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고요를 누리며 밭놀이 모임 이름을 주십사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만난 이름은 바로, '마농'입니다.
마농.
마음을 가꾸는 농부(農夫).
마음=땅
북미원주민의 언어에서 '마음'과 '땅'은 같은 어근을 가졌다고 합니다. 땅과 마음을 하나로 보는 그들의 세계관이 느껴집니다. 그들의 눈으로 보니 땅을 가꾸는 일이 마음을 가꾸는 일이고, 마음을 가꾸는 일이 땅을 가꾸는 일이겠다 싶습니다.
농(農).
농(農) 자를 보면, 위에 곡(曲) 자는 '노래하다' 이고 아래 글자 신(辰) 또는 진은 '별'이니, 농(農)자의 전체 뜻이 '별을 노래하다'로 읽혀집니다. 더 확장해보면 하늘(우주)의 근본 이치(진리)를 알고 즐겁게 노래하고 살아간다는 뜻으로 읽혀지네요.
그렇게 이름을 붙이며 의미를 찾다보니 왠지 에너지가 생겨나는 듯 합니다. 그러다 공부라는 한자를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공부(工夫)
공(工):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일, 장인
공부는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사람.이 되네요.
그제야 농부와 공부는 하나의 일을 하는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저는 이렇게 저에게 온 일의 의미를 찾는 일을 즐깁니다. 그러나 하는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할 때는 힘이 쭉 빠지기도 합니다. 우주이야기 공부를 하며, 우주 속에서 '생명체-생명과정'은 아주 희귀한, 보편적이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순간, 삶이 그 자체로 신비로 보였습니다. 이후, 제가 발견한 의미에 한정시키지 않고 우선은 주어진 삶을 충분히 존중하고 경험해보려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삶, 그 자체가 충분한 의미라는 것을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살다보면 그런 경이로움은 사라지기 일쑤입니다. 바로 코 앞에 있는 일과 상황에 코가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땅을 가꾸고 공부를 하는 일은 저를 이완시키고 다시 경이로움으로 안내하는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농부, 공부로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으로 잘 살 수 있게 스스로를 돕고 있다고 여기니 마음이 좋습니다. 더불어 여전히 의미를 찾는 고착된 습관, 패턴도 볼 수 있었습니다. 농부와 공부가 (의미 이전의) 삶을 존중하는 마음을 배워가는 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