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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일에 광주에 있는 문우들을 만나기 위해 광주에 내려갔었습니다. 광주의 문우들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서울에서 벗어나 머리도 식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이래 뵈도 영랑반 반장인지라 큰선생님의 옆을 보필(?)하기 위해 얼른 쫒아갔습니다. 서울 고속터미널에서 모여서 무려 우등버스를 타고 광주로 향했습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약 4시간 가까이 걸리더군요. 우등 좌석에 앉아서 그런지 참 편한 여행길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문학 행사 때마다 광주에서 서울까지 올라오는 문우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더군요. 정말 이동하는 시간 만해도 만만치 않을 텐데, 문우들의 문학에 대한 열정과 회관에 대한 애정이 새삼스럽게 느껴졌습니다.
광주의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모습입니다. 선생님께서 일정을 설명해주셨습니다.
광주 터미널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광주에 있는 문우들이 저희를 반기러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다들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내심 기뻤달까요. 한 달에 한 번 문학행사가 있는 날이면 보는 얼굴들이지만, 이렇게 광주에서 보니 또 묘하게 반갑기도 했고요. 마침 광주에 도착했을 때가 점심때인지라 큰 선생님께서 점심을 사주시기로 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이동, 떡갈비를 먹으러 갔습니다. 아직도 저희가 들어간 떡갈비 집의 메뉴판이 잊혀지지 않네요. 특수야채. 그리고 시키면 랜덤으로 나오는 음료수. 사실, 떡갈비가 나왔을 때 너무 배가 고파서 사진을 찍는 걸 깜빡했습니다. 그저 맛있었다고 표현 할 수밖에 없네요. 정말, 맛있었어요. (웃음)
저희가 머물렀던 신영 파크 호텔. 사실, 이런 고급스런 호텔에서 처음 묵어봤어요.
점심을 먹은 후, 숙소에 짐을 놓기 위해 신영 파크 호텔로 향했습니다. 갈 때도 역시 택시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그러고보니 광주에 내려갔을 땐, 거의 택시로만 이동했었네요. 참 편한 여행길이었습니다. 그만큼 큰 선생님의 지갑에서 도, 돈이……. 그저 죄송합니다. 저희는 그저 버스비와 몸만 달랑 들고 갔었습니다. 사실 이런 여행은 저희가 직접 준비하고 선생님을 모시고 갔어야 했는데, 참 생각이 짧았던 것 같네요. 신영 파크 호텔에 짐을 내려놓고 방을 정했습니다. 저희(도현이, 저, 그리고 승현이. 파릇한가?)와 큰선생님께서 한방을 썼고, 다른 방은 형님들(현우 형님, 민구 형님, 운재 형님, 종석이 형님)이 쓰기로 했습니다.
품평을 하다 잠시 쉴 때 찍은 사진. 바닥에 원형으로 둘러 앉아서 품평을 했습니다.
짐을 다 내려놓은 후, 대학 연구반과 그 외 문우들이 가져온 글들을 품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회관이 아닌 광주에서 하는 품평이라 그런지 느낌이 색다르더군요. 사실, 그날 제가 바지를 좀 불편한 걸 입고 갔더니 품평하는 동안 다리가 많이 저렸다죠. 다들 진지하게 글을 읽고 있는데 저만 꼼지락 꼼지락거려서 민망했던 기억이 있네요. :)
큰 선생님께서 쉬는 동안 잠깐 도현이에게 말씀하시는 모습을 뒤에서 찍었습니다.
품평을 하는 모습. 다들 진지하게 글을 읽고 있는데, 저 혼자 사진 찍어서 민망했어요.
약 4시간 정도 품평을 했던 것 같네요. 품평을 하면서 방 안이 조금씩 어둠에 얼룩지는 모습을 바라봤습니다. 창 너머로 해가 지고 노을이 사라지는 모습.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도 열심히 글을 읽고 필기를 하는 문우들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새삼스럽지만, 문득 제가 글을 쓴다는 걸 느끼기도 했습니다. 문학도라는 것을, 그리고 문학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시간. 아마 다들 그렇게 느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품평이 끝났을 땐 방안이 어두컴컴해서 깜짝 놀랬어요. 그리고 저녁을 먹으러 출발했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 치킨을 먹기 전. 다들 즐거워 보이네요.
찍을 땐 몰랐는데, 다들 정말 해맑게 웃고있네요. 과연, 치킨의 위력.
저녁은 순대 국밥을 먹었습니다. 무지 맛있더군요! 왜 사진이 없냐고 물어보지는 말아주세요. 역시나 배가 고파서 정신없이 먹었더니 사진 찍는 걸 깜빡했습니다. 그러고보니 먹는 것만 사진이 없네요(...). 저녁을 먹은 후엔 야식도 먹을 겸,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겸 치킨집에 들어갔습니다. 광주에 있는 문우들과 서울에서 내려온 문우들까지 모두 15명에 가까운 인원이라서, 모두 들어갈 수 있는 호프집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겨우 찾은 치킨집. 다들 맥주를 한 잔씩 시키고 치킨이 나올 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어떻게 생활하는지, 그리고 광주에 내려와보니 어떤지 이야기 했습니다.
