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이후(작게) ‘울고 웃는’ 식당들
백반집 등 저가 식당, 붐비는 계산대 ‘즐거운 비명’
한우전문점 등 가격 내렸지만 손님 ‘뚝’ 울상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영란 법’ 실시 이후로 춘천 시내 저-고가 식당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격대가 높은 고급 음식점들은 규정된 가격을 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메뉴를 선보였지만 ‘김영란 효과’ 저지에는 역부족이었다. 요선동의 한 한우전문점은 등심을 27000원부터 판매하는 등 기존의 메뉴에서 법에 저촉되지 않게 값을 내렸다. 음식점 사장인 박모씨는 “식당 특성상 한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다보니 가격대가 3만원이 넘었었다”며 “법 시행 후 손님이 줄어 새로운 가격의 메뉴를 내놓았지만 그래도 손님 발길이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이와는 반대로 백반과 해장국 등 저렴한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들은 매출이 증가했다. 요선동 한 백반집 사장인 김모씨는 “식사 시간에 너무 바빠 주방 아주머니를 한 분 더 고용했는데도 정신이 없다”며 “힘들지만 매출이 올라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란 법 실시 이후로 춘천 시청앞 주변 식당가에서는 계산대 풍경도 달라졌다. 시청 공무원 김모씨는 “법 시행 후 각자내기가 습관이 됐다”며 “부서 특성상 단체로 식사를 하는 일이 많기에 한명이 계산하고 각자가 먹은 음식값을 현금으로 주거나 폰뱅킹을 이용해 계좌이체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음식점 주인인 김모씨는 “한창 바쁜 점심시간에 각자 계산하는 손님들이 많아진데다 이들이 모두 카드 계산을 할 경우 한사람당 4~5초씩 기다려야 한다”며 계산대 정체 현상을 설명했다. 이 식당은 카운터 직원을 한명 더 고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용 시민기자
(춘천시 요선동(왼쪽 위)과 석사동(왼쪽 아래) 식당에 붙은 가격대를 낮춘 ‘김영란법’ 메뉴판들이 등장했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요선동 한 백반집에서는 점심시간 밀어닥친 손님들로 설거지거리들이 넘쳐나고 있다. (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