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견의 추억
벌써 먼 옛날이 되었네.
2000년도 중반쯤 임동철이 건강히 살아있었을때
아마도 그때가 우리 일육회의 전승기가 아니었나 싶네 .
놀기 좋아하고 인심좋은 동철이는
툭하면 여친들을 모아서 일을 벌렸었지.
서울근교는 물론 원거리도 불사하며
멀리 삼천포로 하동으로 강원도 속초로 후포로
여생도들을 이끌고
직접 운전을 자청해서 1박까지 마다않고 돌아다녔었다.
어느해 여름
안동을 거쳐 풍기를 갔었을 때가 있었다..
풍기역전에 꽤나 유명하다는 고깃집에 들러
맛난고기까지 푸짐히 구어 먹이고는
모두 함께 시장 구경을 나갔다.
마침 장날이라 시골 장터는 시끌벅적거렸고
우린 옛시절로 돌아간듯 정겨운 풍경들 속에서
아이처럼 즐거워하며 시장바닥을 돌아다녔었다.
그중 가장 우리 눈에 많이 띄는건 인조견 가게라
눈이 가는곳마다 자그마한 가게들이
도처에 다닥다닥 붙어있었고
인조로 만든 각종 옷들이 가게마다 잔뜩 걸려 있었었다.
풍기가 인조견이 특산품이란걸
그때사 알게 되었던거 같어,
그 중 인조견 공판장이란 간판을 보고 들어간 가게,
넓은 가게안에는
인조로 만든 각종 옷들과 이불호청들이 가득 쌓여있었다.
하얀 인조꼬장주 하나에
이 삼천원에서 최대가 오천원,
인조속옷 등거리까지 포함해서 만원이면
몇가지를 느끈히 살수가 있었었지
그때만 해도 만원의 가치가 제법 쏠쏠하던 시절이었던 갑다 그치?^^
지금처럼
인조로 부라우스, 원피스, 겉바지등을 만들어 입는다는건
그땐 상상도 못했을 때고
인조의 쓰임새가
겨우 속옷정도와 홋이불 정도였던 때 였는데도
워낙이 많이 있는걸 보니 신기했었던 기억이 난다.
17~8년이 지난 지금
특히 칼라풀하게 다양한 색깔과 무늬를 넣어서
비단처럼 고급화시킨 인조견으로
외출복을 만든 상품들이 이리 다양하게 나올줄은
그 당시는 도저히 상상을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세월의 흐름속에서
사람들의 기발한 생각과 노력들이
인조견을 무한변신시켜 가치와 위상까지 올려놓았으니
풍기의 인조견장인(?)들의 쾌거에 박수를 보낸다 ㅎㅎㅎ
어쨋든 세월과 함께 이렇게 변해 왔는데도
난 지금껏 여름만 되면
그때 그시절에 풍기에서 산
무늬없는 하얀 인조 꼬장주에 등거리를 입고 잠을 잔다.
그러면서
그 옛날 할머니와 엄마의 모습을 내안에서 찾는다.
보드러운면서도 서늘한 촉감과 안입은듯한 맨질한 느낌이
세상에서 이것같이 기분좋고 편할 수가 없다.
기나긴 세월에 이제는 낡고 닳아서
눈만 흘겨도 찢어져 버려 버린것도 있지만
그래도 몇개는 아직도 멀쩡해서
10여년은 더 입을수 있을것 같아 아껴 입는 중이다.
살살 달래가며 입으면
아마도 죽을때까지도 입을수 있을지도 모르지..ㅋㅋ
이 옷을 입을때마다 가끔씩 그 때를 떠올리며
아련한 추억에 빠져들곤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동철이가 우리 여친들한테
참 좋은 일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 시절의 좋은 기억들을 추억하며 미소지을 때가 있으니까
이런 정겨운 추억을 남겨주고 떠난
고마운 친구도 있었던걸 생각하면
우린 그래도 친구운이 참 좋은편이야 그치?^^
며칠전 TV 를 보다가 우연히 체널을 돌렸더니
홈쇼핑에서 풍기 인견옷 선전을 하고 있다.
잠깐 체널을 고정하고 보고있는데
옆에서 남편이
" 왜? 보기만 해 ? 마음에 들면 사. 내가 사줄께 " 한다.
생각없이 보다가 갑자기 사준다는 바람에
농담같이 한 말을 난 진담으로 듣기로 했지. ㅎㅎ
무늬도 색깔도 괜찮고 시원하고 편할꺼 같은데다 가격까지 착하고
또 거기다가 사주기까지 한다니 이게 웬 횡재라 ?
갑자기 마음이 급해진다
시간을 지체하면
남편의 마음이 변할지도 모르니 당장 저질자.
아주 재빠르게 주문을 했지롱 ~ ^^.
그리고 이틀뒤
도착한 인조견 옷, 알록달록한 부라우스에 곤색 통바지.
그 다음날 외출을 하며
아래 위 한꺼번에 같이 입고 나가면
너무 새옷 입고 가는거 같아 좀 부끄러바서
일단 바지만 입고 외출을 했어
맨 다리에 감기는 촉감이
어찌나 맨질맨질 보드랍고 시원하고 가벼운지...
아무것도 안입은거 같았지ㅋ
걸어가면서 몇번이나 아래를 내려다 보면서
아~ 입었구나!! 확인을 하며 혼자 웃었다네 .
