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逆) 남파랑길(일곱 번째 - 2)
(여수시∼광양시, 2023년 9월 23일-24일)
瓦也 정유순
향일암 입구 부근에서 점심을 한 후 여수시 신월동으로 이동한다. 신월동(新月洞)은 여수시의 여러 마을 중에서 가장 많은 역사적 변화를 겪은 동이다. 일제강점기인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신근정마을·물구미마을·봉양마을·넙노마을을 통합하면서 신근포구의 ‘신’과 고개를 넘는다는 데서 유래한 넙노의 한자음 ‘월(越)’을 따서 신월이라 하였다. 구봉산 남쪽 산자락에 자리 잡았고 남쪽은 가막만 바다와 접해 있다.
<신월동 앞 바다>
신월동(新月洞)은 여수군 여수면 소속이었다가 1931년 여수면이 읍으로 승격함에 따라 여수읍 소속이 되었고, 1949년 8월 여수시로 승격함에 따라 여수시 신월동이 되었다. 관내에 구봉산(九鳳山, 388m)이 있으며, 생그미·봉양·넙노·신근포구 등의 자연마을이 있다. 원래 분지형의 평지에 마을을 이루었으나 일제강점기에 해군 비행장 건설로 이주당하여 현재의 지역에 자리를 잡았고, 옛 마을은 공장 터가 되었다.
<신월동 해안산책로>
이 지역은 1948년 여순사건이 일어났던 14연대 병영(兵營)이 있던 곳이다. 국방경비대는 1948년 5월 4일 광주 4연대에서 1개 대대병력을 차출하여 이곳에 14연대를 창설하였다. 여순사건이 발발하기 전까지 5개월의 짧은 시간동안 초대 이영순 소령을 비롯하여 4명의 연대장이 거쳐 갔다. 1948년 10월 15일 제주 4·3 진압을 위해 1개 대대 병력의 출동명령이 내려지자 10월 19일 병사들은 출병을 거부하며 출병준비를 하던 장교들을 사살하였고, 이를 토벌하는 과정에서 양민이 포함된 학살사건이 시작되었다.
<14연대 주둔지 안내판>
14연대가 주둔했던 부대 주변은 예로부터 신근정 봉양 물구미 등 농촌마을이 평화롭게 있던 곳이었지만, 일제에 의해 강제로 이주되고 해군부대가 주둔하였고, 해방 후엔 미군정이 점령하여 미군의 건물로 이용되었다. 이후 14연대의 봉기 후에는 잠시 비워져 있다가 한때는 결핵요양소로 사용하였다. 1976년 이후에는 한국화약 여수공장(한화여수사업장)이 들어서 있다. 민족현대사의 아픔과 질곡을 간직하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여순사건 관련 그림>
어떠한 권력이라도 무고한 양민들을 희생시키는 것은 나쁜 권력이다. 과거청산을 못한 아픈 상처가 아물지 않은 역사의 현장을 벗어나면 여수시 월호동이다. 월호동(月湖洞)은 여수시 신월동·경호동을 관할하는 행정동으로 신월동의 ‘월(月)’자와 경호동의 ‘호(湖)’자를 따서 ‘월호동’이 되었다. 대단위 아파트의 건립으로 신흥아파트 밀집지역이 되었으며, 3개의 유인도와 13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수려한 해양 경관을 보유하고 있다.
<월호동 앞 바다>
요즘 여수시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여수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장면들을 발굴 홍보하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모정의 뱃길>은 1963년 개봉한 실화 영화로, 작은 섬인 가장도에 살던 한 어머니가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위하여 6년 동안 3만 4000리의 바닷길을 나룻배를 저어 학교에 보낸 이야기다. 딸의 초등학교 졸업식에서 어머니는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고, 이 이야기가 기사화되면서 전국에 알려져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박정희 의장은 육영수 여사의 청으로 이들 모녀를 만나기도 하였다.
<영화 모정의 뱃길 장면 - 네이버 캡쳐>
영화 주제가로 <사랑의 뱃길 삼만리>가 만들어졌고, 황금심·백설희가 불렀다. 또 1966년 발표되어 이미자가 부른 <꽃피는 여수바다> 역시 모정의 뱃길을 소재로 다룬 노래다. 2018년부터 전라남도는 지역의 명소들을 홍보하기 위해 도내에서 촬영하는 영화와 드라마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다. 영화 <동백>, <킬링 로맨스> 등의 촬영이 2020년 여수에서 진행되었으며, 같은 해 5월 돌산읍에 세트장을 조성하여 영화 <한산>, <노량>을 촬영하였다.
<영화 노량 한장면 - 네이버캡쳐>
어항에는 정박 중인 어선 중 오징어잡이 배들이 눈에 많이 띤다. 오징어하면 동해안이나 울릉도를 연상하는데, 요즘은 기후변화 영향인지 해수온도의 상승으로 어장도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까마귀 잡아먹는 도적’이란 뜻에서 오적어(烏賊魚)에서 유래된 오징어는 타우린의 함량이 다른 어패류에 비해 2∼3배나 많고 단백질이 수산물 중 가장 높다. 겨울이 제철로 회, 구이, 무침, 탕 등 다양하게 조리되는 대중적인 수산물이다.
