流芳百世 遺臭萬年
유방백세 유취만년
좋은 향기는 백세(백대)를 가고 나쁜 냄새는 만년을 간다
"유방백세(流芳百世), 유취만년(遺臭萬年). ‘향기는 백대에 걸쳐 흐르고, 악취는 만년에까지 남겨진다’는 뜻인데요.
즉, 유방백세는 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까지 길이 전해져 후세에 남는 것을 말합니다. 유방백세는 유방천추(流芳千秋)라고도 합니다.
유취만년(遺臭萬年)은 그와 반대되는 성어로 나쁜 이름을 후세에 오래도록 남긴다는 말입니다. 냄새나는 이름을 만년동안 남긴다는 뜻이지요.
어떤 사람은 살아생전에 착한 일을 하고 덕을 쌓아 그 꽃다운 이름을 오래도록 역사에 기억되도록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일생동안 욕심을 채우느라 별의별 짓을 다해 두고두고 남의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어떤 사람은 향기로운 이름을 역사에 남겨주고 어떤 사람은 오명을 두고두고 역사에 떨치게 되는 것일까요. 사실은 간단한데 바로 ‘마음’ 하나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바로 마음이 욕심을 어떻게 따르고, 조절하는가에 따라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옛 사람들은 마음을 다스리는데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고려말엽, 충혜왕 때의 학자이자 명신인 매운당(梅雲堂) 이조년(李兆年)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조년은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제, (梨花月白三更天)’란 시조의 작자이기도 하지요.
그에게 형이 넷이 있었는데요. 바로 백년, 천년, 만년, 억년이었습니다.
조년이 소년시절에 형 억년과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서울 한강 가 한적한 길을 가다가 우연히 길가에서 금덩이 두 개를 주웠고 크게 횡재한 형제는 하나씩 나눠 가졌습니다.
넉넉지 못한 살림에 금덩이를 주웠으니 그야말로 일확천금의 행운을 만난 것이지요. 형제는 기쁨에 들떠서 길을 재촉해 양천나루를 건너게 되었습니다.
양천나루에서 나룻배를 타고 건너가던 조년은 문득 금덩이를 강물 속으로 던져버렸습니다.
“아니 어찌 된거야!” 놀란 억년이 소리쳐 물었습니다.
“형님, 금덩어리를 버리고 나니 내 마음이 편해 졌어요. 금덩어리를 주워 형님과 나눠 갖고 줄곧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형님이 아니면 두 개다 내가 가질 수 있었는데 하는 욕심이 생기고 형님이 원망스럽고 다시 빼앗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어요. 우애 좋기로 소문난 우리 형제인데 금덩어리 때문에 원수가 될 것 같으니, 옛 사람의 말이 거짓이 아니더군요. 황금이 요물이라더니 마음을 어지럽히더군요. 그래서 버렸답니다.”
이 말을 들은 억년도 황금을 강에 던져 버리며
“아우 말이 맞네. 나도 그런 마음이 들었다네. 금덩어리로 인해 우리 사이가 하마터면 금이 갈 뻔했네 그려.” 두 형제는 마주보며 껄껄 웃었습니다.
후세사람들은 이 양천나루를 금덩이를 던진 나루란 뜻으로 투금탄(投金灘)이라 했습니다.
후에 조년 형제들은 하나같이 영달하였고 유방백세, 꽃다운 이름을 남겼습니다. 황금 때문에 마음을 어기고 우애를 해쳤다면 오형제가 모두 영달했을까요?
돈 때문에 종종 불행한 소식들을 듣고 있노라면 이 일화가 생각납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입가에 미소가 어리게 하는 일화이지요.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실천하며 마음의 때를 씻어 낸다면 날마다 새로워지고 날마다 좋은 날이 되지 않을까요?"
http://m.soundofhope.kr/m/bbs/board_view.php?bbs_code=bbsIdx63&channel=&wagent=&num=21361&page=3&keycode=&keyword=&auth=&mo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