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내 글에 와서 시비를 거는 개신교인들을 만난다.
야지도 놓고, 욕도 하고, 조롱도 하고, 심지어 윤석열 지지 글을 잔뜩 써놓고 가기도 한다.
프로필 사진을 보면 다들 참하게(?) 생겼는데 왜 이런 무례한 댓글을 다는 것인가 궁금해서 한번씩 그들의 계정에 들어가 볼 때가 있다.
대체 어떤 사람일까 싶어.
그러면 98%가 교회 다니는 청년들이다.
사진이 온통 교회 관련한 장면뿐이다.
성경 구절도 엄청나게 많이 포스팅해놨다.
왜 교회 다니는 청년들이 이토록 타인에 대해 무례하고 시건방질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그래서 좀 더 세심히 관찰해봤다.
그랬더니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찬양'을 엄청나게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페북마다 기독교 관련 음악으로 도배되어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자기 페북에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진과 가사로 채워넣고,
남의 페북에 가서는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저주의 말을 배설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열혈(?) 기독 청년들의 모습에서,
나는 현재 한국 개신교회의 슬픈 자화상을 발견하게 된다.
다름 아닌 '반지성주의'다.
간단한 멜로디를 반복하는 노래 문화에 푹 빠져,
냉철한 지성과 분별력을 잃어버린 무기력한, 나아가 반사회적인 종교로 전락한 개신교의 모습 말이다.
주지하듯 개신교 '예전'의 주요 요소 가운데는 분명 찬양(송)이 자리한다.
찬송은 곡조 있는 기도이자 신앙고백으로서
신자가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의 표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한국 교회 현장에서는,
단순한 멜로디와 문법이 맞지 않는 노랫 가사로 점철된 찬양을 (장시간) 반복하면서 신도들을 흥분시킨 후에는,
그 뜨거워진 가슴을 반 신학적이고 가짜 뉴스와 혼합된 수준 이하의 설교가 채운다.
이렇게 해서 소위 '무뇌아' 같은 반지성주의 신도들이 양산된다.
하지만 문제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교회에서 뜨거운 가슴과 멍청한 뇌가 혼합되어 탄생한 종교 테러리스트들이,
손에 총과 수류탄만 안 들었을뿐이지 가짜뉴스와 댓글로 온 사방을 휘젓고 다니며 '인격살인'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영적 전투'라고 확신한다.
오늘날 한국 개신교 안에 청년들이 얼마 안 남았음에도,
일부 남아 있는 청년들과 노년층이 이런 식으로 소비되고 이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반지성주의와 비겁함으로 채색된, 수준 이하의 목사들이 자리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인 지성적-도덕적 분별의 능력을 상실하고,
그저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멜로디에 취해 가슴만 뜨거워진,
그러면서도 가짜 뉴스를 신앙고백보다 더 중시하는,
그런 저질 종교가 과연 얼마나 더 생존할 수 있을까?
개신교인이라면 다들 가슴에 손을 얹고 진지하게 반성해야 할 일이다.
첫댓글 어려서부터 제대로 된 말씀을 배워야 하는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