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글: 임정자
1998년 월간 [어린이문학]에 단편 ‘흰 곰인형’을 발표한 뒤로 지금까지 동화 작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은표주박 하나 주워서]는 도깨비의 은표주박을 주운 욕심쟁이의 욕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글에는 생태와 환경을 생각하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드러나 있습니다. 첫 동화집 [어두운 계단에서 도깨비가]를 낸 뒤, [무지무지 힘이 세고, 대단히 똑똑하고, 아주아주 용감한 당글공주][동동 김동][물이, 길 떠나는 아이][흰산 도로랑][마지막 수수께끼] 등 다수의 동화와 그림책 [내 동생 싸게 팔아요][누나와 남동생] 등을 썼습니다.
그림: 홍선주
이리저리 딴 곳을 기웃거리다가 책 속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린이책을 만들며 이모저모 세상을 새롭게 알아가는 것이 즐겁습니다.
[포도대장 장붕익, 검계를 소탕하다][너, 공주 부여에 있니?][소원을 그리는 아이][초정리 편지]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줄거리>
며칠 있으면 추석이에요. 순이네 엄마는 더욱 바빠졌어요. 친척들이 차례를 지내러 모두 순이네로 오거든요. 아빠는 논에 나가 햇벼를 베고, 엄마는 차례상에 올릴 음식들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할머니는 돌이를 업고 송편 소 만들 콩을 골라냈어요.
엄마는 온종일 바빴어요. 떡을 하고, 나물을 볶고, 생선을 찌고, 전을 지졌지요. 순이는 곁에서 열심히 심부름을 했어요. 엄마는 가끔 울 너머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어요.
드디어 차례가 끝나고 친척들이 돌아가자 순이네도 조금 한가해졌어요. 하지만 엄마는 제기도 정리하고, 점심상도 준비하느라 쉴 틈이 없었지요. 그때 할머니가 엄마에게 연지 마을 오리정에 다녀오라고 심부름까지 시켰어요. 엄마는 연지 마을에서 고개만 하나 넘으면 친정이 나오는데, 오리정까지만 심부름을 보내는 할머니가 야속했어요. 그런데 엄마가 할머니가 주신 보따리를 들고 순이, 돌이와 함께 오리정에 가자, 그곳에 외할머니가 나와 계셨어요. 알고 보니 할머니가 방물장수 편에 외할머니에게 반보기를 하러 오리정에 오시라고 미리 전했던 거예요. 엄마는 외할머니를 안고 펑펑 울었어요. 그리고 외할머니가 싸온 맛있는 다식을 함께 함께 나누어 먹었지요. 이렇게 시댁과 친정이 멀 때 경치 좋은 중간에서 만나는 걸 반보기라고 불렀어요. 순이와 엄마, 돌이가 다시 마을로 돌아오자 동네 큰 마당에서는 보름달 아래 강강술래가 한창이었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추석은 설날만큼이나 큰,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이에요. 음력으로 8월 15일, 동그랗고 예쁜 보름달이 휘영청 뜨는 날이지요. 가을의 한가운데 날이라고 해서 '한가위', 그리고 '가윗날'이라고도 불렀어요. 추석은 온 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송편도 빚어 먹으며 예쁜 추석빔도 입는 날이에요. 이날에는 조상에게 예를 다해 차례를 올리고, 다음 해에도 농사가 잘되기를 빌었어요.
추석에는 언제나 먹을 것이 푸짐하고 놀 거리가 많았어요. 농사일로 한창 바쁘다가, 곡식이 맛있게 익어 가는 추석 때가 되면 수확한 농작물로 풍족하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큰 잔치를 열어 풍년을 축하했어요. 씨름, 소놀이, 강강술래, 가마싸움, 거북놀이 등 다양한 행사와 놀이로 추석을 즐기며 가족, 친척, 이웃들이 모두 모여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요.
우리 조상님들은 예전부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는 말을 자주 썼어요. 한가위에는 먹을 것과 놀 거리가 넘쳐났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장 기뻐하고 즐거워했기 때문이에요. '1년 365일이 한가위처럼 늘 즐겁고 행복해라.'라는 소원이 이 말 속에 담겨 있답니다.
