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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드레스] 01
S#1.야외 결혼식장
부산.
산뜻한 야외 결혼식장의 분위기 들썩 들썩.
조용... 음악...
화사한 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의 김하나와 장풍도(들러리)가 주례 앞으로 나란히 들어온다.
주례;(부산 사투리. 확신에 꽉 차서 우렁차게) 신랑 강우석씨는! 신부 이지 연씨를! 아내로 맞아! 은...제나! 눈이 내리나! 비가 내리나! 은....제 나! 턱히!(특히) 빙들고(병들고) 아파 누웄을 때도! 항상 사랑하고 약 속을 징킨다꼬 맹세합니까!
신랑;(부산 사투리 억양. 너무도 우렁차게) 합니다!
신랑 옆쪽에 서 있던 풍도, 이크... 못말려.... 표정이고
하나, 푸들 푸들 웃고.
결혼 행진곡 크게 울려 퍼지고, 주례로부터 돌아서서 행진하는 행복한 신랑 신부.
그 뒤로 들러리 풍도와 하나가 꽃바구니에서 꽃잎을 뿌리며 함께 행진.
하나, 웃는 얼굴로 풍도를 슬쩍 보니, 풍도는 마치 자기가 신랑인양, 하객들에게 약간씩 고개 숙이며 정답고 즐겁게 인사하고 있느라 하나는 신경도 안쓰고....
하나, 어이 없어....
S#2.부산의 호텔 로비
제가 입은 드레스는 야무지게 여며 잡고, 신부의 웨딩 드레스 긴 뒷자락을 거두어 주며 신부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는 하나.
S#3.호텔 엘리베이터.
신부;드레스 고맙다 정말. 니가 그동안 우리 동창 애들 해입힌 중에 오늘 내가 입은게 제일루 이쁘드라.
하나;맘에 들어?
신부;그러엄.
하나;(미소....) 에고! 너 속눈썹 떨어진다야.
하나, 신부의 속눈썹을 떼어주는
S#4.호텔방
하나, 옷 벌써 갈아 입었고, 신부의 드레스를 벗겨 주고 있고
하나;그럼 허니문은 내일 출발이야? 오늘은 여기서 하루 자구?
신부;(불만) 누가 아니래니. 우석씨 부산 친구들이 난리쟎아 난리.
너두 풍도씨랑 남을거지?
하나;느이 신랑 친구들이야 부산 사람들이니까, 술 먹구 각자 집으루들 가겠 지만, 풍도씨랑 난 좀 그렇쟎아.
신부;(놀리듯이 소근 소근) 방 잡어 둘이. (낄낄낄 웃는)
하나;어우 야... (표정 바꿔 농담) 그러까? (낄낄낄)
신부;낄낄낄낄... (웃는데)
전화벨.
신부;(웃으며 받는) 여보세요? 아 네! 예 알겠습니다! (끊더니) 느이 풍도씬 대, 니들 서울 가는 비행기, 시간 바트다구 너 빨리 빨리 정리하구 내려 오랜다. 로비에 있대.
하나;(서두르는 모습) 서울서 또 약속 있나부네?
신부;(잡으며) 니들, ... 결혼 안해? 2년이면 벌써 충분히 알만큼 다 알았을 거 아냐. 우석씨나 나나야 소개해준 우리가 통 보람이 없다.
하나;얼씨구?
신부;하긴 뭐 정확히 말함 소개는 아니었다만, 하이튼, 결혼 안해?
하나;해야지.
신부;너두 내년이면 스물 아홉이다 아홉! 날 잡어 빨리!
하나;(쩝쩝한 표정으로 보는) ....
신부;아직 암말 없니?
하나;글쎄? 우린 아마 내년 봄 쯤? 둘 다 웬만큼 자리 잡았으니까 우리두 이제 곧 할거야 결혼.
S#5.호텔 로비 소파
풍도;결혼? 에이 우린 아직 한참 멀었어 형. 이 남자가말야, 뭔가 좀 번듯하 니 사업두 좀 자리를 잡아두구서말야 어? 그러구서 장가를 가야말야, 아 여보 마누라.... 이리 좀 와 봐. 음. 내 품에 안겨 보라구. 그래야 거 뭐 폼두 좀 나구 말야,
신랑;그게 운젠대?
풍도;글쎄? 서른? 서른쯤 되면 내가 좀 틀이 잡히지 않을까?
신랑;(O.L) 맘대로 해라 고마. 푹푹 삭히가꼬, 할매야, 내 니 등 긁어주까? 파스 부치 주가매, 떼 주가매, (풍도, 벙찐 표정....) 니 마 신혼부터 엄청시리 재밌겠네.
풍도;아 형! 무슨 그런!
신랑;(O.L) 니 마누라지 내 마누라가.
풍도;어쨌거나 아직은 때가 아니고, (하다가 발끈) 아 안그래두 하나 걔 즈 이 친구들 결혼식만 갔다오면 괜히 나 스트레스 주는통에 기분이 그 저 그렇구만, 형까지 왜이래 나한테!
신랑;(O.L) 훗날, 니가 서른이면 하나씨는 서른 둘이다! 니 산수 되재?
풍도;(말은 못하고 입만 뻐끔 뻐끔) ...! (하는데)
신랑;(E) 할매다 할매.
하나;(E. O.L.) 풍도씨이!!! 나 이것 좀!
풍도, 벙찐 표정을 그대로 고개만 돌려 하나쪽을 보니
신부와 함께 오는 하나, 드레스 두 뭉치 낑낑낑낑....
풍도, 쩝쩝쩝.... 담배를 찾는데.
하나, 낑낑대고 무겁다는 듯
하나;풍도씨이....!
풍도, 늘쩡 늘쩡 일어나 다가 가며
풍도;거 팔팔한 나이에 이까짓게 뭐 그렇게 무겁냐?
풍도, 드레스 두 뭉치를 받아 들고 소파쪽으로.
하나, 띵....!?
분위기 썰렁....
S#6.부산 공항
멀뚱.... 하니 혼자 서 있는 하나.
풍도, 티켓 카운터에서 표 가지고 하나쪽으로 오더니 표 한장을 헤딱 주며
풍도;(삐딱한 기분) 오줌은 눴지?
하나;(기막혀서 입벌리고 보는) ....!
풍도;(아무렇지도 않게, 하나를 보며) 화장실 갔다 왔냐구.
하나;고속 버스 타? 비행기 안에 화장실 있어. (말하는데)
풍도;(O.L) 김하나.
하나;응?
풍도;(하나의 턱을 만지며) 너두, 신부화장 하구 싶지.
하나;(치우며) 왜이래!
풍도;오늘보니까야 지연씨는야 너하구 동갑인대두 오우, 그냥 뺨이 통통한 게 니 조카드라 조카.
하나, 꾸욱.... 눌러참는 표정인데
풍도;왜, 기분 나쁘니?
하나;(어쩔까.... 생각..... 하다가 표정 바꿔 웃으며) 난 다 알어. 풍도씨 지금 속상해서 이래. 샘나구.
풍도;....!?
하나;(팔짱 탁! 끼고 걸어가며) 걱정마. 우리두 곧 요번 겨울만 보내놓구 결 혼 하믄 되지 뭐. 까짓!
풍도;(띵....!)
하나;어우구, 우리 자기가 나하구 얼른 얼른 결혼하구 싶구나? 그래서 심통 이 났어요, 그치?
풍도;(띠잉....!)
하나;자기야! 자기 뭐 마실래? 비행기 시간 아직 좀 남았는대, 우리 스낵 바 가서 커피 한잔 하까?
풍도, 출입구로 쌩 가는
하나;(얼른 쫒아 가며 소리치는) 자기야....! 뭐 안마셔? 커피 싫음 뭐 시원 한거 마시까 우리?
쫄쫄쫄쫄 쫒아가는 하나와 성큼 성큼 걸어가는 풍도의 뒷모습으로...
S#7.김가네 전경
S#8.김가네 부엌
설겆이 다 되서 엎어 두었던 것 그릇장에 하나씩 넣으며 무선 전화기 어깨에 끼고 받고 있는 정자
정자;그래? 서른 셋? 좀 차이가 진다. 우리 하나? (당당히) 일고옵. (약간 기죽어) 아니, 만으루.
두나;(E. 거실에서) 엄마!!
정자;(들었지만, 워낙 중요한 전화라고 생각, 전화 우선) 아이구, 관두래라 뭐. 무슨 서른 셋에 스물 다섯 미만을 찾어? 아니 글 쎄, 조건이 좋 다는건 나두 알겠는대,
두나;(E) 엄마아!!
