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이인범 (李仁範)
https://www.youtube.com/watch?v=G50piRc1TBk
테너 이인범 ( 李仁範 1914년 1월 23일, 평안북도 ~ 1973년 9월 13일, 서울)
평북 용천(龍川)출생. 연희전문 및 일본 고등음악학교를 졸업하고 1939년 전 일본음악콩쿠르 성악부에서 수석으로 입상하였다.
1958년부터 고려교향악단 및 서울교향악단의 독창자로 활약하였으며 서울시 문화상을 받았다.
그 뒤 한국 오페라연구회를 창설하고 연세대학 음악대학장을 역임하였으며 1970년에는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오페라 《춘향전》을 비롯하여 《토스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카르멘》 《오셀로》 《돈 조반니》 등에서
자주 주역을 맡았다. 얼굴에 화상을 입었으나 재기하여 한국 음악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전설적 테너이다.
또 최초로 이곡을 받아, 공연때마다 불러서 유명하게 만들어 김동진 선생님이 무척 고마워했다
1973년 9월, 테너 이인범 선생을 떠나 보내는 날,
저녁 TV 뉴스시간에 이인범씨의 부음뉴스와 함께 이인범씨가 불렀었던 노래중에서 Mamma(맘마)와 "아침의 노래" 두곡을 추모곡으로 방송.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었던 가고파, 내 마음, 고풍의상 등 한국가곡을 빼어난 목소리로 들려주던 이인범선생이 하늘로 떠나 가던 날, 라디오에선 3일간 늦은 밤 특별 프로그램으로 그의 일생과 노래들을 내보내며 추모의 정을 달래 주었었다.
가고파/ 전편
이은상 작시 김동진 작곡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 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어릴 제 같이 놀던 그 동무들 그리워라
어디간들 잊으리요, 그 뛰놀던 고향 동무
오늘은 다 무얼 하는고, 보고파라 보고파.
그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 살게 되었는고
온갖 것 다 뿌리치고 돌아 갈까 돌아가
가서 한데 어울려 옛날 같이 살고지라
내 마음 색동옷 입혀 웃고 웃고 지내고저
그날 그 눈물 없던 때를 찾아가자 찾아가
욕지도
가고파/ 후편
물나면 모래판에서 가재 거이랑 다름질하고
물들면 뱃장에 누어 별헤다 잠들었지 >
세상일 모르던 날이 그리워라 그리워
여기 물어보고 저기나 알아 보나
내 몫엣 즐거움은 아무데도 없는 것을
두고 온 내 보금자리에 되 안기자 되안겨
처자들 어미되고 동자들 아비된 사이
인생의 가는 길이 나뉘어 이렇구나.
잃어진 내 기쁨의 길이 아까워라 아까워
일하여 시름없고 단잠들어 죄없은 몸에
그 바다 물소리를 밤낮에 듣는구나
벗들아 너희는 복된 자 다 부러워라 부러워
옛동무 노젓는 배에 얻어 올라 치를 잡고
한바다 물을 따라 나명들명 살까이나.
맞잡고 그물을 던지며 노래하자 노래해.
거기 아침은 오고 거기 석양은 져도
찬 얼음 센 바람은 들지 못하는 그 나라로
돌아가 알몸으로 살꺼나 깨끗이도 깨끗이
욕지도
평안북도 용천에서 이정봉 장로교 목사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평양 숭실 학교를 졸업하고 1931년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하여 음악과 없는 음악부에서 음악을 연구하며 연희전문음악대의 일원으로 봄,가을로 2회씩 전국을 순연 하였다.
졸업후 일본 고등음악학교에 입학, 기노시다(木下保)에 사사 하였고, 1939년 10월에 열린 전일본 성악 콩쿨대회에서 수석으로 입선되어 한국 성악의 기염을 토하였다.
1941년 졸업후 동경에서 독창회를 가졌고 1943년 5월에 귀국독창회를 서울 부민관(府民館)에서 열었다. 광복후 한국 오페라계에 투신, 현제명(玄濟明)작곡의 <춘향전>을 비롯하여 푸치니의 <토스카>,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비제의 <카르멘> 베르디의 <오셀로> 등에 주역으로 출연 하였다.
한국 오페라단 단장을 역임 하였으며 1953년 불의의 화상을 크게 입어 실의에 찬 생활을 계속 하다가 서울 대학교 음악대학, 이화 여자 대학교 음악대학 등을 거쳐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교수, 학장까지 지냈다.
1956년 5월 8일 명동 국립극장에서 재기 독창회 (반주 : 부인 李貞子)를 성공리에 마쳤고, 2년후인 1958년 10월 15일 또다시 독창회를 열어 건재함을 과시 하였다. 피아니스트 이방숙(연세대 교수)의 선친이기도 한 ,1950년대 성악계의 대표적인 테너였던 이인범씨는 작곡가 김동진씨의 작품을 널리 알렸던 가곡 초창기 성악계의 선구자격으로 많이 거론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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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오페라 운동의 태동기에 선구적인 역할을 한 테너들이 있습니다. 1950년대 우리 음악을 대표하는 테너 이인선, 이상춘, 이인범 이지요. 이들은 현제명이 작곡한 오페라 <춘향전>을 비롯해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비제의 <칼멘>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면서 제대로의 오페라를 접할 수 없었던 국내 무대에 정통 오페라를 소개했습니다. 그 중 이인범의 활동은 무척 두드러졌지요. 1939년 <전 일본 성악 콩쿠르>에서 1등 없는 수석으로 당선되어서, 당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작곡가들과의 교류도 활발해서, 작곡가 김노현에게는 직접 가곡을 의뢰하기도 했지요. 그의 부탁으로 김노현이 완성한 곡이 <고대>입니다.
“아름다운 희망을 안고, 너와 함께 거닐던 길을 오늘 다시 찾으니, 바람만 지나가누나. 황혼의 언덕위에 오색구름 꿈꾸던 시절, 황홀한 네 가슴 오늘 더욱 그리워지누나. 진주 같은 네 마음, 어둠 속에서 빛이 되리라, 맹세하던 너, 푸른 저 언덕 아름답던 시절, 서로 굳게 손잡고 맹세한 너는, 지금 어디 작은 빛 되었나. 오라, 어둠을 헤매는 이 가슴 속에, 내 맘에 그리는 그대 사랑이, 찬란한 밝은 태양이 되어 동녘 하늘위에 빛이 떠 오누나. 나를 반겨 웃는 듯.”
지난날 일에 대한 애틋한 회상과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이 함께 담겨져 있습니다. <고대>는 지금은 고인이 된 이인범의 청탁을 받고 작곡가 김노현이 직접 시를 짓고 곡을 붙인 작품입니다. 안타깝게도 곡을 의뢰했던 이인범의 목소리로는 전하지 않습니다만, 청탁자인 테너 이인범을 의식해서인지 고음을 넘나드는 음역과, 극적인 감정의 진폭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부르기 어려운 곡으로 손꼽는 그러한 작품이지요.
테너 이인범과 작곡가 김노현의 인연을 이야기할 때, 작곡가 김동진의 이야기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본 성악 콩쿠르 우승 후에 일본 각 도시를 돌면서 순회공연을 하고 있던 이인범은, 당시엔 알려지지 않았던 김동진의 <가고파>를 불러서 유명해졌기 때문입니다. 후에 김동진이 김노현의 스승이 되면서 이 세 음악인의 끈이 이어졌고요. 이 곡이 바로 그러한 사연 속에서 탄생된 셈이지요. <KBS FM 1, 정다운 가곡, 2008년 1월 29일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