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는 메세지를 던지는 최재천 생태학자는 통일이 되더라도 DMZ를 생태공원으로 보존하기 위해 고가도로,철도를 설치해야 된다고 주장한다. 그다지 넓지 않은 비무장지대를 남북을 잇기 위해 몇 개의 도로와 철도를 놓는다면 생태는 결국 파괴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임을 알기 때문이다. 2012년 인간,환경,동물를 아우를 수 있도록 서울시에 동물보호과를 신설한 점을 언급하고 있으며 우리가 마시는 생수가 병 속에 갇힌 채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물을 선호하고 취수원과 청결함, 영양가, 안정성 문제를 꼼꼼히 따지지 않은 체 생수만 고집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다시 환기시키고 있다. '흐르지 않는 물은 죽은 물이다'
며칠 전 지인 가족과 함께 강릉시에 위치한 대관령 옛길 담정-대관령민속박물관 구간을 걸어 내려 온 적이 있다. 2시간 소요되는 거리였지만 걷는 내내 숲이 제공하는 그늘 때문에 불볕 더위였던 그 시간대에 나름 시원하게 내려 왔었다. 그리고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호사도 누렸다. 최재천 박사는 "자연휴양림은 피톤치드 같은 화학물질만 내뿜는 게 아니라 그 엄청난 구조적 다양함으로 우리의 뇌를 긍정적으로 자극한다"라고 자연생태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알려주고 있다.
원래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인 자작나무는 남한에는 자연 상태에 자라는 자작나무 숲이 없었는데 산림청에서 강원도 인제에 138헥타르에 달하는 자작나무 숲을 조림해 관광명소로 만들었다고 하니 한 번 쯤 다녀오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최재천 박사는 경계를 넘어 폭넓게 독서하는 생태학자로 유명하다. 그는 런던정치경제대학교 교수인 폴 돌런의 행복해 지는 한 방법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집의 모든 방에 책을 둔다. 인터넷 홈페이지 초기 화면을 서평 웹사이트로 설정한다. 친구와 도서전에 갈 약속을 잡는다. 책을 읽고 비평하는 그룹에 가입한다." 본인은 한 가지를 추가해서 '서점 관망하기'를 행복 만드는 비법으로 알려준다. 그의 통섭의 비밀은 독서임을 알게 된다.
대학생들에게 기획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우리 모두에게 범위를 넓혀 적용해 본다면 대학 교육에만 온전히 기대지 말고 여러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두루 기획하여 읽을 것을 주문한다. 독서 문화가 실종된 채 선진국이 된 나라는 본 적이 없다. 지도자란 우리를 보다 밝은 미래로 이끌어주는 사람이다. "리더는 책을 많이 읽고, 깊이 생각하여,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최재천 박사는 이야기한다.
생태학자이면서 생태계를 떠날 수 없는 인간을 연구하는 최재천 박사가 우리 사회 전반을 향해 조언하는 내용들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