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항해하는 자들을 다 네게 주셨다!(행27:23-44)
갈등
1. 어둠이 내려앉은 바다, 거센 파도가 배를 덮쳤습니다. 거친 바람은 배의 돛을 찢어놓고, 사방에서 밀려오는 물보라는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렸어요. 바다는 마치 괴물이 된 듯 배를 집어삼키려 했습니다. 사방에서 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배 안의 바닥은 바닷물로 가득 차 발이 잠겼습니다. 사람들의 비명은 폭풍 소리에 묻혀 사라졌고, 그들의 눈에는 두려움과 절망만이 가득했습니다. 바다 한가운데,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구분되지 않는 절망의 밤. 선장은 별도, 달도 보이지 않는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탄식을 내뱉었습니다.‘우리는 방향을 잃었다!’배는 이제 그저 바람에 떠밀려갈 뿐이었습니다. 그때 배 안에 있던 한 사람이 조용히 일어났습니다. 그는 창백한 얼굴의 동료들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우리는 모두 살아날 것입니다. 내가 믿는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오늘을 사는 우리도 이런 폭풍 한가운데에 서 본 적이 있지 않습니까? 삶이 갑자기 흔들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으며, 모든 희망이 사라진 듯한 그런 순간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 폭풍 속에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일하시는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믿음을 붙들어야 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는 사도 바울과 함께 그 폭풍 속의 배로 들어가 봅니다. 절망 가운데서도 소망을 붙든 그의 믿음과 하나님의 약속을 통해, 우리 자신의 인생의 폭풍을 이겨낼 길을 발견할 것입니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닻은 지금 얼마나 견고하게 매여 있습니까?
2. 사도 바울은 가이사랴 감옥에서 2년이나 지내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습니다. 바울은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남은 계획은 한 가지, 로마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임을 알았어요. 그는 때가 온 것을 알았고, 베스도 총독에게 자신이 로마 시민으로서 가이사-로마 황제에게 상소한다고 선언했습니다. 바울이 드디어 로마로 향했습니다. 멋진 전도자의 모습이 아니라, 죄수 가운데 한 사람으로요. 가이사랴에서 로마까지 교통편은 배였습니다. 바울과 죄수들을 이송하는 책임은 백부장 율리오가 맡았습니다. 바울과 일행이 배편으로 로마로 향한 것은 금식하는 절기-9월 말부터 10월 초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때는 지중해를 건너가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가 배를 타고 세 차례 전도 여행을 경험을 한 바 있어요. 바울은 항해 경험을 바탕으로 백부장과 선장, 선주에게 출항을 미루자고 제안했습니다. 9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항해가 위험하였습니다. 선주와 선장은 항해를 주장하였고, 백부장은 바울의 말보다 선주와 선장의 말을 듣고 무리한 상황에서 항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유라굴로라는 광풍이 불면서 여러 날 해도 별도 보이지 않고 구조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밥을 먹지도 못하고 기진했습니다. 바울은, 내가 그레데에서 출항하지 말자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습니다.
갈등 심화
3. 사도 바울을 비롯해서 276명이 탑승한 배가 타격과 손상을 입고 몰살할 상황이었습니다. 이 위기 가운데 하나님께서 개입하셨어요. 여러분은 언제 삶의 폭풍을 경험하셨습니까? 모든 것이 흔들리고,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지 않으셨나요?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임하셔서, 276명 가운데 한 명도 실종되지 않을 것이고, 배만 파선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바울은 배에 탑승한 모든 이들을 향해서 24-25절,“바울아 두려워하지 말라 네가 가이사 앞에 서야 하겠고 또 하나님께서 너와 함께 항해하는 자를 다 네게 주셨다 하였으니, 그러므로 여러분이여 안심하라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라.”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데 잘 훈련되었습니다. 그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지난 20여 년 전도의 여정 속에서 여러 차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고, 그대로 이뤄진 경험을 했어요. 로마로 향하는 배가 풍랑 때문에 좌초될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말씀해주셨고, 바울은 자기가 들은 말씀을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했습니다. 이것이 증인입니다. 바울은 자기가 들은 말씀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는다고 사람들 앞에서 선언했습니다. 하늘에서 온 지식은 100% 그대로 이뤄집니다. 우리 교회는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주기적으로 경험하는 일입니다.
