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월 경부터 시작하여 올해 2월까지 약 1년 동안 베델 공부를 하였습니다.
베델 공부 첫 시간에 <베델성서대학 규칙>을 다함께 읽으면서 “1. 베델성서하는 동안은 결석하지 않는다. 2. 베델성서하는 동안은
아프지 않는다. 3. 베델성서하는 동안은 죽지도 않는다. 4. 베델성서하는 동안은 이사도 안 간다. 5. 베델성서하는 동안은 애기도
낳지 않는다.”라는 규칙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베델성서하는 동안 결석도 가끔 하게 되었고, 아파서 못 나간적도 있었고,
결혼 이후 이사도 하게 되어 5개 중 3가지를 어기고 말았습니다. 물론 반 농담으로, 그만큼 큰 각오를 하고 열심히 하자는
규칙이었겠지만, 처음 외치던 포부에 비해서 스스로 생각할 때 그만큼 열심히 하지는 못한 것 같아 반성이 되었습니다.
베델을 들으면서 좋았던 점은, 성경 안에 수록된 각각의 복음서와 서신서 등이 쓰인 역사적 맥락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동안에는 그런 맥락도 모른 채 성경을 읽다보니, 성경이 그저 허황된 신화처럼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베델 이후 각각이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쓰여졌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해가 되건 안 되건,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을 한번 쭉 흝어볼 수
있다는 점 또한 좋았습니다. 이번에 베델을 들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인터넷 성경 타이핑을 동시에 진행했는데, 최근에 처음으로
성경 1독을 끝내게 되었습니다. 베델공부와 성경 타이핑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서로 윈윈효과도 났고, 또 전체적인 내용을 한번 두루 살펴보았다는 데에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습, 복습을 철저하게 하지 못해서, 좀더 자세하고 깊이 이해할 수도 있었을 텐데,
너무 수박겉핥기 식으로 공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특히, 베델 공부 초반에는 책에 작은 글씨로 달린 성경의 장,
절을 찾아 읽고, 또 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책에 적어가기도 하였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예습 없이 수업에 참여하여, 스스로 생각할 때 후반부로 갈수록 해이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음번에 베델 수업이 또 열리게 된다면 초심을 잃지 않고 다시 한번 공부해야 할 듯 합니다.
베델을 하기로 결정했던 것은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적어도 일주일에 1번은 성경을 들여다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또 목사님이 내주시는 시험지를 풀려면, 토요일에 집에서 무조건 성경과 베델책을 뒤져가며 숙제를 마쳐야 했기에, 숙제가 있는 날에는 토요일에 억지로라도 성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또 그러다보면 흥미로운 부분은 차근차근 다시 읽어보게도 되었습니다.
또 베델공부를 하면서 베델공부를 위해 모인 사람들끼리 교제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습니다. 간증을 통해 서로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아가게 되기도 하고, 또 제게 부족한 점들을 배워가면서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텍스트로만 가득 찬 책에 알록달록한 그림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시선을 잡아끌고 또 때로는 재미를 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림으로 마지막에 정리해서 그런지, 지금까지도 이미지로 남아 있는 장면이 있음에 놀랐습니다. 예를 들면, 여로보암 땅 위에
그려져있던 황금 송아지의 모습이 기억이 나는데, 그림으로 보지 않았다면 금새 잊혀졌을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특정 내용이 성경 몇장 몇절에 나오는지 찾아쓰면서, 그 장절을 다시한번 읽어보게 될 때도 간혹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다 끝나고나서 돌아보건대, 주어진 상황에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베델이 끝난 지금, 누군가 제게 성경에 대해 좀더 잘 이해하게 되었느냐고 물어본다면, 확실하게 그렇다고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저는 사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간에 요한계시록에 대해 공부하면서 목사님께서 사람들에게 “좀 알겠느냐”고 여쭈어보셨는데, 그때 어떤 분께서 “그냥 읽는 거지요, 뭐.”라고 대답하시는 것을 듣고, 죄책감이 조금 덜어졌습니다.
이해가 안 되더라도 그냥 읽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하나님이 아닌- 인간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많기 때문에 한 번에 다 이해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고 하신 것도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어렵다고 겁먹기 보다는 자꾸 성경을 가까이 하면서 읽어보려고 합니다. 베델에서 배운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은, 베델을 통해 성경을 놓아버리지 않고 꾸준히 읽을 습관과 용기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1년 동안 좋은 말씀으로 저희를 이끌어
주신 목사님께도 감사드리며, 이렇게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항상 함께 해주신 하나님께도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