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줄거리
「스왕네 집 쪽으로(Du côté chez Swann)」라고 이름 붙여진 첫 권은 마르셀의 유년기에 대한 기억으로 시작한다. 그가 매년마다 부모와 함께 콩브레에서 보냈던 여름 휴가의 기억들이 그려진다. 마르셀이 이 초창기 시절에서 떠올리는 유일한 기억은 잠자리에 들기 전의 인사를 거부했던 연극이다.
그 집안의 친구인 스왕이 저녁마다 찾아오면 당시 열 살배기인 마르셀은 어머니에게 받고 싶어했던 잘 자라는 뽀뽀도 받지 못한 채 어김없이 잠자리로 가야 했다. 어머니의 관심을 계속해서 잃게 되자 이것이 평생의 상처로 남게 되고, 그 내면적 상처는 이후 마르셀에게 여성에 대한 상실의 불안과 공격적 질투심이라는 형태로 남게 된다.
잠자리 인사의 에피소드가 유년기의 유일한 기억인 반면에, 저 유명한 마들렌 과자 맛의 느낌은 돌연히 유년기 당시에 있었던 인물들, 장소들과 더불어 그의 기억을 다시 살아나게 만든다. 사랑받는 할머니, 고집 센 집안 하녀 프랑수아즈, 우울증을 보이는 레오니 고모, 서양산사나무 울타리, 콩브레의 교회 등까지 말이다.
제1권의 2부는 「스왕의 사랑」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그는 예술 애호가 스왕과 아주 수상한 소문이 떠도는 부인인 아름다운 오데트 드 크레시 사이의 연애담을 서술한다.
그 둘은 베르뒤랭 부인의 살롱에서 만난다. 그 살롱은 상류 시민층이 모이는 곳으로 귀족들이 모이는 게르망트 살롱과 함께 소설에서 사회적 배경의 초점을 이루는 곳이다. 스왕은 오데트가 자신을 속였다고 의심하고 엄청난 질투심에 시달린다. 그의 사랑이 식었을 때 그는 오데트와 결혼한다.
「스왕의 사랑」은 아마도 프루스트의 소설을 처음 읽으려는 사람이 먼저 떼어 읽어볼 수 있는 부분으로 가장 적합할 것이다. 이 부분은 그 자체로 완결된 이야기를 형성한다. 화자의 탄생 시기에서부터 시작하는 이 부분은 소설의 모든 부분들 중에서 통념적인 독자의 기대에 가장 상응하는 곳이다.
제2권의 제목은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À l'ombre des jeunes filles en fleurs)」다. 사춘기로 들어선 마르셀은 난생 처음으로 성적인 경험을 하게 되고, 스왕의 딸인 새침떼기 질베르트를 샹젤리제에서 재미 삼아 만나 잊지 못할 사랑에 빠지게 된다. 천식에 시달리던 마르셀은(프루스트도 그랬다) 열일곱 살 때 그의 할머니와 함께 노르망디 해변의 발베크로 해수욕을 하러 간다. 그곳에서 그는 로베르 드 생 루를 사귀게 된다. 생 루는 대단히 매력적인 젊은이인데, 훗날 동성애적 성향에도 불구하고 질베르트와 결혼한다. 마르셀은 생 루의 삼촌 샤를뤼 남작도 만나는데, 그는 이후 동성애를 통해 치명적인 결과를 맞이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르셀은 발베크에서 자신의 본격적인 사랑의 주인공 알베르틴을 만나게 된다. 마르셀이 그녀를 처음 본 것은 그녀가 여자 친구들과 함께 있던 해변 거리에서였다. 그는 아름답고 활동적이고 현대적인 젊은 여성을 발견하고는 아주 놀란다.
제3권 「게르망트가의 사람들(Le côté de Guermantes)」에서는 마르셀이 그의 부모와 함께 파리로 이주한다. 그들은 이제 게르망트 저택에 속하는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마르셀은 (늘 그랬던 것처럼) 먼발치에서 게르망트 공작 부인을 사랑한다. 마침내 그 부인을 만났을 때 그는 (역시 늘 그랬던 것처럼) 실망한다. 당시 사회생활의 중심인 살롱의 끊임없는 대화 소재는 유대인 대위 드레퓌스 사건(드레퓌스라는 유대인 대위가 군 당국이 조작한 증거를 근거로 국가반역죄 판결을 받았다가 혐의를 벗고 석방되자 사회에서 반유대인 물결이 일어났던 사건옮긴이)이다. 드레퓌스는 1894년 이른바 모반죄라는 혐의를 쓰고 유형지인 섬으로 유배되었다. 이 사건은 당시 프랑스 내정에 위기를 불러일으켰다.
제4권 「소돔과 고모라(Sodome et Gomorrhe)」의 주요 테마는 동성애다. 처음에 마르셀은 우연히 샤를뤼 남작의 동성애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다. 남작은 이 동성애 사건으로 점차 파멸의 길로 들어선다. 그 사이 알베르틴을 다시 만나게 된 마르셀은 그녀 역시 동성애적 성향이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
제5권 「갇힌 여인(La Prisonniére)」에서 마르셀은 알베르틴을 자기가 있는 파리로 불러들인다. 그녀는 그의 집에서 기거한다. 알베르틴이 외출하면 그는 질투심에 불타 그녀를 감시한다. 소유욕에 사로잡힌 마르셀의 태도 때문에 알베르틴은 어느 날 아침 그 집을 떠나고 만다.
그 다음 제6권 「사라진 알베르틴(Albertine disparue)」에서 마르셀은 친구 생 루에게 알베르틴을 수소문하여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결국 마르셀은 알베르틴이 승마를 하다 사고가 나서 치명적인 중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제7권이자 마지막 권인 「되찾은 시간(Le Temps retrouvé)」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전쟁이 끝난 후에 마르셀은 게르망트 공작 저택으로 마티네를 방문한다. 그 집의 서재에서 마르셀은 문득 시간이 흐르는 것을 기억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르셀은 이런 깨달음을 오래 간직하기 위하여 소설을 쓰고자 결심한다. 그래서 프루스트의 소설은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처음으로 회귀하게 된다. 마르셀은 이 소설을 쓰게 되고, 이 소설을 읽고 있는 독자는 비로소 독서를 마치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