정자;우리 큰 애는 조건을 안 봐 얘. 선이라면 우선 고개부터 설레 설레 하 니까. (거실의 두나가 신경 쓰이는) 모르지 뭐. 저는 사랑이 없음 죽 어두 안한댄다 결혼.
두나;(E) 엄마아아아.....!
정자;(거실로 나가는) 아냐 얘, 사귀긴 누굴 사귀어. 그저 재주라구는 만화 책 읽는거랑 드레스 만드는거 뿐인 앤대. (수화기 막고 작은 소리로) 왜그래.
S#9.김가네 거실
두나;(O.L. 화나서 다짜고짜) 내가 부르는 소리 안들려 엄마!?
정자;(당황, 수화기 막고 눈짓으로 나무라고는 다시 수화기에) 아니, TV 소 리.
두나;엄마!!!
정자;(O.L) 우리 집 찌개 넘친다. 그래, 다시 하자. (뚝 끊더니 좋은 목소리 로) 왜그래 또, 모처럼 일요일 오랫만에 실컷 잘 자구 일어나서 (두 나 어깨위의 머리카락 떼어주며)
두나;(O.L. 엄마 손을 팩! 모직 스카프 보이며) 이거 또! 세탁기 돌렸어 엄 마?
정자;(띨하게) 내가? 몰라? (부엌으로 도망가듯)
두나;아우! 아우! 아우! (따라가는) 왜이래 엄마 정마알!
정자;세탁기에서 나왔니 그게?
두나;(O.L) 왜 만져 왜! 왜! 왜! 그냥 두라구 제발!
정자;빨래에 섞여 있었나부지.
두나;엄마!
정자;방을 좀 잘 치워두지 그랬니.
S#10.김가네 부엌
두나;치웠쟎아 늘! 언제나! 항상! 깨끗이 치웠쟎아 맨날!
정자;요즘은 아니었다 솔직히.
두나;나 요즘 쇼 준비 하느라! 회사서 거의 매일 밤샘 작업하구!
정자;(O.L) 그러니까 난 도와주느라구.
두나;그냥 청소만 해줌 좋쟎아. 도대체 왜그렇게 아무거나 긁어 모아 세탁기 루 펑펑 담그는대 펑펑! 한두번이야?
정자;더 이쁜걸루 하나 세루 사. 너 돈 잘 벌쟎니.
두나;드라이를 줄건지 세탁기에 돌릴건지 엄마가 몰라서 이러는거라면 이해
를 한다구 내가! 근데 엄만 그냥, 손에 닿는대루 뭐든, 아무거나 그 냥, 첨벙 첨벙! 난 정말 엄마 그손이 시한 폭탄 같어 진짜.
정자;미안해. 실수 인정 한다. 됐지? (돌아섰다가)
두나;....!
정자;(갑자기 괘씸해서) 그런데 너! 너야말로 대체 뭐니 그게! 엄마! 엄마!! 엄마!!! 엄마가 니 종이야? 넌 아무대나서나 엄마 엄마 부르기만 하 면 쪼르르 달려 가리 내가? 것두 엄마가 친구랑 전화 중에, 챙피하 게!
두나;(O.L) 밥 줘. 먹구 나갈래. (식탁에 앉는)
정자;너 오늘은 회사 쉰댔쟎아.
두나;(신경질) 언니랑 약속 있어!
정자;하나 부산 갔는대? 즈이 친구 결혼식.
두나;자구 온대?
정자;(밥 차리기 시작) 어딜! 할아버지 어림두 없으시지.
두나;하나마나 한 얘긴 뭐할러 해 그럼.
정자;아니 글쎄, 하나가 부산 갔다 그거지 그냥 나는. 콩나물? 우거지, 뭐 주까?
두나;우거지.
정자;!!! 두나야! 선보자! 냉면집 송여사가 그러는데,
두나;욱! (구역질)
정자;이번에는
두나;욱!!
정자;(그러거나 말거나 밥푸고 국뜨며 안보며 줄줄 읊는) 신랑감이 얘, (두
나, 욱!) 버클리 출신에다 인물은 딱 배용준이구, (두나, 욱!!!!) 침착 하기가 얘, 열차가 뒤집혀두 지 책볼거 다 보구 마지막 책장 딱! 덮 어야 지할일이 다 끝난거구, (두나, 점점 심하게 욱!!) 집두 만만챦게 든든해서 아버지 엄마 모두 교수 의사에, 아파트두 미리 있구,
두나;엄마!!!
정자;(슬쩍 돌아보는) 넌 남자 조건부터 보쟎니. 조건이 좋대니까?
두나;그 냉면집 아줌마 엄마한테는 아직두 신용이 있는거야?
정자;이번엔,
두나;(O.L) 아우... 그 아줌마 키두 막 20센치씩 막 보태구, 하이구!
뭐? 뭐래드라? 아! U. C. L. A 교수? 나가보니, 청량리, 입시학원 U. C. L. A. 생물 담당 강사! 그게 어떻게 그렇게 둔갑을 해 그 아줌만?
정자;남자가 그저, 지 마누라 위하구, 새끼 책임지구, 효도 할 줄 알구! 인간 성이 중요한거야. 사랑이 많은 남자랑 살아야 그 결혼이 행복한 결혼 인거지 너처럼 그렇게 조건 조건! 넌 왜 남자랑 결혼을 하니? 조건이 랑 하지?
두나;욱!
정자;(O.L) 너 그 버릇 정말 안고칠래 너? 저 듣기 싫은 소리만 나왔다하면 욱욱! 그 무슨 못된 버릇이야 대체!
두나;욱!
정자;어느날 너, 할아버지 앞에서 한번만 그래봐. 아무리 너라면 절절 매시 는 할아버지시지만서두 너 그 욱! 하는 그거에는 절대루 그냥 안넘어 가실게다.
두나;할아버진 나한테 늘 듣기 좋은 소리만 하셔. 엄마하구 틀려.
정자;넌 그럼 나중에 느이 시어머니 앞에서두 욱욱! 그럴래? 그럴거야 너?
두나;어쩔 수 없지 뭐.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명확한 생리현상이야 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 싫다, 아니다, 듣기 싫다, 그런 생각이 들면 바로 그순간, 욱!! 얼마나 민첩하고 정확하게 반응이 오는지, 나두 놀래 나한테.
정자;선 보자 두나야.
두나;이제 더 이상은 나두 바보짓 안하구싶다 엄마. 조건 좋구 인간성 좋은 남자들, 선보러 안나오드라. 포기해.
정자;두나야.
두나;치명적인 남자들만 나온다니까!
정자;그래! 맘대루 해! 니들 둘 다 처녀 귀신으루 늙든지 말든지, (밥 탁! 놔주고) 맘대루 멋대루 팍팍 늙어 봐 그럼! (콩나물국 탁! 주는)
두나;..... 우거지 달랬지?
정자;먹어 그냥! (휙 나가는)
두나;(뻥....!)
S#11.김가네 거실
기집애 성질이 도대체 누굴 닮아서 저런지 모르겠네... 궁시렁 거리며 무선 전화기 들고 나와 전화 꽂아 두고 돌아서는데, 꽃분, 할아버지 할머니방 밖에서 귀대고 안의 소리를 듣고 있다.
엄마;?? (가까이 가서) 어머니?
꽃분;쉿!
엄마, 꽃분과 같이 방의 소리를 들어보는
조용....
S#12.할아버지 할머니 방
빈방.
S#13.김가네 거실
엄마;안에 누가 있어요?
꽃분;테레비 소리가 나쟎어.
엄마;그래요? 아버님 들어오셨나?
꽃분;쉿!
엄마;(다시 듣는) 저는 아무 소리두 안나는대요?
꽃분;껐어. 어떤 가시내랑 즈 엄마랑 선을 봐라 마라 막 싸우는 드라마였는
대, 시간이 다 끝난 모양이야.
엄마;네?
꽃분;아니면 영감탱이가 나 못듣게 할라구 껐나? 방에서?
엄마;????
꽃분;(엄마를 보는) ???
엄마;????
꽃분;(멀쩡해져서) 왜그러냐?
엄마;예?
꽃분;여기 서서 뭐해 너?
엄마;아니, 어머님이 방금전에 TV 소리가 난다구....
꽃분;얘가 노망이 들었나. (손가락 하나 보이며) 너 이거 몇개야?
엄마;???
두나;(물컵 들고 오며) 할머니 왜그러세요?
꽃분;아 글쎄 내가 화장실엘 갔다 오다 보니까 느이 엄마가 아 내방에다 대 구 요로구.... 귀를 대구 있쟎아. 망칙스럽게.
