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독일마을을 지나 물미해안도로를 계속 따른다. 대한민국에서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이 길에 2019년 12월 남해보물섬전망대가 문을 열었다. 멀리서 보기에도 탁월한 위치에 들어선 전망대는 벌써 젊은이들 사이에 ‘핫한’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옥빛 바다
풍경도 아름답지만, 스릴 만점 스카이워크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 스카이워크는 공중에 강화유리를 설치해, 하늘과 바다 사이를 둥둥 떠서 걸어가는 느낌이다.
스카이워크는 2층 카페 외벽에 빙 돌아가며 설치한 난간을 걷도록 만들었다. 카페에서 음료 한 잔 구입하고 3000원을 더 내면 스카이워크 체험이 가능하다. 어깨와 허리, 엉덩이, 허벅지 부분을 고정하는 하니스를 착용하고 천장에 달린 레일과 로프를 연결한 뒤 스카이워크에 오른다. 시작 부분은 유리 바닥 아래로 땅이 보여 그럭저럭 걸을 만하다.
하니스를 착용하고 조심조심 걷는 아이들
별거 아니라는 생각으로 한 걸음씩 나가다 보면 발아래 절벽과 바다가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인다.
파도가 흰 포말을 일으키고, 바람이 옷깃을 흔들고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린다. 몸이 하늘과 바다
사이에 붕 뜬 기분이다. 서서히 두려움이 밀려온다. 심장이 죄어드는 긴장감이 온몸을 엄습한다.
하지만 돌아갈 순 없는 일. 한 발 한 발 유리 바닥을 디디며 나간다. 바닥은 폭 1m가 되지 않는다.
유리가 깨지면 어쩌나, 로프가 끊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몸에 연결된 로프를 잡은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간다.
스카이워크에서 멋진 포즈를 취한 여행자들
중간 지점에 강사 겸 안전 요원이 기다린다. 안내에 따라 로프에 의지한 채 바다 쪽으로 몸을 기울
인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겁에 질린 여성 참가자가 소리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고, 친구들이 짓궂게 놀린다. 카페 안에서 구경하는 중년 여행자들은 손뼉 치며 웃음을 터뜨린다. 담력이 센 참가자는 발로 난간을 힘껏 밀어 바다 쪽으로 몸을 던진다. 그네 타듯 공중으로 떠오르는 몸. 보기만 해도 아찔하고 탄성이 터진다. 튼튼한 로프로 연결돼 떨어질 염려는 없지만, 다리가 덜덜 떨리고 머리털이 곤두서고 손에 땀이 난다.
카페에서 아름다운 바다 풍광과 스카이워크 체험 장면이 내다보인다.
즐겁고 아찔한 시간을 보내다 반 바퀴 더 돌면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하니스를 벗고 카페로 들어서면 남해 풍광이 눈에 들어오고, 밖에서 스카이워크를 체험하는 여행자들이 보인다. 겁먹은 모습에 나도 저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카이워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체험 가능하다.
전망대에서 계단을 따라 바다로 내려갈 수 있다.
전망대에서 계단을 따라 바다로 내려갈 수 있다. 멀리서 달려와 갯바위에 세차게 부딪히며 부서지는 파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해외여행을 꿈도 못 꾸는 시절이지만, 국내에 외국 못지않게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다. 남해보물섬전망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며(연중무휴), 입장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