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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 근현대사
하지 여행기
- 이야기를 시작하며......
- 뇌 박물관(나 자신을 알라)
- 근현대사(민주주의)
- 번외
- 마무리
이야기를 시작하며....
여행... 보통 여행이라 하면 먹고, 놀고, 자고.. 하루 종일 놀다 오는 것. 대부분은 그것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인가요. 책숲이지 않습니까? 이번에도 역시 여행을 떠나기 전, 사전답사, 여행지 조사와 발표를 하며 우리가 떠날 곳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주제는 뇌와 근현대사였습니다.
뇌(나 자신을 알라)
이번 상반기 통전 수업의 주제는 잠과 뇌였습니다. 그런 만큼 사실 뇌가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주제였죠. 뇌와 관련해서는 영화 인사이드 아웃 2를 봤고, 뇌 건강 박물관에 가서 뇌의 부위들과 기능들에 대해 살펴보았고, 뇌과학 연구소에 가서 뇌파 검사도 받아보았습니다.
- 인사이드 아웃 2
우리는 첫날 저녁, 인사이드 아웃 2를 보러 갔습니다.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하고 있던 영화를 책숲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이 들떴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 맛있는 팝콘과 음료를 사서 경진이 언니와 나눠 먹었습니다. 팝콘은 카라멜 맛이었습니다. 제가 팝콘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요. 같이 먹으니 너무 맛있었습니다. 팝콘에 대한 말이 길었군요.
인사이드 아웃 2는 라일리의 사춘기를 다룬 내용이었습니다. 감정 본부에 원래 다섯 가지의 단순한 감정만 있었다면 이제는 더 복잡한 감정들이 감정 본부에 들이닥칩니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들! 제가 여기서 다 말해버린다면 인사이드 아웃 2를 보지 않으신 분들께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이쯤에서 멈추겠습니다. ㅎㅎ 아무튼 제가 이해한 인사이드 아웃 2의 주제는 나쁜 감정도, 좋은 감정도, 나쁜 기억도, 좋은 기억도, 나쁜 나도, 좋은 나도 결국 모두 나이다. 나쁜 것들이 존재해야 그것을 거름 삼아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 즉, 더 성장한 내가 될 수 있다. 뭐 이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떻게 이런 재밌는 애니메이션 속에 깊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수 있을까요?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지만 내용이 마냥 얕지만은 않기에 인사이드 아웃이 사랑받고 있는 것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나의 자아를 형성하고 있는 기억들이 보관되어 있는 곳인데요. 반짝반짝 아름다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게 되었습니다. 밑에 사진보다 영화로 보면 훠얼씬 예뻐요!
- 뇌건강박물관
이곳은 성남에 위치한 곳이었습니다. 뇌건강박물관은 뇌의 여러 부위들과 기능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뇌건강박물관에서는 각자 조사했던 부분들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뇌건강박물관에서의 내용들은 전부 사전 발표를 통해 알고 있었던 내용이었습니다. 한 번 사전 조사를 갔던 곳이고, 건물 자체가 크지 않아 새롭게 다가오는 내용은 없었는데요. 하지만 역시 PPT를 보며 발표를 듣는 것과 현장에서 직접 발표를 듣는 것은 느낌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또, 사전 조사를 갔던 곳인 만큼 다들 능숙하게 자신의 발표 자리를 찾아 멋있는 발표를 했습니다. 제가 발표했던 것은 뇌의 여러 부위와 역할이었습니다. 나의 뇌 속에는 어떤 부위들이 있는지, 그 부위들을 또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알며 나의 뇌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뇌 박물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승희언니가 발표한 뇌에 이상이 생긴 사람들이었는데요. 대표적인 사람으로 피니어스 게이지와 헨리 몰레이슨이 있습니다. 피니어스 게이지는 철도 회사에서 일하다가 어느 날 사고로 5cm 정도 두께의 쇠막대가 뇌에 박힌 사람입니다. 쇠막대가 박혔는데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그에게는 무언가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피니어스 게이지는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뇌 손상이 생기기 전의 성격과 후의 성격이 아주 달라졌다고 합니다. 신경질적으로 변했다고 해요. 또 헨리 몰레이슨은 경련을 치료하기 위해 해마를 절제해 버렸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새로운 기억이 형성되지 않아서 5분 전 일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뇌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고 그런 만큼 무식하게 뇌를 파괴하는 일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눈꺼풀 위쪽으로 송곳을 찔러 넣어서 뇌를 파괴시키거나 헨리 몰레이슨의 경우처럼 해마를 절제해 버리는 등 말이죠. 너무 놀랐습니다. 머리, 뇌가 가장 중요한 부위라는 것을 어떻게 몰랐을 수 있을까요... 그 당시 그러한 시술을 받은 사람의 수가 엄청났다고 하는데요. 요즘에 태어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국뇌과학연구소