엄마 반 나도 반, 그리운 가족과 만나는 반보기
지금과 달리 옛날에는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고 나면, 양쪽 집안 사이에 교류가 많지 않았어요. 특히 시집을 간 여자들은 자유롭게 친정에 한번 가기도 어려웠어요. 농사를 지어 먹고살았기 때문에 집안일도 하고 농사일도 도와야 했던 며느리들이 집을 비우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답니다. 순이 엄마도 시집온 지 칠 년이 다 되도록 친정에 다녀오지 못 했을 정도니 얼마나 바빴는지 상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바쁜 중에도 추석과 같은 명절 무렵에 당일치기로 친정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묘책이 있었어요. 이게 바로 반보기예요. 반보기(半보기)는 양쪽 집이 멀 경우 친정과 시댁의 중간 지점에서 만나도록 했기 때문에 반보기라고 불렀어요. 그리운 가족을 만나서 눈물이 앞을 가려 가족이 반밖에 안 보인다하여 반보기라 부르기도 했대요. 한자로는 중로보기(中路보기), 중로상봉(中路相逢)이라고도 했지요. 유교사회였던 조선시대에 여자들이 친정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치 좋은 중간 지점에서 반나절 동안 친정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반보기를 할 때에는 맛있는 음식을 싸 가지고 갔어요. 오랜만에 딸을 만나고, 엄마를 만나니 그 기쁨이 컸을 거예요. 그래서 반보기를 하는 사람들은 순이 외할머니가 싸 온 다식처럼 특별한 음식을 가지고 와서 같이 먹고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어때요, 우리 조상님들 참 지혜로웠지요?
반갑고 설레는 우리 추석의 옛날 풍경
[엄마 반 나도 반 추석 반보기] 속에는 페이지마다 정겨운 우리 추석 풍경들이 가득가득 담겨 있어요. 순이네 가족이 추석을 준비하는 모습부터 추석빔 만들기, 송편 빚기, 소놀이, 씨름, 줄다리기, 반보기 그리고 강강술래까지 우리 조상님들이 추석을 얼마나 즐겁고 신 나게 보냈는지 알 수 있답니다. 우리 한옥과 한복 고유의 색과 멋을 살린 수채화 그림으로 따뜻했던 추석 풍경을 더욱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어요. 서울여대 사학과 정연식 교수님이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글과 그림을 모두 검수해 주셨어요.
달마루 시리즈 소개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신나는 호기심의 시작, [역사 속 우리 이야기 달마루] 시리즈
역사는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어린이들이 '역사 공부'라고 하면 금세 도리질을 합니다. 뜻 모를 사건이며 지명, 어려운 유물과 인물의 이름들, 난무하는 연도......, 역사를 다루면서 불가피하게 열거되는 개념어들에 보기만 해도 딱 숨이 막힌다고 합니다. 뜻도 의미도 모른 채 그저 순서대로, 분절적으로 외워야만 하는 역사 공부는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역사는 그 자체로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옛이야기처럼 오래전 사람들이 살았던 세상과 그 삶의 모습인 것이지요. 역사는 그렇게 옛날 사람들이 살아가던 모습을 요모조모 흥미롭게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 이 땅에 뿌리를 두고 전해 온 우리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낯설지만 재미있고 호기심 가득한 세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달마루]에서는 역사와 이야기가 어우러집니다.
[달마루]는 웅진주니어만의 역사 이야기 그림책 시리즈입니다. '달'은 땅을, '마루'는 하늘을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그 이름대로 [달마루]는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살아가던 우리 옛 사람들의 생활과 역사와 문화를 재미난 이야기로 소개합니다.
[달마루]는 다루고자 하는 소재와 주제들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는 큰 장점을 가진 시리즈입니다. 옛 사람들의 삶을 딱딱한 정보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구성해 아이들이 그 시대의 삶을 공감할 수 있게 하고, 더불어 역사적인 상상력까지 맘껏 펼칠 수 있는 즐거운 그림책이 되도록 기획하였습니다.
교과서적인 정보의 나열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이 살아가던 모습과 사회상을 구체적이고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구성한 [역사 속 우리 이야기 달마루] 시리즈. 어린이들은 이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인해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의 첫발을 뗄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오래전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 지혜까지 함께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출판사 서평>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추석 하면 풍성한 먹거리와 즐거운 놀이도 떠오르지만,
둥근 달처럼 푸근하고 환한 얼굴도 떠오릅니다. 바로 엄마 얼굴이지요.
엄마 반, 나도 반, 반반씩 와서 바쁜 추석에도 서로 만날 수 있었던
우리나라 추석 풍습, 반보기를 소개합니다!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임정자 선생님 신간 축하드려요~
반반 추석!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네요~축하드려요~~^^♥♥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