처음엔 가볍게 이야기 했지만, 나중엔 문학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공부하고 있는지, 그리고 삶에 대해 얼마나 절실한지 모두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큰 선생님께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가지고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또 사회와 삶이란 게 얼마나 냉정한지 깨달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기 전엔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어느정도 있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기 위해 뛰어다닐 땐 얼마나 바쁜지. 그리고 결국 삶에 쫒겨 정말 글을 쓰고 싶어도 글을 쓰지 못한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시고, 또 결국 다시 글을 쓸 여유가 생기는 것은 삶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30대 중 후반이나 50대 초반 쯤이라는 것을 말씀해주시면서 지금 문학에 치열해야한다고 충고해주셨습니다. 정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제 가슴이 푹푹 박히더군요. 지금 시간에 치열하지 못한 저 자신을 돌아보고, 또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민구 형님의 북한 간첩 포스. 민구 형님이 후기에 안올렸길래 제가 올렸죠 ㅋㅋㅋㅋ
치킨을 먹고 난 후엔 기숙사에 들어가야하는 광주대 팀을 보내고, 숙소로 향했습니다. 시간이 늦어서 바로 잠자리에 들기로 했죠. 방이 다른 형님들과 헤어지고 저희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샤워를 한 후, 편안한 옷으로 바꿔입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침대는 싱글 사이즈 하나와 더블 사이즈 하나. 큰 선생님께서 싱글 사이즈에서 주무시고, 저와 승현이와 도현이가 더블 사이즈 침대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저 커튼을 치면, 창 밖으로 광주의 야경이 모두 보입니다. 무지 아름다웠어요.
사실 더블 사이즈에서 셋이 자려니까 좀 좁더라구요. 그래도 저와 도현이가 좀 얇은 편(?)이니까 양 사이드에 자리하고, 승현이를 가운데로 눕히니까 그나마 버틸만 했습니다. 아니, 사실 전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모로 누워서 버티는 데, 침대가 자꾸 옆으로 기울어져서 떨어질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죠. 몸을 잔뜩 긴장하고 잤더니, 자면서 몇 번이나 깼던 기억이. 그래도 재미있었어요.
10시 쯤에 기상해서 광주대 팀과 다시 만나 5.18 민주화운동 묘역으로.
참배도 드리고, '자유'라는 주제로 백일장도 했습니다.
10시에 기상한 후, 10시 30분에 호텔에 도착한 광주의 문우들과 함께 5.18 민주화운동 묘역으로 향했습니다. 거의 공원처럼 꾸며져 있는데, 그 커다란 규모에 깜짝 놀랬습니다. 당시 민주화를 위해 희생되셨던 분들의 묘역 앞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를 드린 후, 공원을 한바퀴 돌고 백일장을 했습니다. 주제는 '자유'. 마음대로 쓰라는 게 아니라 민주화를 위해, 그리고 자유를 위해 희생하셨던 분들의 마음을 기리며 글을 써보자는 취지였습니다. 백일장의 장원은 민구 형님이 수상하셨습니다.
백일장을 한 후엔 '고독'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든 문우들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고독에 대해 말하고, 작가에게 고독이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고독과 자유는 어떤 관계인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의 고독, 그리고 나 자신만의 고독. 고독이란 참으로 힘든 고통이라고 생각됩니다. 많은 문우들이 고독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또 그 고독에 대한 생각을 말했습니다. 자유롭기 위해선 고독해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 그리고 자유란 죽음이 아닐까, 라는 생각. 작가가 고독에 대해 가져야할 태도.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참으로 인상 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공원의 분수. 자세히 보면 무지개가 보인답니다.
고독에 대해 대화를 나눈 후엔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쌈밥을 먹었는데, 역시나 또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뭐, 이유는 위의 여러 경우들과 마찬가지로 너무 배가 고파서. 쌈밥을 먹었는데, 배가 고파서 그런지 정말 맛있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엔 광주 터미널로 이동했습니다. 버스를 타는 시간까지 약 1시간 정도 남아있어서, 맥도날드에서 시원한 음료를 먹으며 광주에 온 소감을 이야기 했습니다. 처음엔 길게 했지만, 나중엔 시간이 없어서 다들 속사포로 이야기 했던 기억이 나네요. 광주대의 문우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며 버스에 탔습니다. 전 큰선생님 옆자리에 앉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광주에 올 때는 약 4시간 정도 걸렸지만, 서울로 올라갈 땐 길이 많이 밀려서 5시간이 넘게 걸렸던 거 같네요. 다들 피곤해했지만, 오랜만에 문우들을 만나고 또 문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흐뭇한 표정으로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만 지내다가 광주에 내려갔다오니 말그대로 여행 갔다온 기분이었네요. 저와 문우들을 데리고 광주에 내려가주신 큰 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모로 준비하고 우리를 챙겨준 종석이 형에게도 감사드려요. 문학에 대한 열정을 찾고, 또 답답함을 풀어버릴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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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스럽게 쓴다고 썼는데, 어쩐지 허술하네요.
아무래도 사진은 저보단 민우 형님이 많이 찍으셨겠죠. 저도 이래저래 찍긴 했는데 막상 올릴 만한 사진은 몇 장 없네요.
이래저래 즐거웠던 여행이었어요.
그리고, 민구 형님!
사진 제가 올렸어요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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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왕
어라, 근데 제목 색이 퍼런색으로 변했네?
너눈 자유의 모미 아냐
건우 와서 얼굴봐서 반가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