이번 홈쇼핑은 대성공이여.
아직 여름이 중간쯤도 안온거 같은데
벌써 폭염이란 밀이 자주들리는거 보면
아마도 올여름은 더위가 더 기승을 부릴듯
예전과 달리 이젠 날씨조차 겁이 나고 자신이 없다.
여름 휴가니 뭐니 젊은이들이 찾는걸 보면서
나도 저럴때가 있었나 싶고
옛날 여름 휴가때 마다
꼭 함께 다녔던 엄마생각을 하며
우리엄마가 나보다는 나다니는걸 더 좋아하셨나보다 싶네
난 같이 가자는 말이 무섭던데..ㅎㅎ
그대들은 이 더운 여름 어찌들 잘 보내고 계시는가?
보고싶고 만나고 싶고 수다떨고 싶어서
가끔씩은 " 일 한번 별여봐? "
하는 생각도 문득문득 들 때가 있지만 이것도 잠깐,
이젠 귀찮은 생각이 먼저 들고 용기가 나지않아
아~ 이제 이런것조차도
용기가 필요한 거구나, 싶어 하연한 생각도 드네 ㅎㅎ
그렇지만 이런건
아마도 나이탓만은 아니고 날씨탓이 더 클거야 그치?
오늘이 중복 이라네
그러고보니 여름이 중간쯤은 왔나보네 ㅎ
초복에 낭패 본 물회를 교훈삼아 이번에는 정말 아무것도 안할라고....
이래도 되나, 싶어 영감에게 문자를 했더니만
그래도 된디야.
들어오는길에 나, 좋아하는 모카빵과 빙수 사오겠다고,, 어메 좋은거,^^
늙어보니 그래도 같이 사는 영감이 최고여~` ㅎㅎ
달랑 빙수하나에 넘어가설랑 ㅋㅋㅋ
모두들 올여름도 이겨 보세나
여름 한 중간에 더위를 많이 타는 친구가
첫댓글 "우린 옛시절로 돌아간듯?"
그리 먼 옛시절로 돌아갈것도 없이,
동철이 살아있을 때 그때까지 만이라도,
재우도 같이....
내가 전에 이런 표현을 했는지 모르지만,
향수기는 전혀 자랑하는 "티"가 안나면서,
자기 자신은 물론이요,
아들이나, 남편 등을 은근히 자랑하는 솜씨....
그냥 듣다가 보면 듣는 사람이 몹씨도 부럽게 만들거든
그런데,
그렇게 자기 자랑을 해도
지자랑을 못해 애쓰는 사람에 대해 느끼는
괜시리 부럽다 못해 얄미운,
뭐 그런 감정이 전혀 안드는게 향수기가 워낙 高段手여서 그런가?
"달랑 빙수하나에 넘어가설랑"
이걸 자랑이라고 하는거보니
넌 집에 들어갈때 늘 빈손으로
들어가는 모양 이네
구박 받을 짓 하지마
같이 살아주는 마누라가 얼마나
고마운데,,, 잘 해 ~~좀
내가 자랑을 제대로 하면
너 넘어가여 고만 ㅎㅎㅎ
영감 들어올때 난 손부터 보는데ㅎㅎ
내가 살찌는 이유가 다 있다니께 ^^
동철이의 기억은 좋은 기억이 많은데
재우 기억은 한쪽에서 혼자서 말없이
술만 마시는 기억만 있네
말못할 고민이 있어서 그랬나비여
넌 이제 술도 끊었나 ?
그게 궁금하네
홈쇼핑 옷 성공한 적이 거의 없는데 맘에 든 옷을 샀다니 축하할 일이로세
동철이가 여생도 델꼬 다닐 때 난 기간젠지 강산지 나가느라고 따라가지 못해 아쉬워했던 기억이 나네
TV보다가 옷 얻고 퇴근길에 마눌 좋아하는 빵, 빙수 사 들고 오는 남편~ 그야말로 [소확행]이구나
늘그막에 관계로 행복 누리는 자가 복이 있고 지혜로운 거지
이 참에 나도 아이스께끼나 꺼내 먹어야겠다
홈쇼핑에서 옷은 두번 사봤는데
다 인조견 이라 재작년에 산건
완전 성공, 이번꺼는 입고 보니
너무 크여 바꿀수도 없고 ㅜㅜ
그냥 입을라고,,, 바지는 크도
그런데로 입겠는데 윗도리는
조금 줄일까 하다가 재현아빠한테
혼났어 비싸지도 않한거 시원한맛에
집에서 입으면 되지 뭘 손을 대냐고
그러기로 했어 ㅎㅎ
일단 내가 인조를 좋아하긴 해여 ㅋㅋ
담배는 8년전에 끊었지만,
술은 못끊은게 아니라 안끊었는데,
매일 쐬주 반병씩 마시는데
더이상 못마셔서가 아니라 더이상은 안마시는데,
남들이 그러는데 "하루 반병은 보약" 이라데
@靜雲 무슨 그런 엉터리 정보를 ??
막걸리 한두잔은 약 된다는 소리는
들은거 같은데 ,,,
매일 마시는 소주가 무슨 보약?
술 마실려고 술꾼들이 만든 말이라
그것도 반병씩이나 소주를 매일 마시면 클나여 나이도 있는데 ,,,,
담배 끊은 의지로 술도 시도혜봐
건강한 노년을 위해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