엄마;어머니???
꽃분;아버님 공방에 인삼차 좀 내드려라. 찹쌀떡 있지?
엄마;!!!???
꽃분, 방으로 들어가는데
엄마;아! 어머님! 아버님 지금 나무 보러 가셨는대요.
꽃분;(탁 돌아보더니 기분 나쁘다는 듯) 곧 들어 오시쟎니.
엄마;예, 알겠습니다. 준비해 두죠.
꽃분;(방에 귀대며) 요로....구 있을 시간에 효심을 닦어 효심을. (횡 들어가 는)
엄마;!!!???
두나;하하하하! 하하하하!
엄마;(두나를 보는) ....!?
두나;엄마 하여간 별 취미가 다 있네? 할아버지 방은 뭐하러 엿들어? 수준 없이. (2층으로 올라가는)
엄마;!!!??? (기막혀 웃는) 흥흥흥흥흥흥....?
두나;엄마?
엄마;!!! 할머니 설마? 아니시겠지?
두나;뭐가?
엄마;치매는 아니시겠지?
두나;우리 할머니가? 차라리 엄마라면 믿겠네.
엄마;(본인도 당연히 아닐거라 생각하며) 아니겠지?
두나;엄마! (2층으로 올라가며) 나 검정 부츠 신을거야. 구두약 있지? 검정 색.
엄마, 띵... 하니....
S#14.하나, 두나의 방
온후크 다이얼 열어두고 빠르게 전화 번호 돌리는 하나. 핸드폰 번호.
연결이 안된다는 안내가 나오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두나.
이번엔 삐삐 번호를 돌린다. 이 번호는 사용 정지 중이라는 안내가 나온다.
엥? 표정이 굳는 두나.
다시 집 전화 번호를 돌리는 두나.
결번이라는 안내가 나온다.
두나;????
거울 앞에 옷 여러벌 들고 서서 거울을 들여다 보고 있는 두나이지만, 다른 생각에 골똘. 옷은 들고만 있다가 문득 정신 차려서 옷을 이것 저것 대본다. 마음에 안드는 것 하나씩 침대 위로 버리고, 마지막 옷을 얼굴에 대더니 아차! 얼른 나가는
S#15.김가네 현관
두나의 검정 부츠를 구두약으로 열심히 닦고 있는 엄마.
2층 계단에서 들리는 두나의 소리
두나;(E) 엄마! 검정부츠 말구, 갈색부츠! 갈색! 갈색부츠!
엄마;(혼자만의 한숨) ....... (혼자 소리 크기로) 오냐. 알았다. (갈색 부츠
찾으며) 내 닦아서 대령하마. 누굴 탓 해. 누굴. 다 잘 못 키운 내탓 이지. 내탓이요 내탓이요 내탓이로이다.... (갈색 부츠를 열심히 닦는 엄마) 그래두 며칠만 있으면, 난 우리 군대 간 아들이 돌아온다. 내
편, 착한 우리 아들.... 엄마라면 벌벌 떠는 우리 착한 아들.... 정남 아.... 춥지?
S#16.김가네 집 앞
갈색 부츠 신고 통통 튀듯이 대문을 나와 옷맵시를 한껏 보는데
할아버지;(E) 두나야...
너무 너무 좋아서 마구 달려가 할아버지에게 안기는 두나
두나;할아버지.......!!! (안고서 좋아서 펄쩍 펄쩍 뛰는) 할아버지! 할아버지!
할아버지;(좋은 표정 역력) 아이구 아이구 아이구... 오냐 오냐....
두나;할아버지! 너무 오랫만이예요 우리. 그쵸?
할아버지;회사일이 바뻤다면서?
두나;(어리광) 네에! (팔짱기고 기대어 달라붙는)
할아버지;할애비가 요즘 우리 귀염둥이가 보구 싶어 밥맛두 통 없구
두나;나두요!
할아버지;(좋아서) 그랬어?
두나;네에.
할아버지;어디 나가냐?
두나;언니한테요.
할아버지;왜 밖에서 만나?
두나;일이 좀 있어서요.
할아버지;그래. 어이 가봐.
두나;네.
할아버지;(살폿이) 두나야?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하나 꺼내 주며) 옛따! 택시 타거라.
두나;(너무 예쁜 표정으로) 저 돈 있어요 할아버지. (애교) 할아버지 박하 사탕 사드세요 이건.
할아버지;아이구! 우리 귀염둥이. 할애비 걱정을?
두나;(웃으며 따라하는) 할애비 걱정을?
할아버지;하하하하하하....
두나;아이구, 추워요 할아버지, 얼른 들어가세요.
할아버지;오냐 오냐. 우리 귀염둥이 걸어가는 오리 궁둥이 좀 보고.
두나;그러실래요?
할아버지;어이 가.
두나;네 할아버지. 다녀올께요! (엉덩이 일부러 흔들어주며 사쁜 사쁜 가는)
할아버지, 흐뭇하게 보는....
두나, 핸드폰 꺼내 누르며 뒤돌아서 한번 손 흔들어 주고 가는...
할아버지는 계속 흐뭇해서 집앞에서 보고 있는 것이 뒤로 보이고
두나;(핸드폰) 언니 나! 나 지금 웨딩샾으루 나가는길. 부산 갔다믄서. 어쩄거나 시간 약속 지켜! 꼭! (별표 누르는)
S#17.비행기 안
손님들 다들 자리 잡는데 하나의 삐삐가 울린다.
풍도;뭐야?
하나;내건 삐삐 광역이거든.
풍도;광역은 좋은대, 비행기에서 누가 삐삐를 받냐.
하나;울리는걸 어떡해 그럼.
풍도;쩝! (한숨... 자리에 앉아 벨트 매는)
하나;자기 정말 이상하다? 나한테 뭐 화난거 있어?
풍도;(눈감으며) 없어.
하나, 보다가 삐진 듯 저도 뚱...해지는데 비행기 안내 방송.
승무원;(E) 승객 여러분께 잠시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김해 공항의 갑작
스런 기상변화로 항공기 이륙시간이 30분 정도 지연 되겠습니다.
여러분을 안전히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풍도, 듣는 동안, 짜증나는 표정이고
하나, 시계 보며, 그저 그런 쩝쩝...한 표정...
S#18.웨딩샾
웨딩샾 유리창 안으로, 방금 들어온 듯 서서 정실장과 이야기 하고 있는 두나. 하나가 언제쯤 오나, 알겠다 등등, 소파로 앉는.
밖에서 들여다 보는 시선처럼 두나와 정실장의 모습이 보이는...
두나, 소파에 앉았다가 문득 창밖에서 들여다 보고 있는 민우를 보는.
두나의 안쪽 시선으로 보니, 창에 바짝 들이대고 안을 들여다 보고 있는 민우. 두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어색... 딴청하는
두나, 별꼴이네? 잡지를 보는
문열리는 종소리 딸랑 나면서 민우가 들어와 헛기침
민우;큼큼! 큼큼!
두나;정실장님....!
정실장;어 그래. (안쪽에서 나오다가 ?) 어떻게 오셨어요?
민우;저... 여기 김하나라구...
두나, 탁! 보는
정실장;하나 찾아 오셨어요?
민우;맞군요! 아! 맞네? 와 찾았다! (갑자기 두나가 의식되어 두나 보며 작
은 목소리로) 찾았네...
두나;(띵...! 보고 있는)
정실장;우선 좀 앉으시죠. 잠깐 제가 안에 신부 피팅 좀 마쳐야 하거든요.
민우;아 예! 예 알겠습니다!
정실장;잠시만요? (얼른 들어가는)
민우, 어색하게 앉으며, 그러나 세련된 미소로 두나에게 같이 앉는 것을 양해 구하는.
두나, 어색한 미소로 답해주고 신경 안쓰고 잡지 보는
민우, 웨딩샾을 둘러보다가 문득 다시 두나를 자세...히 보는
두나, 신경 쓰여서 약간 돌아 앉는
민우, 더 자세히 들여다 보는
두나;큼! (그러지 말라는)
민우;혹시....
두나;(가소롭다는 듯 보며) 네?
민우;너 두나 아니니?
두나;???
민우;두나 맞지?
두나;???
S#19.비행기가 날고 있는
S#20.비행기 안
눈감고 자는척 하고 있는 풍도, 그런 풍도를 심란해서 바라 보고 있던 하나, 슬...쩍 일어나는데
풍도;(눈 안뜬채 얼른) 어디가!
하나;(얼른) 화장실.
풍도;....