이곳에서는 모두 뇌파검사를 받았습니다. 한 사람당 6분 정도씩 걸렸고, 뇌파 검사를 하지 않는 시간에는 뇌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분명 저희도 뇌 부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우와... 뇌는 정말 복잡하고 어렵더군요. 제가 조사한 것. 그리고 우리가 배운 것들이 전부 빙산의 일각이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충격적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뇌파검사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아주 짧게 설명을 듣게 되었는데요. 저는... 강박이 있고 학습 속도가 느린 아이로 나왔습니다... 음. 좀 슬프더군요. 생각보다 좋지 못한 결과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자 그럼 여기까지 뇌에 관련해 갔던 장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그렇다면 우리가 뇌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타인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기에 말이죠. 저는 이 세상에 대해 알고, 진리를 찾고, 온눈을 기르는 이 모든 일들은 우선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는데 세상의 이치를 알아서 무엇을 하겠어요. 이 나를 아는 과정 중 하나가 나의 뇌를 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뇌는 나의 모든 생각과 기억이 만들어지고 저장되어 있는 곳인 만큼 나에게 아주 중요한 부위이기 때문이죠. 물론 뇌를 안다고 나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겠지만 뇌를 앎으로써 나를 아는 길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번 여행, 이번 통전 공부는 저에게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 공부였습니다. 나를 알며, 잠에서 깨어나야 합니다.
근현대사(민주주의에 대하여)
근현대사 공부는 본격적으로 했던 공부는 아니었고, 올해 선거일을 맞이하며 잠시 공부했던 것이었는데요. 그렇게만 하고 지나갔더라면 저는 분명 까먹었을 텐데 이렇게 여행을 가며 다시 한번 조사하고 발표하며 다시 되새기고 더욱 깊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 근현대사 기념관
근현대사기념관에서는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해 온 우리 민족에 대한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역사들이 사건 별로 알아보기 편하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중간중간 영상이나 문구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중 저의 눈에 띄었던 문구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였는데요. 부끄럽지만 저는 역사에 대해 잘 모릅니다. 나 스스로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이 문구가 더 눈에 띄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를 알아야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부끄럽고, 실수를 했던 과거이든, 행복한 일, 성공했던 과거이든 말입니다. 실수를 했던 과거라면 그 실수를 교훈 삼아 한 번 더 그 실수를 저지르는 일을 막을 수 있고, 행복하고 성공했던 과거라면 그 행복했던 기억과 함께 더 힘차게 나아가면 되니까요.
아무튼 근현대사기념관에서도 조사한 것을 발표하였는데요. 그중 저는 이승만 정부 집권기에 대해 조사하였습니다. 자신이 대통령을 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죽이고 협박하고 헌법을 바꾸는 과정들에 너무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조사를 하는 동안에는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것에 화도 나고 당황도 하고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우리 민주주의를 위해 맞서오신 분들께 존경심과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민주주의는 현대 사회의 핵심 가치 중 하나로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쌓아 올리고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겁을 먹고 그저 조용히 있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옳은 길을 향해 나서며, 우리의 권리를 되찾으려 맞서는 분들께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그분들이 있으셨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고, 지금의 제가 이렇게 편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의문도 들었습니다. 과연 희생을 하면서까지 민주주의를 위해 맞선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죽으면서까지 찾았어야 할 권리는 무엇이었을까요. 이기적인 저로서는 그저 존경하고 감사할 뿐입니다.
자신까지 희생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고,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신 분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들이 일어났음을 알아야겠죠. 이번 여행을 하면서 정말 잊지 말아야 할 일들에 대해 알게 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이 기회가 정말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 역사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군요..
