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를 보면 수없이 많은 여자들이 등장하는데, 이름 뒤에 「뇨고(女御)」니 「고이(更衣)」같은 말이 붙어 있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바로 그 여자의 후궁, 궁녀로서의 계급을 의미하는 말이랍니다. 그래서 이런 용어들을 잘 알아야 주인공들의 신분이나 성격을 바르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선 천황의 후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당시 천황은 수많은 후궁들을 거느릴 수 있었는데, 거기에도 철저한 계급제도가 있었답니다. 『겐지모노가타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이 용어들은 꼭 알아둡시다.
1. 皇后(こうごう)- 「고고」라고 읽음
황후, 즉 천황의 정실부인이란 뜻이므로 후궁 중에서도 최고지위를 뜻하는 것으로, 천황과 동등한 대우를 받습니다. 일반적으로 뇨고(女御)들 중에서도 단 한 명밖에 될 수 없었고, 황후가 될 수 있는 조건은 대신의 딸이라야 했습니다. 만약 대신의 딸이라면 황자(皇子)를 낳지 않아도 황후가 될 수 있지만, 황자(皇子)를 출산한 황후는 그로 인해 대단히 유리한 입장에 놓이게 되는 거죠. 그리고 황자(皇子)가 황태자라도 되는 날에는 최고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결국 뇨고(女御)들은 이 황후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 中宮(ちゅうぐう)- 「주구」라고 읽음
중궁이란 뜻인데, 이는 황후와 비슷한 지위로 황후의 별칭이라고도 볼 수 있죠. 무라카미(村上)천황의 후궁인 안시(安子)가 황후가 되었을 때는 황후의 별칭으로 사용했었고, 이치조(一?)천황의 후궁인 데시(定子)의 경우는 전의 천황의 황후가 있었기 때문에, 황후와 중궁을 따로 분리시켜 중궁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이 중궁 역시 황후만큼 되기 힘들었습니다.
3. 女御(にょうご)-「뇨고」라고 읽음
황후나 중궁은 특별한 계급이니 제외하고, 천황의 일반 후궁들 사이에서 신분이 제일 높은 축에 속하는 것이 바로 이 뇨고(女御)입니다. 황태자나 대신의 딸과 같은 높은 신분을 가진 집안의 딸만이 뇨고(女御)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일단 이름 뒤에 이 단어가 붙어있으면 일반 후궁 중에는 그래도 비교적 신분이 높은 사람이라고 떠올리시면 됩니다.
4. 更衣(こうい)- 「고이」라고 읽음
천황의 후궁 중 뇨고(女御) 다음가는 지위를 가진 후궁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다이나곤(大納言) 이하 계급의 딸이 후궁이 되면, 고이(更衣)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이렇듯 고이(更衣)는 결코 천한 신분의 후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에서는 워낙 최고의 귀족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후궁 중에서도 비교적 낮은 신분으로 인식되어지고 있습니다. 겐지의 친어머니인 기리쓰보코이(桐壺更衣)는 신분이 낮은 주제에 천황의 총애를 독차지했다고 하여 미움을 받았습니다.
5. 御息所(みやすどころ)- 「미야스도코로」라고 읽음
원래는 「천황의 침실」이란 뜻으로, 이는 뇨고(女御)나 고이(更衣) 중에서도 황자(皇子)나 황녀(皇女)를 낳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지위입니다. 그러나 『?花物語』를 보면, 천황의 자식을 놓지 않은 사람도 「미야스도코로(御息所)」라고 부르는 예가 있는데, 이처럼 뇨고(女御)나 고이(更衣)보다 낮은 신분의 천황의 후궁을 일컽는 말이기도 했습니다.
6. ?侍(ないしのかみ)- 「나이시노카미」라고 읽음
「나이시노 쓰카사(內侍司)」의 장관급에 해당하는 직위로, 후궁과 여관(女官)들의 중심적 존재를 말합니다. 본래 5位 정도의 신분이었지만, 점점 신분이 높아져서 나중에는 3위 정도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뇨고(女御)의 신분이 3∼4위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 높은 신분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나이시노카미(?侍)는 황후나 중궁이 되는 일이 극히 드물었습니다.
후궁을 모시는 시녀.
이제까지는 천황을 모시는 후궁들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에는 이렇게 신분높은 후궁들 이외에도, 그 후궁들을 모시는 궁녀나 시녀가 많이 나오고, 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그것도 같이 알아두어야 겠습니다.
7. 女房(にょうぼう) - 「뇨보」라고 읽음
현대 일본어에서도 이 단어가 쓰이고 있는데, 뜻이 전혀 다릅니다. 지금은 아내를 뜻하는 말이지만, 당시에는 일종의 「시녀」격의 여자를 일컽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까지 제가 말씀드렸던 천황을 직접 모시기 위한 신분높은 후궁들과는 레벨이 다릅니다. 이 뇨보(女房)는 후궁보다 레벨이 확 떨어져서 후궁이나 궁중의 각종 잡일을 맡는 궁녀나 시녀를 말하는 겁니다. 물론 시녀격이라고는 하지만, 신분높은 사람들의 바로 측근에서 모든 일을 대신 처리하기 때문에, 교양도 있고 똑똑하며, 어느 정도 신분도 있는 여자라야 했습니다.
신분이 높은 후궁일수록 시녀가 많습니다. 하루종일 거의 방에서 꼼짝도 하지않는 후궁들의 신변의 모든 일처리는 물론, 구애해 오는 귀공자가 있을 때 편지를 선별하거나 편지 심부름을 하고, 두 사람이 잘 성사되도록 이끌어주는 것도 다 이 뇨보(女房)가 하는 일이니, 대단히 중요한 인물입니다. 또 신분높은 아가씨들은 거의 외부에 얼굴을 보이는 일도 없었고 외출하는 일도 없었으니, 그 아가씨가 인물이 아름답다거나 편지를 잘 쓴다거나 하는 소문을 외부로 퍼트리는 것도 뇨보(女房)들이 담당했답니다. 그래야 그런 소문을 듣고 귀공자들이 구혼을 해 오게 되거든요. 그 외에도 아이들의 교육이나 유모 등도 바로 이 뇨보(女房)가 맡았으니, 실제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는지 알수있습니다. 이 뇨보(女房)의 구체적인 지위로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에 보이는 것은, 「묘부(命婦)」「온나쿠로도(女藏人)」「뇨칸(女官)」 등이 있습니다.
첫댓글 죄송하지만 일본 천황이라고 하지 마시고 그냥 국왕이라고 해주세요. 아니면 일본 왕 이렇게요.. 그놈이 하늘의 왕이 아니잖습니까. 그냥 왜놈 이라고 하셔도 되는데 -_-ㅋ
제 글이 아니라서요. 이미 앞에서 밝혀듯이 출처는 네이버 지식인입니다. 제가 쓴 글이 아니라서 수정할 수 없습니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