하나;(기죽어서) 화장시일...
풍도, 눈 안뜬채 고개 한번 끄덕 해주는
하나, 아랫입술 뿌우.... 나와서는 조심스레 화장실 가는
S#21.비행기 안 화장실 문 앞
안에서 물 내리는 소리가 나고 문을 열고 나오려던 하나가 반쯤 문을 열어 둔채 거울을 들여다 보는데 우르르 쾅! 흔들리는 비행기.
악...! 하며 순간 좁은 벽에 쿵! 부딪히는 하나, 화장실 문은 쾅! 닫히고
S#22.기내
쾅! 다시 한번 흔들리는 비행기에 풍도가 눈을 번쩍 뜨고, 쾅! 할 때 사람들 비명 소리!
댕댕댕댕 벨이 울리며 좌석 벨트 착용 싸인이 울리고, 다시 한번 미친듯이 흔들리는 비행기에 풍도가 어어어! 하다가 아차! 싶어서 빈 옆자리를 보는데 기내 안내방송
승무원;(E) 승객 여러분 잠시 안내 말씀 드리겠습니다.
풍도, 무지하게 진지하게 듣는 불안한 표정과 몸 동작
비행기는 무척이나 심하게 계속 흔들린다.
비행기의 심한 요동 때마다 술렁 술렁 사람들의 소리는 커지고
S#23.갤리
승무원, 심하게 흔들리는 비행기에서 중심을 힘들게 잡아가며 애써 침착하게 방송을 하고, 주변의 승무원들은 부산하게 갤리를 들락 거리며 물수건과 냅킨등을 꺼내간다.
승무원;기류 변화로 인해 잠시 순조롭지 못한 비행이 예상됩니다. 모든 승객 여러분께서는 자리로 돌아가 착석해 주시고,
S#24.기내
승무원;안전벨트를 꼭 착용해 주십시요. 감사합니다.
풍도, 하나가 간 화장실쪽을 탁! 보고 불안한 눈빛인대, 마침 후다닥 바쁘게 뒤로 뛰듯이 지나가는 승무원을 붙잡더니
풍도;저기 사람이(하는데)
너무 급한 승무원은
승무원;(O.L)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얼른 뒤쪽으로 물수건 가지고 가고)
풍도;(O.L) 화장실에 (승무원은 이미 갔고) .....! (탁! 화장실을 보는데)
다시한번 심하게 요동치는 비행기. 사람들의 비명소리.
남자;이거 비행기 추락하는거 아냐 지금???
눈이 팍! 커진 풍도, 얼른 안전벨트 풀고 발딱 일어나서 화장실로 뛰는.
남자의 말에, 흐느껴 우는 여자들도 생겼고...
급하게 기내 통로를 몰입해서 뛰는 풍도. 후다다닥!
S#25.화장실 앞
풍도, 뛰어서 화장실 앞에 도착했는데 심하게 요동치던 비행기가 다시 쿵! 하면서 심하게 요동치더니 비상벨처럼 삐삐삐삐삐삐삐삐....
풍도;(화장실 문을 두드리며) 하나야! 하나야! 하나야!
승무원;(E. 안내방송) 승객 여러분, 모두 자리에 착석하시고, 기내에서 상영
되는 스크린을 주목해 주십시요. 모두 자리에 착석하시고, 안전벨트
를 착용해 주십시요.
승무원의 안내방송 초반부를 잠깐 듣던 풍도, 이내 더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며
풍도;하나야! 하나야! 하나야! (하고 있는데)
지나던 승무원이 놀라서
승무원;손님, 착석해 주십시요. 이러시면 위험합니다.
풍도;(O.L) 아 지금 이안에 사람이 있단말이예요! 사람이 있다구요 사람이!
승무원;(풍도를 약간 비켜서게 하며) 잠시만요.
화장실 문에 붙어 있는 잠김 표시 장치가 잠겨 있지 않음을 카메라가 보여주고
이동안에도 비행기는 계속 흔들리고 있다.
승무원;문은 잠기지 않았네요. (화장실 안쪽에 대고) 손님, 손님? 잠시 문
을 열겠습니다. (문을 여는)
긴장하고 있는 풍도
승무원이 문을 열자, 변기 뚜껑위에 쓰러지듯 앉아 정신을 못차리고 어리 어리 하고 있는 하나
풍도;하나야!
하나, 가물 가물 풍도를 보는....
풍도, 얼른 덤비듯이 덥썩 하나를 그 채로 끌어안고 안도하듯
풍도;하나야.... (다독이는데)
쿵! 하는 비행기
하나;아악! (풍도를 꽉 껴안는)
승무원;손님, 어서 자리로 착석해 주십시요. 벨트 꼭 매시구요. (얼른 뒤쪽으로 뛰어가는)
S#26.기내
더 심하게 흔들리는 비행기, 동요하는 사람들, 빽빽 우는 아이들, 꼭 껴안고 있는 연인과 부부, 기도하는 사람 등등.... 기내 복도, 하나를 부축하고 자리로 돌아가는 풍도, 마음이 심란하다.
착석한 하나에게 입을 꾹 다문 채 근엄히 안전벨트 매주고 있는 풍도.
하나;미안해....
풍도;(너무 다정하게) 놀랬지? 물 좀 달라그럴까?
하나;(끄덕 끄덕)
풍도, 승무원을 찾는 풍도지만, 이리 저리 뛰어 다니는 바쁜 승무원을 차마 못부르고 있는데, 문득 보니 기내 스크린에서는 구명조끼 착용 방법, 산소 마스크 착용 방법 등의 안내를 방송해 주고 있고, 이에 어이 없는 풍도....
스크린을 본 하나
하나;저거 뭐야? 이 비행기 추락한대?
풍도;추락이 뭐 그렇게 지들 맘대루 되냐? 걱정마 추락 안해.
하나;(불안한 표정) 그런대 저런걸 왜 틀어? 내 상식으룬 웬만한 상황이면
승객들 불안해 할까봐서라두, 저런건 안틀텐데?
풍도;추락 안해 글쎄. 내가 있는데 지깟 비행기가 어떻게 감히 추락을 하나?
하나;그래두 혹시 (하는데 쿵! 더 요동치는 비행기) 악! 풍도씨! (흑흑흑 흐 느끼며) 거봐 거봐.
풍도;너 화장실 안에서 (정말 진지하게 묻는) 머리 다쳤냐 혹시?
하나;(서럽게 우는) 어허허허.....
풍도;왜이래 얘가! 아무일 없다는데!
하나;내 이럴 줄 알았어. 언제가는 이렇게 결혼두 못해보구 불행한일이 있
을줄 내 알았다구 진즉에.
풍도;너 정말 머리 다쳤니? 다친거야?
하나;부딪혀서 띵! 했던거지 다친건 아니란말야! (비행기 쿵!) 아악!
사람들 비명 소리 커지는데
기장;(E. 안내 방송) 승객 여러분,
사람들 비명 소리 조용...
하나;기장이다!!!!
풍도;쉿!
풍도와 하나, 유심히 듣는
기장;(E) 저는 여러분을 모시고 있는 기장입니다.
기류로 인해 항공기가 많이 흔들리고는 있으나 모두 안심하시고
동요 없이 침착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안전히 모실 수 있
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든 승무원들, 착석하고 안 전벨트 매십시요.
승무원들, 올것이 왔다는 듯, 잠시 착찹한 표정으로 자기 자리 잡으러 가려다가
승객들, 초조한 표정으로 승무원들을 주시하니,
승무원들, 부드러운 표정으로 바꾸고 자리로 가는
요동치는 비행기
이제는 사람들 마저 조용하고 긴장, 불안, 초조, 얼어서 벌벌 떨 듯 조용...
하나와 풍도의 대화. 침착하게...
하나;(얼어서) 자기 비행기 몇번 타봤어?
풍도;(쫄아서) 많이.
하나;비행기 흔들린적 있었어?
풍도;가끔.
하나;이렇게 오랫동안 흔들린적두 있었어?
풍도;없었어.
하나;기장이 직접 방송하구 맨끝에는 승무원더러 니들두 자리 가서 앉아라
그런 방송 들어 본 적 있어?
풍도;없어.
하나;(딱 보는) ....!
풍도;(딱 보는) .....! (고개 갸우뚱 하는데)
하나;결혼하자 우리.
풍도;(깜짝! 보는) 뭐?
하나;나랑 결혼해 줘.
풍도;....!?
하나;우리 여기서 지금 죽으면 둘 다 너무 억울한거야. 결혼하자 풍도씨.
풍도;아니 너 지금.
