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중에 ‘-아지’가 붙는 말들이 있다. ‘송아지, 강아지, 망아지’처럼 새끼나 작고 귀여운 것을 이야기하는 것들이 있다. 또 ‘꼬라지(꼴+아지), 싸가지(싹+아지), 따라지(딸+아지)’와 같은 말들도 있다.
이 ‘아지’는 고어에 ‘아기, 혹은 짐승의 어린 것’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 ‘아지’는 ‘앗․아ᇫ․앚․앛’ 등으로 쓰인 말로서 ‘작은 것[小]’을 뜻하는 말이다. ‘아시, 아ᅀᆞ’는 아우의 고어다. 아우는 작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작은설을 뜻하는 ‘아ᄎᆞᆫ설’, ‘아치설’ 작은 산을 뜻하는 ‘아차산’, 아침을 뜻하는 일본어 ‘아사’ 등도 다 그러한 예다. ‘아사’는 하루의 첫 부분으로 시작하는 ‘작은 것’이기 때문이다. 또 작은아버지를 뜻하는 ‘아제, 아지’ 등도 그러하다.
‘따라지’라는 말이 있다. 그리고 삼팔따라지라는 말도 쓴다.
이 말을, 동사 ‘따르다’에서 나온 ‘딸’에 ‘아지’가 붙어서 된 말이라고도 하고, 딸과 ‘아지’가 붙은 것으로 보고 남존여비 사상이 반영된 것이라고도 한다. 따라지는 항상 남을 따라 하고 남에게 의지해서 구차하게 살아가는 존재라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확장되면서 보잘것없는 존재들을 가리키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그런 데서 생긴 말이 아니다. ‘딸’이 ‘따라’가 줄어진 말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어법적으로 불가하다. 또 남존여비 사상이 담긴 ‘딸’에서 왔다는 것도 이상하다.
‘따라지’는 원래 ‘몸집이 작아 보잘것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사전에도 그렇게 적혀 있다. 이것이 노름판에 흘러 들어가 ‘한 끗’을 가리키는 말이 된 것이다. ‘한 끗’은 작기 때문이다.
이 따라지와 같은 말에 ‘딸보’라는 말이 있다. 딸보는 속이 좁고 너그럽지 못한 사람을 뜻한다. ‘딸딸이’는 자명종이나 전종에서 종을 때려 소리를 내는 작은 쇠 방울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딸딸이’는 작은 방울이다. 따라지는 바로 ‘작다’는 의미를 가진 ‘딸보, 딸딸이’에 보이는 ‘딸’에 ‘아지’가 붙어 이루어진 말이다.
1․4후퇴 때 38선을 넘어 남한으로 내려온 사람들은 자신을 스스로 ‘삼팔따라지’라고 불렀다. 이들은 가진 것이 없거나 적은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따라지’인데, 38선을 넘어온 넉넉지 못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삼팔따라지였다.
첫댓글 흔히 쓰이는 우리말 싸가지,꼬라지,따라지,등 뜻이 담겨있는 공부 잼나게 하였습니다.
박사님 늘 고맙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십시요.
김 선생님, 늘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