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을 하다 보니 우리는 항상 행복하고 예쁜 사람들만 만나게 된다. 천사 같은 아기들, 화목한 가족, 인생에서 가장 달콤한 시절을 보내고 있는 연인들까지.
몇 해 전,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신부를 만났다. 결혼을 앞두고 유난히 수줍음과 웃음이 많던 그녀는 다른 신부처럼 화려한 드레스는 아니었지만, 가까운 사람에게 물려받은 듯한 깔끔하고 소박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예식이 얼마 안 남았을 때 이것저것 점검하다 보니 신부가 부케를 안 들고 있었다. 부케가 준비 안 됐냐고 묻자 신부는 조금 늦을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흔히 신부 친구들이 꽃집에 부탁하여 주문한 부케를 생각하며, 시간이 없으니 꽃집에 한번 전화해 보라고 했다. 하지만 긴장한 듯한 신부는 “늦지 않게 올 거예요” 할 뿐이었다.
예식 시간은 다가오고, 부케는 도착하지 않고…. 불안과 초조 속에서 예식 5분 전, 3분 전… 어쩔 줄 몰라 우왕좌왕하는데 남자 세 분이 허겁지겁 예식장에 들어서더니 신부에게 부케를 내밀었다. 그것은 금방 꺾어 온 듯한 엉성한 들꽃 뭉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세 명의 장정들은 신부의 시동생이란다. 새 식구를 맞이하는 선물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들꽃으로 직접 부케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새벽부터 서둘렀는데, 꽃꽂이 실력이 부족해서 늦었어요.”
옷과 신발이 온통 흙투성이가 된 시동생들의 말이었다. 꽃을 건네주는 손과 받는 손이 어쩜 그렇게 예쁘고 부럽던지.
평생에 한 번하는 결혼이라고 남보다 더 고급으로, 남보다 더 비싼 걸로 사 주려고 하는 사람들을 자주 봐온 우리에게 순식간에 너무나 많은 깨달음을 준 장면이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그 따뜻한 마음을 보니 그 집안 분위기가 얼마나 예쁠까 짐작이 간다. 축복받은 신부가 들꽃을 안고 당당하게 입장했던 것처럼 살아가는 동안 있을 어떤 역경도 둥글게 이겨 내고 예쁘게 살아가리라 믿는다.
장명숙 / 전남 순천시 장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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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님의 충성된 일꾼이 되길 원합니다
저두요. ^^* 좋은 하루 되세요. 샬롬~!!
봉서방님...항상 감사합니다...샬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