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화 시 모음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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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을이니까
정미화
들길에 핀 구절초 난
들국화 인줄 알았었네
가느다란 허리 흔드는
코스모스 꽃향기 너의 향기를
닮았기에 서성거렸지
창문틈새 스며든 바람결이
조금은 차가워도 좋아요
그대가 좋아하는
가을이 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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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 행복해도 될까요
정미화
그대에게 물을께요
나 지긋지긋한 악몽을
떨치고 새 봄이 왔으니 웃어도 될까요
강산에 꽃들이 만발하고
하얀나비 너울너울
축제를 벌이니 즐거워도 될까요
어제 내린 봄비에 흠뻑
젖은 채로 그대를 만나러 가면
뜨거운 차 한잔 끓여 줄실래요
나 이제 말할 게요
그대를 만나서 세상을 알았고
행복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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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비 사랑
정미화
꽃이 피면 나를
불러주오 그대를 위해
한달움에 날아가리니
못견디게 나를 찾는 그대
목마르게 그대를 느끼는 나
바람이 분다네
그대가 나를 부르는 향기
실려오면 난 어쩌지 못하지
그대가 보고파서
그대가 그리워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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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낙엽 비
정미화
햇살이 따갑고
기온이 내려가야 오색단풍
잎을 만듭니다
참나무 자작나무
금빛물결 추렁거리면
창공엔 기러기떼 행진을 합니다
곱게 단잔한 가을잎
먼길 여행 준비하고 찬바람
불어와 낙엽비를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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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낙엽 지는 밤
정미화
어듬이 슬그렁 슬그렁
밀려와 밤 별들이 뜨면 난
기도를 해요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을까
온 종일 내 생각 많이 했느냐고
혼자 되묻곤 하지요
그대도 나 처럼 하루를
마감하고 창문 열고 기도 하시나요
나 처럼 내 생각 많이 하셨을까
귀뚜라미 울음소리
달빛을 출렁거리게 하고
덩달아 내 마음도 울렁거립니다
찬바람이 불어와
옷 깃을 세우게 하고
가로수 낙엽 흩날려 그대
더욱 그립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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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눈이 내리면
정미화
예전엔 눈이 내리면
마냥 좋아서 마당을 몇 바퀴
돌고 동네길을 달렸었지
예전엔 눈이 좋아서
보리밭에 나가 친구들과
눈싸움하고 뛰어 놀았지
지금은 눈이 와도
색바랜 추억만 눈덩이처럼
커져만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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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늦 가을비
정미화
낙엽이 웅웅거리고
바람도 심술부리나 보다
거리엔 고엽들이
나무엔 철새들이 앉아 있다
먹구름 밀려와
찬비를 뿌리면 나는 그대
생각에 그리움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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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묻지 않을게요
정미화
신록을 찬미하는
유월의 햇살
당신을 닮았네요
출렁이는 파도
흩어지는 물보라 소리
목이 쉬어도
대답 없는 그대에게
편지를 한 통을 쓰렵니다
보고 싶다고
그대가 많이 그립다고
하지만 묻지 않을래요
그냥 내 마음만 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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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오월의 기도
정미화
간밤 꿈에 보았던
그대여 밤새 뒤척였어요
거울 속에 비친
모습보다 꿈에 본
그대 모습이 더 좋았지요
오늘은 만나 볼 수 있을까
날마다 그대 소식 기다리며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어제 바람이 불더니
내 마음 싱숭생숭
그대 생각에 울적해지면
다시 사진첩 꺼내 봅니다
오월이 다 가도록
그대 위해 우리사랑 위해
기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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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지는 꽃잎도
정미화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했더니
내 가까운 곳에 있더라 떨어진 꽃잎에도
낯선 바람에 실려오는 그리움에도
무서리에 지는 초라한 낙엽에도 행복은 숨어 있더라
힘겨운 삶 은 언젠가 기억에서
지워지겠지만 고왔던 그때 그시절
두고두고 가슴에 남으리라
활짝 핀 아름다움 마음 속 행복으로 남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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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제 내린 봄비에 흥뻑
젖은 채로 그대를 만나러 가면
뜨거운 차 한잔 끓여 주실래요
당연 끓여주겠지요
행복한 글보니
살포시 미소가 지어집니다
정미화 님의
맑고 고운 글
행복했어요
감성에 젖어본
시간이었어요
가을이니까
정미화
들길에 핀 구절초 난
들국화 인줄 알았었네
가느다란 허리 흔드는
코스모스 꽃향기 너의 향기를
닮았기에 서성거렸지
창문틈새 스며든 바람결이
조금은 차가워도 좋아요
그대가 좋아하는
가을이 왔으니까요
언제 썼던거
아리하지만
시인님 덕분에
이리보니 좋네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