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키딩, 내 인생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이번 추석 때 직장 동료로부터 영화 DVD 한 편을 선물받았다. 최신 영화일거라 생각했던 나는 영화 DVD를 받고 잠시 멍했다. 지금까지 깊고 강한 울림으로 나를 성장시켜 준 내 인생의 영화, 바로 죽은 시인의 사회였기 때문이다.
‘소리가 들리는가’ 「죽은 시인의 사회 中」
내면의 소리보다 외부의 소리에 익숙해져 가는 어른이 된 요즘, 인생의 멘토같은 이 영화가 일상의 작은 나팔소리같은 울림이 되길 바라며 본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영화의 주요 배경으로 등장하는 월튼 고등학교는 엄격한 규칙과 학풍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명문사립학교다. 딱딱한 규율과 전통을 고집하는 체계에 자유로운 감수성을 가진 문학선생님이 새로 부임해 오는데 그가 바로 “oh, my Captin,! oh, my Captin! 우리들의 선장, 키팅! 선생이다. 그가 부임해 오기 전, 월튼 학교는 오로지 명문대를 가기 위한 단 하나의 목표 아래 똑같은 꿈을 갖고 오는 학생들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키팅 선생님이 부임해 오면서 겉으로는 평온하고 안정돼 보이던 공간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된다.
첫 수업시간, 역대 졸업생들의 사진이 있는 곳에서 그들의 역사적 인물들의 눈망울과 숨소리에 미래의 키딩들은 자신의 호흡을 숨죽여 듣는다.
‘소리가 들리는가! 여러분들이 잘 들어보면 그들의 속삭임이 들릴 것이다.
자, 귀를 기울여 봐, 들리나?
키팅 선생은 눈에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살아있는 역사의 속삭임을 학생들 스스로 느끼게 하며, 그들의 잠재된 꽃봉우리를 흔들어 깨운다. 조용한 침묵 뒤에 그 동안 듣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에 관한 소리를 듣기 시작하는 학생들. 조용한 침묵 뒤에 아이들은 숨죽여 있던 자신의 고립된 생각과 꿈의 틀을 깨고 스스로 부활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상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폐쇄된 체계가 학교 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짐을 놓고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와 첫 인사를 나눌 때 등장하는 닐의 아버지! 그는 학교와 더불어 가장 강력한 욕구를 드러내는 강력한 체계이다. 결코 변화되거나 흔들림없이 학교의 날카로운 요구와 더불어 아이에게 한결같고 곧바른 길 하나만을 제시한다. 인간은 환경 속의 인간, 외부의 자원과도 교류하며 호흡하는 개방된 체계라 했던가. 아버지의 명문화된 체계에 익숙해져 자신의 잠재된 가능성을 외면한 채 살아왔던 닐은 키팅 선생을 통해 자신의 갇혔던 체계를 깨고 외부를 향한 꿈의 첫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러나 서로 다른 물질이 부딪치면 엄청난 에너지와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듯, 키팅선생의 새로운 에너지와 학생들의 변화는 학교와 학부모는 강한 저항을 받게 되고 마침내 대립이라는 극한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You are die. 모든 것은 죽게 마련이다.
믿거나 말거나, 여기 교실에 있는 우리 각자 모두 언젠가는 숨이 멎고 차가워 져서 죽게되지』
결국 현재와 자신의 인생을 즐기고자 햇던 닐은 키딩과 아버지 두 극과 극의 체계 속에 마지막으로 자신의 꿈을 피운 채 손 끝이 묻힌 권총으로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죽음은 부활과 맞닿아 있다고 했던가. 닐의 순수하고 열정있는 죽음은 교실의 아이들을 희망과 용기가 있는 영혼으로 부활하게 하고 마침내 해고당한 키팅선생을 위해 아이들은 다 함께 소리높여 외친다. Oh! my captin..my captin!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던 것은 아이들의 잠재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생동감있게 자극하는 키팅 선생의 모습이었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아이들과 그들을 둘러싼 거대한 학교라는 체계까지 변화시킬 수 있었던 건 아닐까.아이들에게 건네는 평범하면서도 희망적인 그의 작은 메시지에 아직도 나는 깊은 감동을 느낀다. 좁은 체계에 갇혀 자신이 지닌 강점과 숨겨진 가능성을 보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을 때 누군가 단 한 명이라도 다가와 가능성과 희망, 꿈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우리는 꽃봉우리를 피울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 혹시 매일 반복되는 업무와 현실에 갇혀 살고 있지는 않은가. 이 영화를 통해 나의 일상과 일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과 동료, 가족에게 어떤 인생의 피드백을 불어넣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내가 누군가의 인생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불어넣을 수 있는 멘토가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면 이런 망설임은 잠시 접어두고 이 영화를 꼭 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 바로 당신 옆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인생을 피드백 해 주는 든든한 존재가 있으니 말이다.
★ 출처 서울 사회복지사 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