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디모데후서 4장 5-11절 : “5)그러나 그대는 모든 일에 정신을 차려서 고난을 참으며, 전도자의 일을 하며, 그대의 직무를 완수하십시오.
6)나는 이미 부어드리는 제물로 피를 흘릴 때가 되었고, 세상을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7)나는 선한 싸움을 다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습니다. 8)이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의로운 재판장이신 주님께서 그 날에 그것을 나에게 주실 것이며, 나에게만 아니라 주님께서 나타나시기를 사모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주실 것입니다.
9)그대는 속히 나에게로 오십시오.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해서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가고, 그리스게는 갈라디아로 가고, 디도는 달마디아로 가고, 누가만 나와 함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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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누가’는 신약성경의 셋째번 복음서인 누가복음과 또 사도행전의 저자인 누가(영문 Luke, 희랍어 Lukas)입니다. 애당초 성경을 한국말로 처음 번역할 때에 ‘루카’로 표기하지 않고, ‘누가’로 표기했기 때문에, 지금껏 우리들은 ‘누가’라고 그를 호칭하고 있습니다.
누가는 안디옥 태생입니다. 이방 땅에서 태어난 ‘이방인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그가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 것은, 바울과 안디옥교회가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던 때였습니다. 사도행전 16장 5절에, “그래서 교회들은 믿음이 점점 더 굳건해졌으며 신도의 수효는 나날이 늘어갔다.” 라고 기록한, 바로 그 이방인 기독교인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의사였고, 희랍어 문체가 뛰어난 지성인이었습니다. 바울을 만나, 그가 전하는 복음에 목숨을 걸 정도로 매료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바울의 2차선교여행 때부터 바울 선교단에 속하여, 선교 최일선에 서게 되었습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16장 10절부터 종종 “우리는 …” 하고 시작하는 구절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기록자인 누가가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가 다른 사도들을 만날 기회는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문서들을 통해서 예수님에 관한 기록들을 수집, 정리해서 한 복음서(누가복음)를 기록하였고, 또 초대교회들의 선교활동을 소상히 소개한 사도행전을 썼습니다. 제1세기의 교회가, 어떻게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을 계승했던가를 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누가복음은, 예수님의 편모를 소개하면서, 아주 특별한 점을 강조해서 소개했습니다. 즉, 하나님께서 가난한 자들, 세리와 죄인들, 여인들, 이방인과 피가 섞인 유대인인 사마리아사람들, 이방인들을 얼마나 사랑하시는가를 아주 드러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세상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는 이들에게 하나님은 특별한 관심을 갖고 계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습니다.
복음서들이 예수님의 메시아 사역을 소개하는 책들이라면, 누가가 기록한 사도행전은, 성령님께서 사도들을 통해서 이루어 가시는 복음 사역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고 말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도행전은 실제로 ‘성령행전’ 입니다.
이것은 누가가 사도 바울과 함께 지내면서, 성령의 실재를 체험하며 지냈기 때문입니다. 삭막한 이방인의 땅에서도 복음 전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바울,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바울 속에서 역사하시는 나날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누가 자신도 사도의 신앙을 전수했던 것입니다.
오늘의 본문을 보면, 이 편지는 바울이 순교를 당하기 직전에 쓴 편지입니다. 그때에 바울의 곁에 누가 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같은 선교팀에서 일하던 이들 가운데, 세속적 관심에 끌려 떠나 버린 데마와 같은 사람도 있었고, 지역교회를 맡아서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던 디도와 같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누가는 바울의 곁을 지키면서, 바울의 선교사역을 도왔습니다.
바울의 수족처럼 일하던 의사 누가는 바울의 사명감, 바울의 열정, 바울의 순종과 헌신, 바울의 진정성을 그대로 전수하였습니다.
주후 2세기의 기록에 의하면, 그는 독신으로 84세에 ‘성령이 충만한 가운데’ 그리스에서 별세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전승에 의하면, 그는 순교했다고도 전해지지만, 확증이 없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사도의 수족이 되어,
일생 복음을 전하는 일로 생의 보람을 삼았던 누가의 믿음을 배우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도 누가의 믿음을 본 받아, 저희가 무슨 일로 한 세상 살든지,
살아 계신 성령님의 인도를 따르며, 복음을 위하여 헌신하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