다른 곳으로 이야기가 샜군요. 아무튼 근현대사 기념관은 민주주의 정신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번외
지금까지는 재미없는 이야기들이었죠... 마지막은 제가 여행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고, 재밌었던 순간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숙소
둘째 날. 성남과 서울에서의 힘든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향하였습니다. 숙소가 좋은 곳이기를 기도하며.. 그런데! 도착한 숙소는 우와... 그때의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너무 행복했습니다. 욕조도 있고 침대도 푹신하고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어서 시원하고 너어어어무 좋았습니다.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화장실이 투명하다는 것이었는데... 뭐 이 정도쯤이야. 화장실 가는 사람은 “나 화장실 가니까 일로 오지 마!”를 외치면서 평화롭게 해결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더위 속에서 돌아다니다 숙소에 와서 씻고 푹신한 침대에 누우니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아 여기서 침대 이야기를 잠시 해보자면 침대는 일인용이 하나, 이인용이 하나가 있었는데요. 저희는 혼자 편하게 잘 수 있는 일인용 침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논쟁을 펼쳤습니다. 그 끝에 세상에서 가장 공정한 게임, 가위바위보로 운명을 결정하기로 하였고, 제가 승리하였습니다. 하하하. 아무튼 숙소는 최고였습니다. 저희는 많이 피곤했던 터라 씻자마자 침대에 누웠고, 수다를 떨다 잠들었습니다. 남자애들은 모여서 윷놀이를 했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대단한 친구들입니다.
- 수목원
아주 더운 여름날이었습니다. 아니 6월달 밖에 안되었는데 이렇게 더운 것은 반칙아닌가요... 이 수목원은 나라에서 관리하는 게 아닌 개인이 관리하시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정원이 아주 크고 예뻤는데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월달인 만큼 수목원에는 수국이 만개해 있었습니다. 전 수국의 색깔이 다른 이유는 그냥 품종이 달라서라고 생각했는데요.. 땅의 성분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와우. 그렇게 한참 동안 수목원을 돌아다니며 여름을 만끽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카페로 향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뙤약볕에 있다가 카페 안으로 들어가는 그 순간, 차가운 에어컨 바람이 불어오고 그 상쾌한 공기가 저를 감동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맛있는 스무디까지 한잔하니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습니다. 맛있는 빵과 스무디, 그리고 책숲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너무 즐겁더라고요. 카페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수목원에서의 뜨거웠던 기억들은 이미 잊은 후 였습니다. 식물원은 오랜만이었고, 다 같이 꽃을 보는 것은 별로 재미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너무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왔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수국이 만개할 시기를 놓치지 말고 근처 수목원에 가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근처에 카페가 있는 곳으로 가시는 거 잊지 마세요!)
마무리
여기까지가 저의 여행기였습니다. 이번 여행은 단기간에 정말 많은 것을 공부한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전 발표를 3개나 준비해서 발표하고... 발표가 끝나고 또 그 자료를 줄여서 당일에 발표하고... 정말 끝이 안 날 것 같던 여행 발표도 이제 끝이 났네요. 이 여행기까지 마무리하면 이제 여행 시즌은 지나갑니다. 지금 돌아보면 짧은 시간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는데요. 그만큼 이번 여행에서 얻어가는 것 또한 많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아는 공부와 과거를 되돌아보는 역사 공부. 이 공부를 함으로써 전보다 더 성장한 내가 되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차에서 시원한 자리를 양보해 주고, 여행 내내 옆자리에서 함께 했던 경진이 언니, 물병 빌려준 우리 여자방의 리더 승희 언니, 핸드폰을 잃어버리지 않게 관리해 준 수호 오빠, 스무디 먹을 때 따뜻한 물 가져다준 예준이, 닭강정 같이 못 먹어줘서 미안해 인서, 지루하지 않게 재밌는 이야기 해주는 석주, 사진 잘 찍는 섬세한 건호, 팔이 아팠을 텐데도 우리 발표 영상을 다 찍어준 윤산이, 여행 동안 따뜻하게 보살펴주시고,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봉희선생님, 희동 선생님, 여행 보내주시고 맛있는 밥 먹게 해주신 부모님들 그리고 발표를 엄청 잘한 나까지.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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