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은 한국의 제 1야당이다. 그리고 지금 대단한 야대여소 정치의 한복판에 서 있다. 헌정이래 최대 의석수차의 야대여소이다. 무소속과 다른 야당 그리고 여당의 소외파들을 모으면 국회에서 뭐든 못할 것이 없는 굉장한 파워의 집단이다. 그런데 거기까지다. 현실적으로 존재감이 별로 없는 조직이기도 하다. 동네북 신세에다 당 대표는 이래저래 검찰에 불려다니느라 정신을 못차리는 모습이다. 이 나라 검찰은 지금 두가지 목표를 세워놓은 듯하다. 하나는 야당 대표이고 또 하나는 노조 그가운데 건설노조이다. 검찰이 대규모로 달려들어 총력전을 펴는데 제1야당은 존재감도 보이지 않으니 제대로 대처가 되겠는가. 내부 총질은 지금 그 정점에 이른 것 같고 분당 이야기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니 집권층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인데도 제 1야당의 지지도는 상승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지금 한국의 제 1야당의 현주소이다.
국민들은 지금의 더불어 민주당에게 기회를 많이 제공했다. 전 전 정권인 박근혜 정권때 대선을 앞두고 융합을 이뤄내지 못하던 당시 민주당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맞는다. 정말 하늘에서 뚝 떨어뜨려준 천하의 찬스였다. 박 정권이 국정농단으로 인해 촛불혁명을 불러오고 결국 탄핵 그리고 권좌에서 물러난다. 예상보다 7개월이나 일찍 판이 벌어진 대선에서 촛불혁명 국민들은 대안으로 민주당을 택했다. 대체재가 부실했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이겼고 그 이후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모두 압승한다. 어마어마하게 강력하게 촛불혁명 주도층이 민주당을 밀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인사들이 유능하고 의식이 뚜렷하고 청렴성에서 압도적이어서가 결코 아니였다. 별다른 대체재가 없었기에 그런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더불어 민주당측은 자만했다. 마치 자신들이 이룬 혁명처럼 판단했다. 그냥 더불어 민주당 깃발만 꽂으면 모든 것이 오케이할 것 같았다. 오만했다. 앞뒤 가려보고, 다시 검토하고, 또 뒤집어 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그냥 머리속에 생각나는 데로 움직였다. 그동안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검찰을 개혁하라....부동산 투기꾼들을 처단하라....진군 앞으로다... 나를 따르라 식으로 이른바 검찰개혁과 부동산개혁을 추진했다. 검찰개혁 그리고 부동산 개혁을 뭐라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오랜시간 검토할 기회를 갖지 않고 특수한 몇명이 주도하는데로 나라의 주요정책을 움직였다. 당연히 부작용이 생긴다. 급하게 밀어부친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검사들은 집단 반발하고 부동산은 난리를 친다. 부동산 투기꾼들은 바로 이때가 한몫 잡을 천하의 기회라고 판단한다. 지방에서 현금 부자들이 돈을 싸들고 상경한다. 전문 투기꾼이 아닌 일반인들도 그 대열에 적극 가담한다. 또 마침 불어닥친 코로나 사태로 돈이 마구 풀렸다. 힘들게 살아가는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서민들에게 도움을 줘야할 그 돈들이 부동산과 증시로 몰린다. 그러니 급등을 하지 않겠는가. 부동산 개혁 실패는 결국 정권을 내어주는 결과를 낳았다. 그 당시 더불어 민주당 의원가운데 정부의 검찰 개혁과 부동산 조치에 문제점을 지적한 사람이 몇명이나 되나. 그냥 시간을 보냈다. 승리에 취해서 말이다.
그 좋은 기회 그 황금같은 찬스를 모두 날려 보내고 결국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한다. 사필귀정 아닌가. 그 좋은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무능하게 시간만 보냈으니 국민들이 어떻게 그들을 또 선택하겠는가. 결과는 지금 보는 것과 같다. 하지만 더불어 민주당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대선에서 패하고 지방선거에서 참패했으면 다음 총선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대단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와신상담해야 되는 것 아닌가. 온 힘을 다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더불어 민주당은 내부 싸움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표선출때부터 그랬다. 그 당에는 참으로 유능한 사람이 많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다지 유능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고만고만한 인물들이 달팽이 뿔위에서 싸움질 하는 것 같아 보인다. 자신의 당 대표가 검찰에 불려다니면 그 이유가 뭔가를 제대로 파악해서 대처를 해야 하는데 그냥 강건너 불 구경이다. 내부의 분열을 일반인들도 파악하는데 일국의 검찰이 왜 모르겠는가. 콩가루 조직이라는 것을 파악하지 않았겠는가.
당 대표가 정말 검찰이 주장하는데로 문제가 많으면 당을 위해 끌어내리던가 그 반대의 경우이면 처절한 투쟁과 저항을 벌이든가 해야지 그냥 대통령 부인 특검 하나 가지고 뭉게는 것 아닌가. 제 1야당 대표 구속과 대통령 부인 특검과 어느 것이 더 파괴력이 있다고 보이는가. 아마도 더불어 민주당 관계자들은 내년 총선에 어떻게 공천을 받느냐가 더 중요할 것이다. 나라가 어떻게 되던, 제 1야당이 어떻게 변하던 간에 일단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는 것이 지상의 목표이자 최우선 과제라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당 대표가 공천을 주지 않는다, 다시말해 현 조직에서 비주류다, 그러면 사생결단으로 대표 욕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하다하다 이제는 당을 쪼개자고 한다. 다시말해 호남당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말이다. 지금 국민의 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등등 보수성향의 당은 그래도 분당 사태는 별로 없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분당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노무현 정권때도 그래서 결국 정권을 이명박 정권에게 헌사하지 않았는가. 민주당에는 분열의 DNA가 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당의 분열은 특출한 두명의 인물이 있어 도저히 융합할 수 없을때 발생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야말로 고만고만한 인물들끼리 총선에서 공천을 받는 문제로 다투다 이제 분당소리까지 내고 있다. 하지만 분당이 된다고 해도 지지율이 올라가겠는가. 그래서 모 정당의 공천을 받는다해도 당선이 되겠는가. 지금 국민의 힘보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를 모르겠는가. 삼척동자도 다 아는 것을 더불어 민주당 인사들만 모르는 것 같다. 대여 그리고 정부에 대한 견제도 역대 야당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무조건 여권에 반대하라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인 힘과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 많은 의석을 가지고 정말 뭐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상대방이 똥볼을 차고 있지만 경기에 임할 의욕도 능력도 없으니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전혀 이끌지 못하고 있다. 바로 능력 부재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다시 말하지만 분당의 목소리속에 담긴 그 의도를 온 국민이 다 알고 있다. 괜한 꼼수를 피우다가는 다음 총선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더 이상 언급을 자제한다.
2023년 3월 6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