하나;결혼해.
풍도;하나! 김하나야!
하나;결혼해 풍도씨.
풍도;아니! 너!
하나;여기서, 지금, 풍도씨 나, 결혼하자구.
풍도;....!
하나;나 사랑한댔쟎아.
풍도;사랑하지. 하지 물론.
하나;맨 처음에 죽자 사자 먼저 따라 다닌게 누구야? 나야? 내가 풍도씨
따라다녔어?
풍도;아니. 내가 그랬어.
하나;뭐가 문제야? 이젠 마음이 변했어?
풍도;변하긴 뭐가 변해!
하나;근데 왜. 우린 이제 곧 죽을지두 모르는대.
풍도;재수없는 소리 하지마 야! 비행기 이거 괜챦어 임마. 내가 있으니까 말
짱하다구 글쎄! (하는데 요동 치던 비행기가 더 쿵쿵쿵! 눈이 뚱그래 진 풍도) .......! (괜챦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표정)
하나;풍도씨 지금 여기서 내 제안을 그렇게 딱 거부하는거, 건 곧 그거쟎아. 난 죽어두 너하구 결혼은 못한다.
풍도;김하나!
하나;그거쟎아!
풍도;(한숨) 후우....
하나;해 결혼.
풍도;..... (보는)
하나;......(보는)
풍도;.......
하나, 문득 손가락 열개를 펼쳐서 보더니 여섯개짜리 링 반지 끼고 있는 것을 한참 들여다 보며.
하나;여기 다행히 반지두 있다. 정말 다행이야. 내가 여섯개짜리 링반지를 끼고 있었거든.
풍도;(울상) 자기야....
하나;죽음 죽었지 나랑은 안한다 소리야?
풍도;결혼은 했는대 비행기가 추락 안하면. 어떡할건대?
하나;죽음 죽었지 못하겠다 그거구나?
풍도;너 지금 메뚜기같어. 도저히 사람하구는 말이 안통하는 메뚜기. 메뚜 기!
하나;나 메뚜기 아냐. 결혼해.
풍도;........
하나;........
풍도;........
하나;.......
풍도;그래. 하자. 해! 하자구! 한다구!
하나;(6개 짜리 링 반지 낑낑 빼며) 좀 진지하게 대해 줘. 난 지금 얼마나 슬픈 줄 알어? 너무나 진지함이 없쟎아 지금!
풍도;미치갔네 정말. 야! 너 내가 지금 얼마나 진지한지 알어? 무지하게
진지해 나 지금! 진지해 미치겠다구!
하나, 4개의 반지를 바닥에 훼딱 버려 버리는.
풍도;??
하나;두개믄 되쟎어. 나머진 필요 없다구 봐. (링 하나를 주는)
풍도;뭐야 이게.
하나;결혼 반지.
풍도;(입이 악! 벌어지고 소리는 아뭇소리도 안나는) .....!
하나;아! 드레스는 짐으루 붙였지만, 면사포는 지금 여기 (발 밑 가방 얼른
열고 면사포 꺼내는) 가방 속에 있는데, 면사포 필요해? 면사포 쓸 까? (면사포를 머리로 쓰려는)
풍도;(O.L) 잠깐!
하나;....?
풍도;비행기가 좀, 잠잠해 진거 같지 않냐? (하는데 다시 심하게 요동치는
비행기) 아우..... 아우....
하나;(O.L. 서러움, 감격, 슬픔 등등이 복합되서 울음이 꽉 섞인 우습고 안
타까운 목소리로) 신랑 장풍도군은 신부 김하나양을 신부로 맞아
풍도;(띵....!?)
하나;비가 오나 눈이 오나(하다가 이제 곧 죽는다는 생각에 갑자기 울컥 서
럽고 슬퍼져서 우는) 음....으으으으.... 으으으으.....
풍도;하나야?
하나;너무 슬프다. 나 지금 너무 슬프다아.....
풍도;결혼 하쟎아 나 지금. 왜 또 그래 너!
하나;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우리한테 더 이상은 비두 눈두 없을텐데.... 너무나 슬프쟎아 지그으으음......
풍도, 하나의 처절한 절규에 표정이 점점 슬퍼지고
풍도;(안아주는. 도닥여주는) ....
하나;풍도씨이이....
풍도;생각해 보니까... 니 말이 맞다.... 서루 사랑하는데 뭐, 까짓거, 그래,
니말이 맞다. 우리, 행복하지? 지금.
하나;(안겨서 딸꾹질까지 하면서 서럽게 우는) 풍 풍 풍 풍도도오오 꼴깍!
씨이.....
풍도;그래, 그래......
하나;잠깐!
풍도;?
하나;우선 풍도씨가 마음 변하기 전에 이거부터 끼자. (반지 하나 내미는)
풍도;(포기하듯) 알았다. (받아서 끼려는데)
하나;끼워줘야지. 내가 풍도씨 끼워주구.
풍도;알았다. (하나에게 끼워주는)
하나;(감격해서 울음 참으며) 사랑해.
풍도;(울상으로 끄덕 끄덕. 손 내미는데)
가장 심하게 요동치는 비행기.
사람들 비명 소리.
풍도를 달싹 껴안는 하나의 비명, 아아아악....
S#27.여관 앞
칫솔, 비누, 여학생용 로션, 빗, 수건 2장, 여학생용 팬티 3장, 삐삐용 건전지 2개 등등 산것을 들고 바삐 여관을 향해 가던 땡고모, 여관문 앞에서 슬쩍 눈치를 보더니 잽싸게 들어간다.
S#28.여관 방
비닐 봉투에 든 것을 방바닥에 우루루 쏟아 놓는 고모.
얼굴에 반항과 불만이 꽉 차서 눈도 꿈쩍 않고 방바닥을 꼬나 보고 있는 제인과 그동안 얼마나 울었는지 얼굴이 눈물 뒤끝으로 처량스런 초록이.
고모;(쏟으며) 기집애 너, 깔끔두 있을 때나 떠는거지, 대충 언니들꺼 얻어 쓰구 얻어 바름 얼굴에 종기가 나냐 눈꼽에 먼지가 타냐. (하며 제인
을 탁! 보니)
제인, 고모를 딱 보는 눈이 매섭다.
고모;(얼른 기죽어서) 그러니까 사 왔쟎아 이렇게 다. 뭘 그러구 봐!
초록;(불쌍하게) 엄마... (울음 뒤끝의 딸꾹질) 끅!
고모;(옆자리 방바닥을 다독이며) 이리와 초록이.
고모 옆에 찰싹 달라 붙어 앉는 초록.
고모, 초록의 머리를 애닯게 한번 쓸어주더니
고모;큼. 니가 보면 다 알겠지만, 이건 우리 초록이 칫솔이구, 이건 니꺼.
아침 저녁 아무리 바빠두 초록이 이는 니가 꼭 닦여야 돼. 그건 꼭
해야 돼 니가.
제인;(O.L. 초록에게 야무지게) 너 아침 저녁 이는 꼭 닦구 자야 돼 너!
초록, 애닯은 눈초리로 고모를 한번 보더니 제인에게 고개 끄덕 끄덕
고모;(한숨) ....
제인;(쳐다 보지도 않으며) 엄만 언제 올건대!
고모;(로션 보이며) 이거 너무 비싸드라! 이런거 니가 꼭 발라야 돼 학생이?
제인;(째려 보는)
고모;수건두 2장 샀어. 언니들꺼 같이 좀 쓰믄 어떻다구, 수건두 비싸. 한장
쓰구 한장 빨구, 니가 알아서 해. (건전지 보이며, 중요한 표정으로)
그리구 너! 삐삐는 건전지 안딸리게 제때 제때 제대루 갈아야 돼.
엄마하구 연락은 니 삐삐 그거다. 무슨 소린지 알지?
제인;엄만 언제 나타날거냐구 글쎄.
고모;곧.
제인;곧 언제!
고모;나한테두 다 생각이 있으니까, 초록이 잘 데리구 있어. 그리구 너,
외숙모한테 섭섭한거 있음 수첩에다 빠뜨리지말구 다 적어둬.
내 가만 안둔다?
제인;할아버지가 엄마 어딨냐구 물어보심.
고모;너 내가 어딨을건지 알어?
제인;그걸 내가 어떻게 알어?
고모;그럼 됐쟎어!
제인;(기막혀) 챠!
고모;일어나. 가자. (일어나는)
초록;(앉은채 고개만 꺽어 불쌍하게 고모를 보며) 엄마....
고모;(울음 꿀꺽 삼키며) 일어나 초록이.
