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과 해병대에서 창군 이래 70여년간 사용해온 모포와 포단이 솜이불 등으로 대체된다. 부실급식과 열악한 병영 환경 등으로 지적돼온 부대 식당과 생활관도 시설 증·개축이 이뤄진다.
국방부는 지난 9일 열린 민·관·군 합동위원회 ‘장병 생활여건 개선 제2차 분과위’에서 올 하반기 육군·해병대 각 1개 부대를 대상으로 상용 이불류를 도입해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11일 밝혔다. 군장 결속품으로 사용하는 모포 대신 4계절용 침낭을 개발해 보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군 당국에 따르면 병사 수가 많은 육군과 해병대에서는 유사시 주둔지를 떠나 야외에서 생활해야 하는 특성으로 인해 70년이 넘도록 모포와 포단 형태로 침구류를 사용해왔다. 까칠한 모포를 덮고 자는 장병들의 수면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자주 세탁을 할 수 없는 모포는 위생 면에서도 호흡기나 피부 질환 유발 가능성 등에 문제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공군은 1974년, 해군은 1999년부터 상용 이불류를 도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국방부는 11일 육군과 해병에서 사용해온 모포와 포단을 솜이불 등으로 단계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장병들은 입대 전 사용했던 이불류와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모포와 포단 사용에 대해 불편함과 거부감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상용 이불류 도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장병들의 약 86%가 이불류 도입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침구류가 이불류로 교체될 경우 장병들이 모포를 마주 잡고 먼지를 털어내거나 접어서 군장을 꾸리는 모습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원회에서는 부실 급식 개선을 위한 논의도 이어졌다. 조리병들을 위한 실질적 복무여건 개선 문제도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국방부는 우선 육군 조리병의 편제 확대 등을 통해 실제 조리 인력을 1000여명 늘린 8870여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부대 부식·취사장 관리와 예산 집행 등을 담당하는 급양관리관은 현 590여명에서 1070여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후반기 영양사 47명을 새로 채용하고 사단급 부대에 배치해 앞서 발표한 ‘선 식단 편성, 후 식자재 구매’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훈련병들이 생활하는 병영시설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생활관 개선을 위해 2029년까지 5개 연대 신축, 2개 연대 증·개축 등 7개 연대 전체에 대한 시설개선을 추진한다. 아직 침상형을 사용 중인 훈련소 내 3개 연대 생활관을 침대형으로 교체하는 사업도 내년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