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기다려도 스위스행 비행기는 오지를 않고
그는 끝내 스위스에 가지 못할 테지
알프스며 몽블랑이 눈에 선해도
그의 관심은 오직 베른뿐
베른의 의사들은 실력 있고 친절하지만
그를 오래 기다리지는 못할 테지
스위스행 비행기가 오랫동안 오지 않아도
이번만은 누구도 탓할 수 없고
그도 문득 알게 되겠지
베른의 날씨가 나빠서거나 공항에 사정이 있어서는 아니라는 걸
그러다 차차 지켜볼 테지
오랫동안 묵은 고통이 자신의 몸을 떠나가는 걸
베른의 의사를 보지 않고도 그는 마침내 안락을 찾게 되겠지
대성당의 종소리 같은 위로가 겹겹이 그를 에워싸겠지
시집 『스위스행 종이 비행기』, (2024, 여우난골) 수록
첫댓글 언젠가는 절실하게 스위스를 떠올리는 날도 오겠지요..
스위스에서 한달만 살고 싶어요~^^;;;ㅎ
고통이 수반되지 않도록 편한 천국 행을
도와주는 곳,,,//
종이비행기에 꿈을 싣던
종이 비행기가 고통만 실어 스위스로 갔나봐요... 비로소 고통을 벗은 몸은 비행기 보다 가볍게 날아서 천국에 닿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