초록;(기운 없이 일어나는)
고모;제인 너 초록이 잘 봐! 무슨 소린지 알어?
제인;(O.L. 초록에게) 엄마 보구 싶다구 울기만 해봐 너. 엉덩이 맞는다!
초록, 울음 꾹 참는 얼굴...
고모;제인!
제인;(초록의 손목을 야무지게 잡고는 데리고 나가는) 나와! (먼저 나가는)
고모;(얼른 제인을 잡더니) 너 그리구 웬만하면 두나 고기집애 성질 건드리
지 마. 고게 어렸을 때부터 즈이 할아버지를 살살 녹여 지편 만들어
두구 집안에서 파워가 이만저만이 아닌가부드라. 편하게 지낼려면
두나한테 잘보여 둘째말야. 알았어?
S#29.웨딩샾
두나, 민우를 뚱...하니 혼자 버려두고, 등돌리고 앉아 전화에 열중하고 있다. 계속 전화 다이얼만 돌리지만, 집에서처럼 전화가 안되는 중....
민우;저기...
두나, 본척도 안하는
민우;두나야?
두나;(두나야? 싶어서 쫘...악 보다가 갑자기 욱!)
민우;(깜짝 놀라서) .....!? 아니 이젠 두나씨라구 해야되나? 어쩄건, 거 뭐 누구 안되는 핸드폰으루 줄창 거는 모양인대, 좀 쉬었다하구 얘기 좀 하자 야. 너 내가 요만...할 때보구 못 본거 같은대,
두나;욱!
민우;(깜짝 놀란 뻥...찐 표정이지만) .... 아니다, 너 고3때 내가 잠깐 봤다. 너 디룩 디룩 살쪄있을 때. 느이 집앞에서. 기억나지?
두나;(O.L) 욱! 정실장님! 도대체 언니는 언제 오는거예요!
민우, 기막혀서....!
정실장;(나갈 준비해서 나오며) 확실히 약속은 한거지?
두나;했죠!
정실장;그럼 기다려 봐. 그리구 나,
두나;(O.L) 갈려구 지금?
정실장;미안해. 중요한 약속이 있거든.
두나;그럼 (눈치로 민우를 가리키며) 나더러 어떡하라구?
정실장, 두나와 민우를 번갈아 보는
민우, 척하니 잡지를 들어 태연스레 보는
정실장;저기요,
민우;아 저요?
정실장;하나가 올 때까지 쭉... 기다리실건가요?
민우;아무래두... 그럴려구요. 너무 오랫만이라 마음 먹었을 때 봐치우는게
좋거든요. 두나가 하나하구 확실하게 약속을 했다니까 오겠죠 뭐
지가.
두나, 기막혀 민우를 보는
S#30.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S#31.국내선 입국장
장례식 분위기처럼 들어오는 두사람. 숨도 안쉬는것처럼 처연하고.....
하나 혼자 드레스 두뭉지 낑낑 들고 들어온다.
S#32.청사 밖
청사를 나오자 마자 훅.... 큰 한숨을 쉬며 멈춰 서서 담배를 꺼내무는 풍도.
하나;(눈치보며) 풍도씨...
풍도;(O.L) 데려다 줬음 좋겠는대, 바루 좀 볼일이 있다. 모범택시 타.
하나;(슬픈 눈으로 보는) .....
풍도;내일 전화 하자. (가려는데)
하나;(얼른 붙잡아서) 나더러 지금 그냥 집으루 가래는거야?
풍도;(보는) ...?
하나;뭐라구 말은 해줘야 될거 아냐.
풍도;내일, 아니, 내일은 좀 바쁘겠구, 다음주내루 전화 할께.
하나;(울듯이) 풍도씨이....?
풍도;(가만...히 보는)
하나;설마 없었던 일루 하재는건 아니겠지?
풍도;김하나.
하나;우리 결혼했어.
풍도, 모았던 숨을 후.... 뱉고, 성큼 성큼 걸어서 재떨이로 가더니 확 부벼 끄는 담배. 성큼 성큼 하나 앞으로 오더니
풍도;너 지금!
하나;결혼한건 확실하쟎아!
풍도;너 아까 화장실에서 쿵! 머리 다친건 괜챦은거냐?
하나;말짱해.
풍도, 뭐라 말하려 입을 뻐끔 뻐끔 하다가 주차장으로 휙! 걸어가 버리는
하나;풍도씨이....
풍도;(걸어가다 말고 벌컥 뒤돌아서서) 야!
하나;우선 자기네 집으루 가. 어머니한테 말씀 드리구 인사 올리구, 그리구
또
풍도;(O.L) 야!
하나;그럼 자기는 우리가 탔던 비행기가 기어코 추락했길 바랬어? 아니,
정말루 추락할거라구 생각하구 그래서 결혼해 준거야?
풍도;그럼 넌! 추락한다 추락한다 바람 잡아 놓구 나한테 (반지 보이며) 이
거 끼웠니?
하나;솔직히 그런건 아냐. 난 정말 무슨일이라두 생기는 줄 알았다.
풍도;생겼어 안생겼어.
하나;..... 안생겼어.
풍도;그럼 됐지?
하나;.....
풍도, 돌아서서 가려는데
하나;안됐어!
풍도, 기막혀 보는
하나;우리 결혼은 유효야!
풍도;(침착하게 가다듬으려 노력.... 하나의 어깨를 잘 잡으며) 하나야.
하나;말해.
풍도;난 널 사랑해.
하나;나두.
풍도;너랑 결혼 한다구.
하나;했어 우린 이미.
풍도;(하나의 어깨를 마구 흔들며 절규) 난 결혼 한다구 나중에!
하나;(슬픈 눈으로 보는)
풍도;너 내가 사기꾼으루 보이니?
하나;암말 하지마. 결혼은 신성한거야. 아무 이유두 없이 왜 물려 그걸.
풍도;억지 쓰는 그 마음 내 모르는 바는 아니다만, 그래, 이해할께. 니 친구
들, 하나 둘 시작해서 거의 다 마감 돼 가고, 너 내년이면 스물 아홉,
밑으루 동생두 있구, 너 이해 못하는거 아냐. 그리구 또 내가 너말구
딴 여잘 숨겨두구 이런다면 벼락을 맞지.
하나;풍도씨한테 그런 걱정은 안해 나. 그리구 내가 노처녀 되는게 싫어서
이러는것두 아냐. 안그래두 이젠 정말 풍도씨하구 결혼해 살구 싶
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사랑으루 감싸구 얼굴 마주 대하면서 한집
서 밥 먹구 싶다. 막 그런 생각들던 차에, 더구나 우린 진심으루 결
혼했구,
풍도;진심?
하나;몰라, 말 같은거 자세히 따지진마. 어쩄건 내 말은 아까 그 결혼이 장
난은 아니란 소리니까.
풍도;장난은 아니지만, 장난보다두 더 장난같은 짓이었단거 넌 그게 이해가
안되니?
하나;내가 한발 양보할께. 심정 같아선 오늘 당장 자기네 엄마 찾아 뵙구,
며느리 인사 올리구, 내일은 자기 우리집 와서 사위 인사 올리구,
어른들이 아무래두 식은 다시 한번 해야겠다 하심, 일주일 내루
한번은 다시 치루자, 생각했는대, 오늘 당장! 내일 당장! 그게 자기
한테 너무 큰 부담을 주는거 같으니까, 그 오늘 당장 내일 당장은
일주일 내루 늘려 놓구, 일주일 내루 식한번 더 치루는건 한달내루
연장하자구.
풍도;다시 얘기 하자. 간다. (휙 가버리는)
하나;.... (소리치는) 오늘밤에 전화 해줄거지!!! 늦으면 삐삐를 하든가!!!
풍도, 심각하게 혼자 걸어가는 뒷모습.....
S#33.김가네 집 앞
눈도 꿈쩍 않고 초인종만 뚫어져라 보고 있는 제인, 초록의 손목을 꼭 잡고 있다. 고모, 간단한 짐가방을 놓아주며
고모;삐삐할게. 너두 엄마한테 하루 두번 꼭 삐삐 해! 알았어?
제인, 대답 없이 초인종을 꾹 누른다.
고모, 화들짝 놀라서
고모;아이구! 엄마 간다! (얼른 도망가는)
제인과 초록, 그런 고모의 모습을 본다.
제인, 눈물....
초록, 울음을 참느라 입이 찌그러지고 끅끅 딸꾹질.
엄마;(필터) 누구세요?
제인;(입술 깨물고) .....
엄마;(필터) 누구세요??
제인;(울음 참아 갈라지는 목소리로) 외숙모. 제인이예요.
