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에세이스트 원문보기 글쓴이: 조성현
작가 : 윤혜란 작품집 : 『그 여자가 울었는지 생각이 안 난다』
약력 대구 교대 졸업 초등교사로 근무 현재 자영업
<제12회 정경문학상 심사경위서> 윤혜란의 『그 여자가 울었는지 생각이 안 난다』
윤혜란은 정직한 동사형 문체로 추상화(化)를 거부한다. 추상이 거부된 자리에 몸의 언어가 있다. 몸의 감각만으로 진실을 건져올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작가라는 점에서 변별성이 있다. 삶의 대해에 하나의 점으로 혹은 한 점의 섬으로 존재하는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를 생생한 현실 경험의 언어로 담백하지만 가슴 뜨겁게 그려내고 있다. 점이 되어버린, 섬이 되어버린, 존재들의 비명은 소통의 언어 안에 속하지 못 함으로써 더욱 절실한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소통을 포기한 신음이 강처럼 흘러다니는 현대는 자체로 관계성의 위기다. 윤혜란은 바로 그 문제를 발견했고 답을 제시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 비명의 일단을 작품 속에 끌어안고 있다는 점에서 탁월하다. 그의 문학적 실험과 성취를 기리며 본상을 수상한다. 2020. 3. 심사위원 고형렬(시인, 에세이스트), 장대송(시인), 김종완(평론가) 대표 집필 : 김종완
<수상 소감> 나를 찾아서
길은 언제나 열려있었다. 다만 체념으로 보지 못했을 뿐이다. 이제껏 길이라고 살아오고 걸어온 길이 70여년. 시간의 탑 속에서 뱅뱅 돌고 돌았다. 스톡홀름 증후군인가, 벗어나지 못했다. 어느새 늙었고 그 자리였다.
고맙습니다. 수필과 여러 따뜻하신 문우님들께서 제게 길을 열어주셨어요. 책을 내고 제게 주신 황홀했던 말씀들은 제 글이 한 사람이라도 누군가의 아픈 마음에 위로가 되고 싶었던 원을 풀어 주셨어요. 가고 싶었던 길의 시작인 듯합니다.
수필집을 만들고 자꾸 부끄러워서 김종완 선생님께 “제 책을 부끄러워 아무에게도 안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말해서 핀잔 아닌 핀잔을 받았어요. “다 그래요”란 말씀에 수긍했지만 상까지 주시니 더 부끄럽습니다. 고개를 들고 길을 멀리 보고 가겠습니다.
보여주신 관심과 사랑을 품고 한걸음, 한걸음 신중하게 나를 찾아가는 그 길을 가겠습니다.
작가 : 조성자 작품집 : 『베란다 보이』
약력 2015 에세이스트 신인상 등단 2016, 2017, 2018 에세이스트 올해의 작품상 수상 2019 수필집 [베란다 보이] [땅바닥 essay]
<제12회 정경문학상 심사경위서> 조성자의 『베란다 보이』
『베란다 보이』의 저자 조성자는 한국 수필에 느닷없이 출현한 문제아이면서 이단아이다. 시종일관 냉소적 농담으로 일관된 이 작품집은 ‘작가가 곧 독자인’ 수필계의 전형적 문제점을 단숨에 뛰어넘고 인터넷 서점가에서 상당기간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였다. 씨는 시종 소통의 미끄러짐에 천착하여, 홀로 있음의 외로움에 몸부림치면서도 응답하지 못하는 현대인의 비극성에 초점을 맞춘다. 응답 없는 사회의 초상. 아무리 많은 의미의 말이 건너가도 텅 빔이 되고 마는, 무화의 비극성은 농담이라기엔 아주 무겁고 절실한 주제지만, 씨는 독자를 빌미 삼아 절대자에게 통큰 농담을 걸고 있다. 그의 작업에서 우리가 목도하게 되는 것은 허무주의이다. 그는 맞장을 뜨자고 신을 부르지만 사실은 신앙의 대상인 신이 아니다. 신이라는 말이 익숙하기 때문에 편의상 신이라고 부를 뿐, 그것은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하는 삶의 부조리한 현실이다. 삶이 허무하다는 걸 아는 것은 생을 진지하게 규명해보려 했던 사람들이 이미 다 말해버린 것이다. 문제는 허무한 삶을 어떻게 허무하지 않게 사느냐이다. 그걸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학문에 매달렸고, 정치를 했고, 철학을 했고, 예술을 했고, 문학을 했고, 산으로 갔다. 산으로 가서, 문학을 해서, 삶이 허무하다는 걸 알았다면 그것 한참 하수일 것. 씨는 허무와 공허의 틈새에 큰 썰(說)을 심으며 가꾼다. 도시 진지하려 하지 않는 이 반항의 작가에게 조심스럽게 본상을 수여한다.