4. 사도 바울을 비롯한 276명에게 유일한 소망은 한 섬에 걸리는 것입니다. 유라굴로가 불어닥친 지 열흘이 지나자 사람들의 얼굴은 창백해지고 손은 떨리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모두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습니다. 열나흘째 되는 날 밤에 자정쯤 되어 사공들이 어느 육지에 가까워지는 줄을 짐작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선포되고 때가 되면 이뤄집니다. 육지가 가까이 오며 바울은 33-34절,“날이 새어 가매 바울이 여러 사람에게 음식 먹기를 권하여 이르되 너희가 기다리며 먹지 못하고 주린 지가 오늘까지 열나흘인즉, 음식 먹기를 권하노니 이것이 너희의 구원을 위하는 것이요 너희 중 머리카락 하나도 잃을 자가 없으리라 하고.”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 비전을 받은 자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본을 보여주었습니다. 276명이 한 명도 다치지 않고 다 생존하여 로마까지 갈 것이니, 거기에 합당한 대처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들이 인근 섬에 안전히 가려면 음식을 먹고 힘을 내야 했습니다. 바울은 35-36절,“떡을 가져다가 모든 사람 앞에서 하나님께 축사하고 떼어 먹기를 시작하매, 그들도 다 안심하고 받아 먹으니.”바울이 떡을 들어 축사하고 떼어 사람들에게 건넬 때, 그들의 손은 떨렸지만, 눈빛에는 다시 희미한 생명이 깃들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여전히 거세게 불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안전한 항구에 정박한 듯한 평안을 느꼈습니다. 이것이 리더십-지도력입니다. 여러분 리더십의 정의가 무엇입니까? 하나님은 왜 이때 이곳에서 바울을 통해서 이 일을 행하셨을까요?
실마리
5. 세상은 전문가에 의해 이뤄지지 않고 하나님에 의해서 이뤄집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 특별한 부르심을 받았어요. 그의 인생이 순탄하지 않았고 부활하신 예수님과 만나며 드라마틱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일은 종교적인 신비를 드러내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주도하는 역사를 이뤄가시는 과정 이야기입니다. 바울은 이미 지난 20여 년을 복음 전도자로 살아가면서 오직 주님 안에서 살아가는 매일의 삶이었습니다. 바울의 신앙고백이 가장 잘 나타난 말씀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갈2:20입니다.“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바울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철저히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으며 살았어요. 나는 죽고 그리스도만 나타나시는 삶-복음 전도자의 기본을 잘 실천했습니다. 바울이 로마로 가는 길이 시작되었습니다.
6.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능력을 따라 살기도 했지만, 상식을 따라 살았습니다. 바울은 누구보다 로마에 가기를 갈망하고 기다렸어요. 하지만, 지중해를 항해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때에(9월 말부터 11월 초) 좀 미루자고 백부장과 선장과 선주에게 말했습니다. 이것은 상식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태풍이 불어오는 때 배를 운항하지 않습니다. 선장과 선주는 그래도 배를 한 번 더 운행해서 이득을 얻고자 항해를 강행했습니다. 백부장은 선장과 선주의 말을 듣고 말았습니다. 만약 바울의 제안을 따랐다면 배가 파선되고 276명을 구조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사와 섭리는 사람들이 상식을 어기고 이득을 따라 움직이는 틈에서 이뤄졌어요. 배가 파선되고 인명을 상실할 위기 가운데, 하나님께서 놀랍게 개입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말씀하시고, 그것을 행하시고 성취하시는 분입니다.(렘33:2)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배는 파선되겠지만, 사람은 한 명도 다치거나 실종되지 않을 것이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비전을 그대로 사람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음식을 먹고 인근 섬에 안전하게 도착하도록 권했습니다.