제인, 초록을 잡고 있는 손이 꽉 쥐어진다.
S#34.골목길
김가네 집을 숨어서 보고 있는 고모, 눈물이 그렁 그렁 하지만, 얼굴 표정과 몸은 씰룩임이나 흐느낌 없이 조용.....
S#35.김가네 거실
제인과 초록 거실 가운데 가만히 서 있고
엄마;(방문 두드리며 급하게) 아버님, 어머님, 애들왔어요 애들, 고모네 애들 이요!
S#36.할아버지 할머니 방
할머니가 할아버지 수지침 떠주고 있던 중이었고, 놀란 할머니가 한방을 쿡!
할머니;누구?
할아버지;아이쿠!
할머니;(O.L) 완자가 또 사고쳤나봐요! 애들을 보냈다쟎아요!
할아버지;뽑아!
할머니;아이구 일났네! (급히 일어나는데) 이번엔 또 무슨 일이람!
할아버지;(O.L) 아 안뽑아!!!
할머니;(놀라서 쿵! 넘어지는) !!!
S#37.김가네 거실
중후;(흥분) 누구 맘대루! 아 누구 맘대루! 여기가 뭐 아무때구 즈이 애들
맡겼다 찾아갔다 탁아소야 뭐야!
정자;(애들 상처 줄까 깜짝 놀라) 여보! (하고는 제인을 보니)
제인;(원망의 눈길로 중후를 보는)
중후;지가 지금 나이가 몇인대 아직두 그렇게 정신을 못차려! 엉?
택두;아범아... (가만있으라는)
중후;아버지!
택두;(O.L) 그래서, 느이 엄만 지금 어딨는게야?
제인;(모른다고 고개 젖는)
중후;(다혈질. 벌떡 일어나며) 여보! 나 외투! (정자, 할아버지 눈치를 보며
따라 일어나기는 하지만 어정쩡....)
택두;옷입구 나가 어디 카바레 뒤질래?
중후;(제인에게) 너 정말 몰라? 느이 엄마 어딨는지?
제인;(입 꼭 다물고 중후를 똑바로 보는)
택두;어멈아.... (방에 애들 올려주라는 뜻)
정자;네 아버님. 제인이 초록이 외숙모 따라 올라가자. 일어서.
아이들은 일어서는데
꽃분;초록이는 왜. 우리방에 두지.
S#38.할아버지 방
초록이 자고 있고, 택두와 꽃분, 처량 맞게 초록이를 쳐다 보고 있다.
S#39.부부 방
중후;(방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하며 화나서) 어이! 어이! 어이!
정자, 그저 남편만 보고 있는.....
중후;당신 혹시 삐삐 번호 같은거 몰라?
정자;완자가 아니, 아가씨가 그런게 어딨겠어요.
중후;걔가 당신하구 같애? 그런게 왜 없겠어? 모르긴 몰라두 핸드폰까지
있을걸?
정자;난 몰라요.
중후;무슨 친구가 그런거 하나 몰라?
정자;당신은 오빠면서 뭐 알아요?
중후;어이! 어이! 어이!
정자;....... (한숨....)
중후;이번엔 또 뭐야! 이번에두 남자문제면, 내 잡아다가 머리를 빡빡 깍지!
정자;(갑자기) 히히히히히히!
중후;뭐야!
정자;히히히히히히!
중후;점점?
정자;아우, 갑자기, 옛날에 우리 막 고등학교 졸업하구서 아가씨 한창 남자 문제루 막 골머리 썩일 때 그때 아버님이 아가씨 머리 박박 깍았놨 던 그 때가 생각나서요, 히히히히히.... 히히히히.....
중후;(벙.... 보는)
정자;그때 막 완자가 색색으루 보자기 사서 요로...구 쓰구 댕겼쟎아요.
스카프두 아니구 보자기 알죠 보자기. 히히히히히.....
중후;6살 애보기 된게 그렇게두 좋아?
정자;(웃음 뚝! 걱정스레....) 그보다두, 하나는 몰라두 두나가 제인하구 방을
같이 쓰겠다구 할까요?
S#40.웨딩샾
화가 너무 나서 눈 꾹 감고 입술 깨물고 꾸욱.... 눌러 참고 있는 중인 두나위로 민우의 목소리
민우;(E) 너두 하나 알지? 왜 있쟎냐. 나 제일 친했던 놈!
민우;(핸드폰 전화 중) 하하하하! 그래 그래! 키 크구! 어! 미국서 몇번 이
사하는 동안 전화 번호니 뭐니 다 흘리구 없다가, 누가 봤대쟎아.
압구정 어디서 웨딩샾 한다구. 웨딩샾 마다 다 뒤졌지 뭐. 그럼!
그러엄!
두나;(E. 큰소리로) 여보세요! (민우가 오해토록, 민우를 부르듯이) 거기 중 국집이죠!
민우, 깜짝 놀라 두나를 보니, 전화에 대고
두나;여기 하나 웨딩샾인대요, 짜장면 곱배기루 하나 갔다주세요! 네! 고추
가루 팍팍 뿌려서 갔다 주세요! 네! 빨리요! (쾅! 끊고 민우를 보는)
민우, 핸드폰 든채 멍.... 하니 있다가
민우;야, 끊자. 그래. 알았다. (끊고 멍... 가만...히 있는)
두나, 가만... 히 있는데
딸랑 문 열리는 종소리나며 등으로 문밀고 들어오는 하나.
두나;(벌떡 일어나며 화나서) 김하나!
민우;(동시에 반갑게) 하나야!
부르는 소리 채 끝나기도 전에 너무 서럽게 엉엉엉 울기 시작하는 하나.
하나;엉어어어어엉어엉엉......
놀라는 둘!!
하나;엉엉엉엉..... (아주 서럽게) 엉엉엉....
두나, 너무 놀라고, 기막혀서 오히려 조심스레 하나를 건드려 보는
하나;(거기에 더 서럽게) 엉엉엉엉엉....
S#41.웨딩샾 전경
S#42.웨딩샾
녹차를 내어 주는 두나. 냉정하고 이성적인 얼굴로.
두나;일단 마시구 진정해. 혹시 늦게 나타난거 미안해서 이러는거면 안통하 는거 알지?
하나;(울음은 마무리 되었지만, 잔뜩 슬프다) 늦은건 미안하게 생각해.
두나;챠!
하나;그리구 너, 반갑다 민우야.
민우;(어안이 벙벙) 어? 어.
하나;유학가서 아예 거기 눌러 사는가부다 했어.
민우;아니, 중간에 학교 옮기면서 니 전화 번호랑 주소랑 다 없어졌거든.
하나;박사는 따구 왔니?
두나;(O.L) 지금 뭐하는거야?
하나;왜?
두나;언니 지금 얼굴에 써있어. 나, 일있다. 큰일.
하나;.....
두나;이 남자 때문에 말 못하겠음 가라구 하든가. 국민학교 동창 지금 당장
아니면 영 못 만나는것두 아니구.
민우;(O.L) 그럴까? 나 오늘은 그만 갈까 하나야?
하나;그래줄 수 있겠니?
민우;짜식! 진작 말을 하지! 난 야, 너 찾아낸거 너무 반갑구 그래서 지
키구 앉아 있었던거지, 상관없어 야.
하나;그래 그럼. 전화 번호나 하나 적어놓구 가라. (메모지 집어 주는) 나 중에 보자. 미안해.
민우;짜식! 우리 사이에 뭐가 미안해?
두나, 우리 사이란 말에 어이 없다는 듯 보고.
하나;오늘 내일 당장은 연락 못할지두 몰라. 내가 일이 좀 있어서.
민우;(쓴 것 주면서) 야야, 찾았으니 됐어! 내가 너 임마, 느네 먼저 살던 집 까지 갔었는대, 얼마전에 답싹 이사 했다 그러드라구. 오늘은 너 찾 은것만 으루두 난 OK! 충분해! (일어나며) 간다!
하나;안나갈께.
민우;짜식! (툭 치며) 뭔일인지, 기운내라! 두나야. 오빠 간다?
두나;(기막혀서) ....! (보다가 욱!)
S#43.카페
하나;너부터 얘기해. 너두 나하구 의논할거 있다구 바쁜 중에 벼러서 나온
거쟎아. 내 얘긴 아주 길거든.
두나;(착찹) .....
하나;괜챦아. 너부터 얘기해.
두나;좋아. 그럼 나부터 하자. 언니야. 나 좀 도와주라.
하나;그래.
두나;뭔줄 알구 그래야!
하나;뭐든.
