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2월2일 새벽 6시경 경기도 동두천 미7사단 31연대 철조망 옆에서 임신 9개월의 서모부인(34)이 미군 초병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미군 측은 "서 씨가 부대에서 파이프를 훔쳐 갖고 도망치는 것을 초병이 발견, 수하했으나 불응해 발포했다"고 밝혔다. 서 씨는 철조망 바깥 2m 지점에서 총에 맞았다. 그녀의 시체 옆에 놓여있던 파이프는 그러나 임산부가 혼자 들기에는 너무 길고 무거운 것이었다. 때문에 그녀가 정말 그걸 훔쳐 나오다 총을 맞았는지 아니면 사후 파이프를 갖다 놓은 건 아닌지 의문이 많았다.
서 씨는 미군부대 주변에서 쓰레기를 주워, 쓸 만한 걸 골라 파는 일을 해왔다. 남편은 나무꾼, 자신은 쓰레기 줍기로 세 딸을 키워온 그녀는 그러나 두어 달 전부터 몸이 무거워 일을 하지 않고 있었다. 사고가 난 날 아침 그녀는 "곧 설날에 방학한 딸내미 개학 날짜도 다가오니 깡통이라도 주워 팔아 꼬까옷이나 사줘야겠다."며 군부대 근처에 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