<정박 중인 오징어 어선>
이어지는 발길은 여수시 국동 해안을 걷고 있다. 국동(菊洞)은 원래 국포(菊浦)였으나, 1914년 봉서리, 봉강리를 병합하여 여수면 봉산리(鳳山里)가 되었다가 1949년 여수시 관할이 되면서 봉산동으로 되었다. 1953년 봉산동에서 국포 지역을 갈라서 국동이 되었다. 가막만 동쪽에 있는 마을로 17번국도가 통과한다. 주민 30% 정도가 어업에 종사하며, 어패류가공업체와 선박용기계제조업체 및 선박수리업체가 산재해 있다.
<동백나무 열매>
국동항을 지나면 돌산대교가 있는 남산동이다. 남산동(南山洞)도 원래 여수면에 속하였던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국동과 함께 봉산리로 통합되었다가 1953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분할하여 봉산리 일부가 남산동이 되었다. 지명은 예암산의 다른 이름인 남산 밑에 있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 이 동은 1998년부터 행정동인 대교동(大橋洞) 관할에 있다.
<남산동 골목>
돌산대교는 남산동과 돌산읍 우두리를 연결하는 다리로 돌산대교 건설로 돌산 지역의 무슬목해수욕장, 동백골해수욕장과 더불어 조용한 암자였던 향일암이 전국적인 일출 명소와 기도처로 알려져 여수관광의 필수 코스가 되었다. 연육교가 생기면서 돌산 지역의 농산물 유통이 활발해 돌산갓김치의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2000년 10월부터는 50여 가지의 기본 색상연출이 가능한 경관 조명시설을 설치하여 아름다운 장관을 보여주고 있다.
<돌산대교>
돌산대교가 개통됨에 따라 생긴 동이 대교동이고 그 이웃이 교동이다. 교동(喬洞)은 1920년대 바다를 매립하면서 지형이 병의 목처럼 보여 ‘병모가지’라 하였다가 지명을 한자로 바꾸면서 교동이 되었다. 구도심인 여수시 구항(舊港)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1960년 바다를 매립하면서 신교동과 구교동이 형성되었고, 1998년 삼여 통합에 따른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행정동인 중앙동(中央洞) 관할이 되었다.
<여수수산시장>
중앙동(中央洞)은 여수시의 동남부에 위치하며, 주위에 관문동(館門洞), 고소동(姑蘇洞) 및 교동(喬洞)과 접하고, 남쪽은 바다건너 돌산도(突山島)와 마주한다. 1946년 여수읍이 여수부(麗水府)로 되면서 중장동(中莊洞)이 되었으며, 1953년 중앙동이 된다. 한편 행정동인 중앙동은 여수 구항(舊港)지역으로 1997년부터 법정동인 중앙동·고소동·관문동·교동을 관할한다. 또한 중앙동에 속하는 중앙동 앞바다의 장군도 해저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수중석성(水中石城)과 목책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한다.
<조개 속의 여수지도>
바다만 바라보다 종화동에 들어서서 주택가를 바라보니 마을에 있는 벽화거리가 보인다. 종화동(鐘和洞)은 종고산(鐘鼓山) 밑에 있어 종개 또는 종포라 하였다. 1953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종남동이 종화동으로 바뀌었다. 왼쪽으로 오동도와 앞으로 돌산을 마주하고, 휴식공간으로 수정동(水晶洞)에 걸쳐 자산공원이 자리 잡고 있다. 자산공원에 있는 1996년에 건립된 현충탑이 있어 여수 출신의 한국전쟁과 월남전 전몰장병들을 추모한다.
<종화동 벽화거리>
여수시 중앙동에 있는 이순신광장은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구국의 성지에 2010년 4월에 진남관(국보 304호) 앞쪽에 <이순신광장>을 개장하였다. 광장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장군도와 돌산대교가 보인다. 광장에서는 매년 5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국문화축제인 <거북선 축제>가 열린다. 이곳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구조물은 원형에 가깝게 재현한 거북선이다.
<돌산대교와 장군도>
거북선은 단순히 외형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고 내부에서도 관람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거북선 내부로 들어가면 수군들의 역동적인 모습과 임진왜란 당시의 생생한 장면을 느낄 수 있으며 간단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왜란에서 활약한 거북선은 세 척으로 전라좌수영, 방답진, 순천부 선소에서 한 척씩 건조했으며, 거북선이 있는 위치는 바로 전라좌수영 선소가 있던 곳이다. 매주 토요일은 수군출정식, 강강술래, 시립합창단 등이 상설공연을 한다.
<거북선>
https://blog.naver.com/waya555/223234174931
첫댓글 등제감사합니다.
[거북선] [강강술래]이민족살렸던 이름들이다.
모두다 잔라도지역산물이다.
내고향전라도가 애국애족의전도사지역이라생각하니
마음이뿌듯하다.
...15박장춘...
풍요로운 전라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