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타나 나누기
우리 교회 꽃밭은 원래 시멘트 블록으로 쌓은 담장이 있던 곳인데교회를 이전한 뒤
이웃과 소통하는 교회가 되고 싶어 담장을 허물고흙을 채워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꽃모종을 얻어 오기도 하고 사다 심어서 봄부터 가을까지 꽃이
피는 교회가 되었고운동하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통해 꽃이 아름다운 교회로
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꽃이 좋아서 일부러 사진 찍으러 왔다는 사람도 있고, 간혹 자기는교회 다니지는
않아도 교회 앞에 와서 꽃을 보면 힐링이 된다고 하며고마워하는 분을 만나게
되면 뙤약볕 아래 꽃밭을 가꾸느라고 땀 흘린 보람도 느꼈습니다.
그중에 여름내 피는 ‘란타나’라는 꽃이 있습니다. 이 꽃은 잎에도 허브 향기가 나고
한 송이에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지고 피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취약점은 열대식물이라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집 안에
들여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날씨가 쌀쌀해지면 꽃밭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고 있는
란타나를 언제쯤 가지를 자르고 화분에 담아 옮겨야 할까 고민을 하게 되는데 꽃을
좀 더 보겠다고 하다가 시기를 놓쳐 죽인 때도 몇 번이나 있습니다.
하루는 아내가 란타나 가지를 그냥 버리기 아까우니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하기에 의견일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꽃가지를
잘라 삽목을 하기 좋도록 만들어서 물병에 담아 길가 들마루에 내놓고, 마음대로
가져가도 된다고 스마트폰의 ‘당근’이라는 엡에 공지를 올렸더니 인터넷의 위력이
대단해서열흘 정도 기간에 수십 명이 키워보겠다고 가지고 갔습니다.
꽃을 가지러 온 사람을 만날 때는 심고 키우는 방법을 설명해 드리고 준비된 꽃을
다 가져가면 다시 꽃가지를 다듬어 채워놓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데 적은 것이라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코로나로 인해 찾아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 일을 통해 예안교회를알리게 된 것도 보람된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천사의 나팔’이나 ‘무스카리’ 등 생명력이 강하고 번식이 잘
되는 꽃들을 나누려고 하는데 많은 분들이 꽃뿐만 아니라 구원의 복음과 예수님의
사랑도 듬뿍 담아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