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화면
- 박진옥
눈부셔
푸른 하늘 향해
초록의 풀밭 위에 두 손 꼭 모으는
저 이!
어머니의 오랜 비나리 습관처럼
맛난 내음 달고 사는 단련된 숙수처럼
하나의 단추
따닥, 클릭하면
기다렸다는 듯 깨알들의 소식 쏟아지는
출렁거리는 시곗바늘
하루라는 이름으로 내게 오는 당신에게
가끔 흥부의 박 속 기대하기도
새벽 개울 소리와 풀벌레 야무진 재잘거림
늙은 소나무 빈 가지 까치 한 마리는 덤
아침,
주위를 밀봉한 채
붉은 심장은 환해지는
컴퓨터, 하루를 연다
-시집 『어스름, 그 골목 들어서면』(시산맥,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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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폭염주의보와 집중호우주의보가 같이 쏟아지는 계절입니다
처서를 앞두고 하지감자를 캔 자리에 김장 배추와 무를 심으려니
무더위를 피해 새벽녘에 텃밭으로 나가 모기떼를 만나고 있습니다^*^
눈뜨자말자 컴퓨터를 먼저 켠 뒤에 아침 일부터 해결하는 습관을 어쩔 수 없네요
바탕화면에는 큰애네 식구들과 같이 찍은 사진이 반겨줍니다
가족 모두와 찍은 사진이 없는 것도 아닌데
예전부터 있던 것이어서 그냥 두었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큰애네와 같이 했던 기억으로 또 다른 가족들 안부를 궁금해 합니다
깨알같은 세상 소식은 쌓아둔 채로 여명이 내리는 텃밭으로 향합니다
오늘 김장배추 한 판 110 포기를 심을 생각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