두나;아 정신 똑바루 차리구 들어!
하나;(한숨) 후우.... 도와줄테니까 말하라구.
두나;나두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닌대, 하여간 결심은 했어.
하나;그래. 말해.
두나;우리 식구들 반응은 안봐두 뻔해. 우선 언니부터 내편 약속해주면
차근 차근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엄마, 차례대루 말씀드릴려구.
하나;.....
두나;나 유학갈래 언니.
하나;(그냥 편안하게) 유학?
두나;음.
하나;그게 뭐? 쉽지는 않겠지만 불가능은 아니쟎아.
두나;혼자 가는게 아니거든.
하나;....?
두나;남자하구 가.
하나;너 결혼할려구?
두나;결혼은 아냐.
하나;....!?
두나;결혼은 아니구, 그냥 같이 나가서 공부할 친구.
하나;(O.L) 근데 뭐가 문제야?
두나;기숙사는 같이 쓸려구.
하나;남자랑? 결혼두 안하구?
두나;핵심만 말할게.
하나;두나야!
두나;난 우선, 유학이 가구 싶어. 근데 그 비싼 비용을 부모님한테 다 물릴 수두 없구, 내가 모아 놓은 돈으루만 충당하기엔 너무 벅차구,
하나;그래서!
두나;그런데, 내가 가구 싶은 학교에 퍽 좋은 조건이 있어. 결혼한 사람들한 테는 싼값으루 기숙사를 내주거든? 장학금 혜택두 더 쉽구.
하나;그래서?
두나;일종의 계약 결혼.
하나;그럼 같이 가겠다는 남자하구 넌 그저 계약만 할뿐 아무 관계두 아니
다?
두나;꼭 그런건 아냐.
하나;그럼?
두나;그남자 괜챦아. 학벌, 외모, 집안, 성격, 모두 다 좋구, 게다가 유모 감
각두 못지 않구,
하나;(O.L) 여자가 많겠다. 그런 남잔 평생 여자가 많지.
두나;상관없어.
하나;아, 결혼 상대는 아니니까?
두나;그남자 독신주의래.
하나;잘났어 정말. 그래서?
두나;기숙사가 이를테면 아파트 형식인데, 방 두개에 욕실 하나 부엌 하나. 가서 방은 각각 따루 쓰구, 각자 제볼일 보구, 그저 아파트 혜택, 장 학금 혜택만 같이 보자는거야 일단은.
하나;그게 될까? 여자 남자가 한집에 붙어있으면,
두나;사실은 그게 핵심인대, 부모님한테 거짓말은 하긴 싫어. 내 성격 알지?
하나;(놀라서) 히이? 말두 안돼. 결혼은 아니다. 그러나 한 아파트에서 남자 랑 살겠다. 보내주실거 같애?
두나;난 거짓말은 싫어.
하나;.....
두나;언니가 엄마만이라두 맡아줘. 난 아빠하구 할아버지를 설득할게.
하나;잠깐! 우선은 나부터 반대한다. 그남자가 좋아서 차라리 니가 결혼을 한다면 내가 도와주겠지만, 그남자는 독신주의래구, 그러니 그사람 그 주의가 변하지 않는한 넌 그사람하구 결혼은 안될거구. (보는)...
두나;......
하나;너 소문 나면 어떡할래? 나중에 시집 어떻게 가. 남들이 그걸 이해해
주겠어? 외국 나가서 남자랑 둘이 살았대드라. 그 어떤 남자나 부모 가 니 그런 과거를 오냐 오냐, 잘했다, 그럴 남자 있어? (하다가)
!!! 너 혹시?!!! 너두 독신주의니?
두나;.....?
하나;너 독신주의야? 너 그거 할려구?
두나;솔직히 고백해두 돼?
하나;당연하지!
두나;나 사실은 그남자 잡으러 가는거야.
하나;잡아?
두나;그남자 독신주의를 잡으러 가는거라구.
하나;무슨 소리야?
두나;나 그남자랑 살면서 그 남자 독신주의랑 싸워 이길려구.
하나;......!
두나;이제 이해가 돼?
하나;그렇게 괜챦은 사람이니?
두나;내가 여태 본 남자 중에 제일 괜챦아.
하나;그정도야?
두나;어느 정도, 확신 있어.
하나;(입이 떡 벌어지는) ......!
두나;여기까지 결정하는데 딱 1년 걸렸어. 최소한 경솔한 짓은 아니니까 너
무 걱정할건 없구.
하나;와.... 어떤 놈인지, 아니, 어떤 님이신지 굉장하다 정말. 아니 세상에... 세상에 둘두 없는 김두나 자존심을 이렇게 팍 꿇어 앉히다니. 타래루 엉켜 붙어두 남자 알기를 씽크대에 끼어 있는 라면보다두 우습게 보는 김두나 아냐 너. 그런 김두나를!
두나;하구 싶은 공부가 다시 생겼다구, 박사 코스를 하나 더 해야겠다구 먼 저 작정한건 물론 그사람이었지만, 부부 아파트 제안두 내가 한거 였구, 두사람 그 학교 수속 알아보는것두 다 내가 했어 언니. 그사람 은 사실, 유학 가는거정도 뒷받침 충분히 될만한 집안 자식이거든.
하나;와....
두나;그렇다구 완전히 그 남자와의 결혼! 그 목적 하나만 가지구 유학을 가 겠다는건 아냐. 공부두 하구 싶구.
하나;세상에.... 넌 어쩜 그런 꿍꿍이를 1년이나 해오는 동안 나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하긴, 난 오늘 결혼했다.
두나;(음료수 잡으려다가 손과 모든 동작이 스톱) .....!
하나;우린 참 자매면서두, 한방을 쓰면서두, 서로에 대해 너무 몰랐던거 같 지 않니?
두나;오늘, 뭘 샀다구?
하나;뭐?
두나;오늘 뭐 샀다 그러지 않았어?
하나;.... 결혼했다구 나 오늘.
두나;(농담인줄 알고 웃는) 흐흐흐흐흐. 농담 마.
하나;......???!!!
두나;(빨리 줄줄줄 말하는) 언니 그만 일어나. 나 그사람한테 가봐야 돼. 회 사 패션쇼 준비하느라 일주일동안 통 못만났거든. 무슨일이 있는건 지, 핸드폰두 연결 안되구, 삐삐두 집전화두 전부 결번으루 나오구, 나 그 남자 오피스텔루 가서 잠깐 얼굴만 보구 집으루 곧장 들어 갈 테니까 남은 얘긴 집에서 하자. (일어나더니 계산서 뽑고) 계산은 내 가 할께. (휭 나가는)
하나, 두나를 붙잡는 말 뭐라 말하려 입을 뻐끔 뻐끔 하지만 이미 늦었고 거의 안마신 남은 음료수를 스트로우 빨아 전부 다 마시는 뻥... 찌고 외로운 얼굴표정....
S#44.오피스텔 앞
택시 내리는 두나. 오피스텔 안으로 빠르게 걸어 들어간다.
S#45.오피스텔 방 앞
벨을 누르는 두나.
S#46.오피스텔
속옷만 입고 침대에 엎드려서 자고 있는 우진. 벨소리에 잠시 들척이지만 잠이 깊다.
S#47.오피스텔 앞
세번 연속 벨을 누르는 두나.
기다리지만 아무 반응 없자, 문을 두드리며
두나;형석씨! 형석씨!
반응을 기다리지만, 아무 반응 없고, 다시 벨을 누르려는데 빼꼼히 열리는 문. 문을 확 잡아 당기며
두나;형석씨! (했다가 얼른)
두나, 우진;(동시에 놀라며) 누구세요?
두나;누구세요?
우진;누구세요? (하며 경계하듯 문을 닫아 당겨 조금만 남겨두고, 문 손잡이
를 잡고 있다)
두나;(억지로 고개 들이밀듯 집안을 들여다 보며) 형석씨 어딨어요?
우진;(누구지? 경계심으로 두나를 살피는)
두나;형석씨 어딨냐구요!
우진;그형, 어제 결혼식 끝내구, 와이프랑 오늘 미국 갔는대?
두나;네? ....!
안으로 쳐들어가려는 두나가 문을 확! 잡아 당기는 바람에 문 손잡이를 잡고 있던 우진이 “어어!”하며 앞으로 쓰러지듯 넘어져 두나를 안게되고 두나와 함께 넘어지려하자 무척 놀라며 순간 순발력으로 두나의 허리를 잡아주는 우진, 뒤로 꺾여 넘어지려던 두나도 무지 놀라는 표정에서 스톱 모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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