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함께
33톤, 우리가 함께 드는 마음의 무게
서구종합사회복지관 신임사회복지사 / 허인 다니엘
"쌓여있는 쓰레게 집이 곧 무너질 것만 같아요" 한 이웃의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받고 어르신의 집을 방문하였습니다.
각종 쓰레기로 인해 대문조차 열리지 않아 담벼락에 의자를 두고 집안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마당에 가득 찬 쓰레기로
인해 쓰레기 위를 걸어서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집 안은 가득 찬 쓰레기로 바닥은 보이지 않았고 쓰레기 위를 걸어다녀야
했으며, 어르신은 누울 공간도 없이 앉아서 잠을 청하고 계셨습니다.
쌓여있는 물건과 각종 쓰레기로 인해 곧 무너질 것 같은 주택의 어딘지도 모를 한 켠에 서서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어르신은 젊은 시절 중고 의류 판매 관련 일을 하시다가 뜻대로 잘되지 않아, 아까워진 물품들을 쌓아두기 시작하면서 현재
까지 이르게 되었고, 점점 쌓여진 쓰레기로 인해 가족과 주위 사람들마저 따나갔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어르신 곁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더루만져 주신 이웃의 설득으로 어르신께서는 마음 가득 채우고 있던 물건들을
버리고 사회로 한 걸음을 내딛는 큰 결심을 하셨습니다. 어르신의 결심에 함께하기 위해 지역사회 모두가 발 벗고 나섰습니다.
대구카리타스에서 운영하는 서구종합사회복지관 주거복지센터를 중심으로 관할 행정복지센터에서는 마을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공간을 확보해주셨고, 여러 자원봉사자와 5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이른 아침부터 쓰레기를 비워내고 폐기물을 정리
하였습니다. 또 지역사회 내 기업체에서는 폐기물 정리 후 주택 내부 공사를 지원해 주셨고, 격려로 응원해 주셨습니다.
새벽부터 진행된 폐기물 정리는 약 8시간에 걸쳐 33톤이나 되는 쓰레기와 물품을 모두 비워냈고, 33톤만큼 큰 어르신의 마음
의 짐도 함께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록 어르신은 주택을 정리하기까지 수년간의 결심이 필요하였지만, 이웃들의 사랑
어린 도움으로 변화된 집을 보시며 그동안 쌓여온 마음의 짐과 아픔을 눈물로 씻어내셨습니다.
쓰레기로 가득 찬 주택은 어떤 이에게는 눈 찌푸림의 대상이었지만, 어떤 이에게는 저장 강박이라는 치료의 대상이며 저희에게는
도움이 필요한 우리 이웃이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작은 관심의 시작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사랑으로 함께 살아가는 마음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웃을 향한 작은 애정과 관심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큰 힘과 위안이 되며, 관심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큰
힘과 위안이 되며, 사람을 움직이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작은 관심이 보다 큰
사회적 사랑의 실천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오늘도 우리 대구카리타스인들은 늘 살펴보고
실천하는 마음을 다집니다.
대구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