7. 하나님께서 날씨와 배를 통해서 이 일을 행하신 것은 사도 바울의 영웅 만들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울이 로마에 죄수의 몸으로 도착하면, 그에게 와서 복음을 들을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하지만,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바울을 통해서 배가 파선되는 상황에서 276명이 한 명도 다치지 않고 100% 구조가 된다면 달라집니다. 이것은 엄청난 리더십-지도력입니다. 여러분 리더십이 무엇입니까? 리로이 아임스는 네비게이토 선교회의 리더십 전문가였습니다. 그는 『당신도 영적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책에서 리더십을 하나님이 함께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아임스는 리더십의 크기는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모세의 리더십은 하나님께서 모세와 함께 하신 정도이고, 다윗의 리더십은 하나님께서 다윗과 함께 하신 정도입니다. 이때 바울의 리더십-하나님이 함께 하셔서 276명 모두를 구조한 일은 이후 로마 사회에서 한동안 회자되었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진 일이 되었어요. 이 일을 계기로 바울이 로마에 도착했을 때 크게 환영을 받았고, 바울을 찾아와서 대화와 만남을 요구한 이들이 많았습니다.
복음 제시
8. 사도 바울은 이후 로마 감옥에서 빌립보교회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는 빌1:12,“형제들아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바울이 당한 일은 복음을 전파하다가 유대인들의 무고로 지금 로마 감옥에 갇혔어요. 감옥이라기보다는 요즘 말로 하면 가택연금이었습니다. 작년 여름에 제가 우간다와 독일 선교지 순회사역을 마치고 귀국 길에 경유지였던 로마에 갔다가 이곳을 직접 방문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바울이 당시 세를 얻어서 살던 집인데, 지금은 그것을 기념하는 교회가 되었어요.
사도 바울이 로마 시민이었기에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이곳에 머물렀습니다. 군인들이 집 앞에서 지키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했습니다. 로마인들이 바울의 이 집을 많이 찾아왔어요. 바울의 무용담을 듣고 싶어서요. 바다 위에서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떻게 276명 한 명도 상하지 않게 다 구조했느냐? 리더십에 관심이 있던 상류층 사람들, 정계와 군인으로 출세하기 원했던 이들이 바울에게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이 일로 바울은 가만히 앉아서 셀 수 없이 많은 로마인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여러분은 바울처럼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을 굳게 붙잡고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아직도 두려움 속에서 길을 찾고 있습니까?
기대
9. 금년 한 해 동안 주일예배 때 사도행전을 보고 있습니다. 다음 주일에 28장을 마지막으로 마칩니다. 사도행전을 읽고 나누며, 초대 교회를 세우신 성령께서 오늘 우리 포항 빛내리교회와 같은 개척교회들이 잘 자라가고, 또 오래된 기성교회들은 침체에서 벗어나 새로운 부흥의 시대를 기대하고 왔어요. 복음 전도나 선교를 하고 교회를 세우는 일은 하나님의 일이요 성령님의 사역입니다. 여러분이 처한 삶의 배는 지금 어떤 바다를 지나고 있습니까? 폭풍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십니다. 그분은 바울과 함께하셨듯이,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이제 우리의 닻을 그분의 약속에 내리고, 믿음으로 항해를 계속합시다.
사도 바울이나 베드로 등이 위대한 것이 아니고 그들을 사용하신 하나님이 위대하십니다. 사도행전을 이것을 마지막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와 여러분, 한국교회 성도들 모두 사는 날 동안 바울과 베드로와 같이 이 땅에서 복음 전하는데 귀하게 쓰임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가정에서, 직장에서, 혹은 교회에서 하나님이 여러분에게 주신 리더십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리더십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