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br> 2010 영주일보<br><br>무인카페 / 김 대 봉<br><br>한낮에 도두동* 먹거리가 철썩거리며 나를 찾네 <br>자판기 커피만을 생각하다 탁자가 있는 찻집을 보고 <br>구름 속으로 돌아가고 만 댕그런 햇살 <br>간직한 차일遮日을 거두고 나면 <br>공중이 어딘지 몰라, 너는 알아 <br>내 귀가 화알짝 벌렁하네 <br>어디선가 파도를 먹은 두더지 <br>구들장과 천장을 맴도는 그런 카페에서 <br>어머니의 삶을 운구할 허방을 찾고 있네 <br>두 잔 같은 한 잔의 차가 물고기 비늘처럼 흐물거리네 <br>탁자 위 무크지mook誌, 등자죽이 축축하게 오르고 <br>해안도로 고불고불 사랑초草가 무럭무럭 자라네 <br>드나드는 경고등에 실려 온 가을의 행간에 <br>구름을 넣을 수 있는 자간이 있는 걸까 <br>욕창을 사위하는 식탐에게 장침을 쑤셔 보지만, 쓰읍 <br>구름이 한 잠자는 사이 나는 차디차게 휘어지네 <br>꽁무니부터 잘려 나가는 찻잔 속 자연산 건덕지 <br>갈매기 울음이 목 좋은 길목의 호래자식처럼 울려 퍼지고 <br>밀물이 달아나기 전, 한 잔의 시간은 모금모금 나가네 <br>벗집**에서 반숙되어 튕겨져 나가는 통통배 가로막 부위로 <br>새참 같은 내 오래된 가요가 흘러나오고. <br><br><br>* 도두동 : 제주시 해안에 위치한 행정동 <br>** 벗집 : 소금막</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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