 민박집밖에 생각이 안난다~~
삐끼를 따라 간 것이 잘못이었다~여기 가까운데 좋은 민박집이라기에 2만원에 깎고 따라 간것이 10분을 데꾸 가더니 다 쓰러지는 방에 저녁시간 나의 유일한 낙인 옥탑방 고양이도 못 보게 티비도 없구 곰팡이 난 이불이 있는 방으로 우리를 안내했다~~부르르르~~
스무살짜리 남자얘가 귀엽게 사투리 써가매 태백에서 돈 벌러 여기온지 한달 됐다며 한 번만 봐달래서 우리 두 누님들이 그냥 사악 돈을 내주었는데~~ 웁스웁스!!정말!! 그 밤은 길고도 슬펐다
왕왕 큰 모기를 10개이상 잡고 녹색 모기향을 3개나 켜고 모기와 같이 질식되어 갔다~ 거기다 정말 손바닥만한 나방이 형광등에서 우리를 노려보는데~~ㅠㅠ 그건 그렇다 쳐도 이 방 10개가 넘는 큰 민박집에 주인도 없고 묵는 사람도 우리 연약한;; 여자 둘뿐이라는 건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당~
그 날라리 중딩같은 차림을 하고 있던 삐끼는 돈을 받자마자 조폭같은 선배삐끼들에게로 가 버렸고 우리는 꿔다논 보릿자루마냥!? 맡겨논 짐짝마냥 비유가 맞나?! 암튼 그렇게 그 집안에 덩그라니 버려졌다아~~~흑흑
그 넘들이 미웠지만 연약한 우리 둘은 무서븐 오빠들이 들이닥칠지두 모르구 해서~~ 너므너므 무서워서 ^^;; 안자구 마루에 나와서 그 삐끼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왜 그들을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ㅋㅋㅋㅋ
그냥 그들도 여기서 잔다기에 늦게 오는 남편 기다리 듯 비유가 맞나?!
그 조폭같은 형님삐끼들과 중딩같은 삐끼동상을 기다리다가 남편 기다리다가 쇼파에서 잠든 아내처럼 처량맞게 모기향 자욱한 방에서 스르르 잠들었다~
둘이만 지냈더니 북적한게 그립긴 한가부다~그 삐끼들이 들어오면 왁자지껄 떠들어 보려는 마음이 우리를 그렇게 만든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두 그 이상하고 괴기스런 민박집을 준 그 미운 넘들을 늦게까지 안 자고 기다린 것은 미스테리하다~~
첫댓글 옥탑방고양이가 재미 있기는 재미 있나보네요~ 저의 생각에 자연을 더 많이 느끼셨으면 좋으셨을 것을... 암튼 즐거운 여행이셨기를...
후후후~~~~~ 삐끼는 여전히 존재한다....!!!!! 다음에 이어질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기대된다......짠
ㅋㅋㅋ 진짜 재밌게 잘 쓰시네요~ 즐거운 여행하세요~^^
ㅎㅎㅎㅎㅎ재밌어요.. 근데 망상해수욕장이 뭘루 유명하죠? (뒷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