2020. 3. 심사위원 고형렬(시인, 에세이스트), 장대송(시인), 김종완(평론가) 대표 집필 : 김종완
<수상 소감> 원더풀 월드
조성자 thatami@hanmail.net
5공 시절 광주일보 문예부 기자께서 반년 간 칼럼을 써주라는 청탁을 해 주신 이래, 수필 모임으로 이끌어 주신 고 김구봉 선생님, 함께 한 광주여류수필 회원 여러분, 2015년 에세이스트사에 추천해 주신 이정심 선생님, 무엇보다도 정경 선생님, 이 상을 제정하신 김종완 발행인님, 상찬을 해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책을 내도록 격려해 준 에세이스트사의 여러 수필가님, 특히 나의 소중한 전라지회 작가님들의 우정을 잊지 않겠습니다. 영암 석구네 농장 뒷마당에 있는 전기톱으로 전라지회 회원 수 만큼 이 상패를 잘라서 나누고 싶습니다. 겸손들을 가르칩니다. 못난 듯해야 남에게 시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니 욕도 먹지 않고 무난하니 살 수 있다는 전제가 깔린 교육법이죠. 잘난체해봤자 저만 손해가 된다는 것이지요. 알고 있고말고요. 그러나 오늘 같은 날 정말 겸손하기가 힘이 드는군요. 어깨가 저절로 올라가고 가만히 있어도 미소가 터지려 합니다. 기가 살고 신바람이 납니다. 대단한 칭찬을 받은 것이니까요. 김종완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던 ‘내가 쓴 글이 용인지 토룡인지’는 오늘 생각지 않겠습니다. 너무 기뻐서 이 순간이 천국입니다. 누군가에 의해서 엄지척을 받았다는 것이 주는 이 엄청난 에너지 폭발은 도덕책에 나온 올바른 행동에 대한 케케묵은 교훈을 능가합니다. 이 감격, 이 우쭐함, 이 오짐, 이 환희를 그대로 간직하렵니다. 싸가지 없어도 좋습니다. 혹시 예술하는 우리들의 궁극은 이런 자만이 아니던가요? 이런 희열의 경지, 이런 유아독존의 오만의 경지가 아니던가요? 혹시 우리는 수필을 쓰는 자신에게 가혹하게 겸손이라는 쓰잘데기 없는 자기 폄하의 탈을 뒤집어 씌워왔던 것은 아닌가요? 겸손 못합니다. 세상이 아름다워 보입니다. 오늘 집에 가서는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를 들으며 상패를 바라보겠습니다. 춤이 덩실덩실 나올 겁니다. I am ready to drink!
|
첫댓글 Ballantine's is also ready!^^
어예~
조작가~이 시대의 문제아로 이단아로 또 다른 문장 기대합니다.
아 긍께,심사평이 저리 나와부렀드라고.ㅋㅋ 내가 그런가?
@땅바닥 냉소 띤 진한 농담이 가벼진 않지~그게 너를 지탱하는 힘이고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너만의 매력이지~그래서 칭구들도 너의 그마력에 조짱을 외치지~
@라벤다향기 나윈참.그나저나 나같이 쓰는 사람에겐 문학상 안준다는게 통설이었다하니, 아카데미 변하듯 울나라 수필계도 좀 변해가는듯혀.ㅋㅋ
@땅바닥 변해야 해~멈추면 구닥다리 돼거든~
조작가는 오래오래 기억에 남지요
왜냐면 닮고 싶으니까 ^^♡
ㅋㅋㅋ 찐하당.ㅋ
조성자 다운 수필
땡큐,영광은 깨끗하제?
@땅바닥 그래 코로나가고 한번 봐야지
축하합니다. 사람은 하나인데 ~여러 방향에서 보는 사람에 따라서 여러 보습이 보인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러고보니 그게 맞는 것 같습니다.
웜메,쉰들러님. 반가워요. 헤헤..물론 건강하시리라 믿습니당.
한번 찾아 읽어봐야겠어요....
편안하시지요?^^
옴마야,이렇게 반가울수가!트로피카님. 중국이어요,한국이어요?
조성자 작가님 정경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문운이 더욱 번창하여 승승장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