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천어메니티복지마을’(총원장 맹상학 신부, 이하 복
지마을)이 고령화 시대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복지마을은 군립요양병원, 요양원,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장애인보호작업
장 등 5개 시설로 구성되고, 특히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가톨릭 신자 노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노인 복지의 핵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천군립요양병원의 가장 큰 장점은 신앙 생활을 위한 지원이다. 총원장 신부와
부원장 신부가 병원과 요양원에서 매일 번갈아가며 입원 어르신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고, 수시로 병실을 방문해 봉성체 및 영적 상담을 하고 있어 신자 노
인들의 신앙 생활을 이끌어준다.
뿐만 아니라 입원비와 간병인비를 대폭 낮춰 환자와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
어주고 있으며, 우수한 의료 인력을 구성해 질 높은 서비스를 하고 있어 의료 사
각지대인 군 단위 주민들에게 커다란 버팀목이 되고 있다.
서천군 비인면 김복자(76세·카타리나)씨는 “평생 농사일을 하며 자식들 뒷바라
지를 했고, 자식들이 전부 도시에 나가 살고 있어 늘 아프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갖고 살았다”며 “그러나 서천어메니티복지마을 특히 노인전문병원이 문을 열어
이젠 그런 걱정을 안한다”고 말했다.
여느 농어촌처럼 군민 대부분이 노인들로 구성되어 있는 서천군 노인들은 2008년
복지마을이 개원하면서 경제적인 큰 어려움 없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다.
지난해 한겨레신문과 보건사회연구원이 공동 주최하는 대한민국 복지대상을 서천
군이 수상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복지마을은 특히 사제와 수녀가 상주하면서 입
원 환자와 그 가족들의 영적 상담을 해주고 있어 전국 각지의 신자들에게 관심을
사고 있다.
또 노인병원과 요양원이 갖는 특성상 호스피스 병동의 기능과 품격있는 죽음을 맞
이하기 위한 환자와 그 가족들의 노력, 그리고 사제와 수녀, 전문 평신도들의 노력
이 어우러져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시설로 거듭나고 있다.
개원 6년차를 맞이하고 있는 복지마을은 또 병원과 요양원의 이익을 노인복지와
장애인복지에 사용할 수 있는 서천군 조례를 바탕으로 재정이 열악한 군의 사회
복지 시스템에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매년 1억 5천만 원 정도의 병원
과 요양원의 수익금이 노인복지와 장애인복지 사업비로 쓰이고 있다.
이와 관련 1년에 3천 5백 명의 전국 공무원, 사회복지관련 학교 학생등이 복지마
을을 방문해, 운영 시스템과 서비스 등을 배우고 있어, 조그만 충남의 어촌에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는 복지의 요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서천군 관계자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군으로서는 복지마을 운영 보조금이 부담
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러나 복지마을의 병원과 요양원 운영이 잘 되어 이익
금이 복지사업에 쓰이므로 군으로서는 커다란 부담을 경감하는 효과가 확실히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복지마을은 노인과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열악한 지역적 특성을 감안, 지난
해부터 ‘찾아가는 복지마을’이란 이름으로 의사는 물론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
복지마을 소속 다섯 기관의 전문가들이 매달 지역 마을을 방문해 의료 및 사회
복지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마을은 서천군뿐 아니라 대전교구 및 전국 각지의 가톨릭 신자들
에게도 점차 주목 받고 있다. 서울을 비롯, 전국의 노인들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
는 병원과 요양원은 물론 복지마을 내 건립된 노인전용아파트(107세대)에도 전국
각지에서 노인들이 찾아와 거주, 생활하고 있다.
※문의 041-950-1001
■ 서천어메니티복지마을 총원장 맹상학 신부
“복지 활동으로 사랑·나눔 실현”
“어메니티복지마을의 근본 이념은 가톨릭교회의 사회복지
정신, 즉 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을 교회 사회복지 활동을
통해서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는 특히 ‘사랑·존중·나눔’의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서천어메니티복지마을 총원장 맹상학 신부는 외롭고 소외된
이들에게 그리스도로부터 비롯되는 사랑과 인격적 존중을,
그리고 많은 것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나눔을 실천함으
로써 ‘카리타스’(사랑)라는 가톨릭 사회복지 활동의 근본 정
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가 사회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지만, 특히 대도시 외 시골지역의
고령화가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노인 대상 복지 체계의 강화는 절실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미래 노인 복지의 대안형으로 마련된 것이 복지
마을의 시스템이라고 맹신부는 말했다.
맹 신부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이른바 복지마을 운영의 ‘선순환’ 개념이다. 일정
수준에서 병원과 요양원의 수익을 내고 이를 바탕으로 노인과 장애인 복지에 활
용하는 자급형 구조를 통해서 열악한 시골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덜고 지속적인
복지 활동의 운영과 확장을 꾀할 수 있다. 매년 수천 명의 시골 지방자치단체와
복지시설 관계자들이 이곳을 찾아와 운영 시스템을 학습하고 가는 이유도 여기
에 있다.
최근 들어 요양병원들의 난립에 따른 정부 규제 강화는 자칫 노인복지 확대에
저해요인이 될 우려도 있지만, 맹 신부는 견실한 요양병원의 식별과 양질의 노
인복지서비스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맹 신부는 복지마을의 활용을 특히 가톨릭 신자들에게 권하는 이유로 종교적
뒷받침을 꼽는다. “그저 성직자가 상주한다는 이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성직자와 수도자, 의사와 직원들이 가족처럼 환자들을 돌봐야 합니다.” 마을의
시설 중 하나로 게스트하우스를 마련하는 이유도 환자들을 찾아온 가족들이
여관방에서 지내지 않고, 유사시에는 환자의 임종을 지키기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려는 배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