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70년쯤을 넘어 살아보면
웬만한 일에도 무신경하게 외면하며 지낼 수 있는 슬기로움을 체득하며 살게 되는데 나에겐 늘 무거움으로
짓누르는 풀리지 않는 매듭이 남아있고,
벗어나고 싶어도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惡緣(악연)으로 남아 실타래 같은 매듭으로 엮여 있으니 善緣(선연)
으로 생각을 돌리려 노력을 해도 안된다.
풀리지 않는 매듭이 있다면 반드시 자신이 풀어야 하기에, 배낭을 메고 페루의 갈라파고스와 닮았다는
인천 앞 옹진군 굴업도로 섬여행을 떠났다.
섬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새로운 풍경과 섬사람 그리고 두 발로 걸으며 그곳의 이야기를 만나는 시간이기도
하며 낭만을 꿈꾸는 시간이기도 해서이다.
굴업도를 가기 위해서는
인천 연안부두나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덕적도로 가는 쾌속선을 타는 방법이 있지만 지하철과 시내버스로
연결된 연안부두 연안 여객터미널을 이용하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인천행 급행 지하철을 타고 동인천역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타니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모두 한산했으며 여객선터미널에서 덕적도행 9시30분 쾌속선 "코리아나호"를 타니, 1:10분 만인 10:40분
덕적도 진리항에 도착시켜줬고,
굴업도행 11:30분 "나래호"로 갈아타고, 12:40분 굴업도에 도착했다.
*굴업도를 가려면 홀 수 날에 가서 1박 후, 짝 수 날에 돌아오는 것이 편리한데 이는 덕적도에서 굴업도를 가는
"나래호"의 운항 구간이 덕적도- 문갑도- 지도- 율도- 백아도 구간이나 홀 수 날에는 덕적도- 굴업도로 직행
하여 운행하기 때문이다.
계절은 이미 7월의 낮, 벌써 초여름의 열기로 휩싸여 찌는 듯 목마름으로 타는 계절이 되었고,
부두에 내리자 불을 토하듯 익어가는 더위를 몰고 오는 섬 자락엔, 온갖 이름 모를 들꽃들의 향기가 은은히
퍼져 나왔다.
민박집을 예약하지 않았기에 걱정을 하던 중, 다행히 예약된 손님을 태우러 트럭을 몰고 온 굴업도리 서 이장을
만나, 즉석에서 민박을 예약하고, 트럭에 합승해서 서 이장댁으로 도착하니 오후 1시 30분이 되었다,
행정구역상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굴업도리는
섬 모습이 사람이 엎드려 누워있는 것 같다고 해서 굴업도라고 불린다는
(길이 3,8km 최대폭 1,6km 면적 1,7km2)로, 고작 10가구 살고 있으나 이마저도 겨울철에는 모두 인근 덕적도나
인천으로 옮겨 거주하시다, 관광시즌에만 돌아오시고 섬에는 오로지 서 이장 가족만 일 년 내내 거주한다고 했다.
서이장 댁에서 차려주는 점심을 먹고 굴업도에서 유명하다는 목기미 해변으로 산책을 나섰다.
목기미 해변은 경사 1~2도로 평탄한 모래벌판이 1km나 펼쳐져 있는 굴업도의 허브 지대로, 이곳 모래는
직경 0,4mm 정도로 곱지도 크지도 않은 중간크기로 단단해서, 걷기가 편했으나
해변 왼쪽으로는 경사 30도 정도로 급한 사구가 있어서 발목이 깊숙하게 빠져 불편했고, 모래톱 사구를 넘어
북동쪽 끝자락의 덕물산(해발 138m)을 비롯 연평산(128m) 주변에 있는 4개의 100m급 봉우리를 찍고 북서
해안으로 가니, 명물 코끼리 바위가 우뚝 서 있었다.
굴업도의 부속섬인 토끼섬으로 가기 위해 걸었다.
굴업도의 백미라는 海蝕窪(해식와- notch)를 보기 위해서다.
토끼섬으로 향하는 길목 왼쪽의 奇怪(기괴)한 바위들이 멋졌다.
마치 바국판 모양을 한 수평, 수직의 節理(절리-joint)들이 壯觀(장관)이다.
절리란 암석에 생긴 가늘고 긴 틈을 말하고 절 리가 이렇게 파인 이유는 鹽風化(염풍화- salt weatering)
波蝕(파식)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물때가 안 맞아 들어갈 수가 없었다.(옮긴 글 - 과학향기)
*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절리 & 주상절리는 한탄강과 제주도가 유명하다.
아쉬웠지만 토끼섬은 다음에 와보기로 하고 발길을 돌려 서해에서 바다 풍경으로 제일 유명 하다는 "개머리"
언덕에 도착을 하니 팩패커들이 쳐놓은 텐트가 보였다.
곧 해가 질 무렵이다.
저마다 개인행동으로 굴업도를 돌아다닌 사람들이 일몰을 보기 위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일몰을 보기 위해서다.
오늘의 굴업도 개머리 언덕의 일몰은 거짓말 안 보태고 세계 3대 일몰 장소라는 그리스의 산토리니, 말레시아의
코타키나발루, 피지의 난디 보다 모자람이 없었다.
민박집으로 돌아오니 부탁을 하지 않았는데도 나를 위해 주인집과 100m는 떨어져 해안가에 있는 숙소를 배정해
줬다. 단체 관광객들과 어울리기 싫었는데, 말을 안해도 주인이 알아서 챙겨주는 걸 보면 어느 점쟁이의 말처럼
내 팔자에 외로울 孤(고)자는 있는 것 같았다.
심호흡을 크게 쉬고 밖으로 나왔다.
주위는 여름으로 향하는 진녹색의 물결로 어우러진 숲에서 짙은 향기를 쏟아내며 반긴다.
한 편의 시를 떠올리며, 더위로 지쳐있을 그녀의 손을 맞잡고 악연의 실타래를 풀고 싶은 마음뿐이다.
한참을 거닐었을까? 밤이 되자 낮과 다르게 한기가 느껴 온다.
어떻게 잠이 들었고 깨었는지?
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살마저도 눈이 부셨다.
한 잔의 커피잔을 나누어 마시며 바닥이 보일 때쯤, 잇새 사이로 퍼져나온 커피향에서 그대의 사랑을 확인하고픈
이 아침, 긴 여운을 감싸 안으며 내게 익숙한 네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변한 너를, 안고 싶은 마음뿐이다.
굴업도에서 2박3일, 문갑도에서 1박2일, 덕적도에서1박 2일 등 5일을 돌아다녔건만 매듭은 못 풀었다.
결론은 돌고 돌아도 돌아올 곳이라고는 집뿐이 없더라~
( 덕적도 진리 항구)
(굴업도 목기미 해변)
(굴업도 개머리언덕에서 본 일몰)
첫댓글 이글을 보시고 행여 굴업도를 가실분을 위해 "서이장댁" 전화번호를 남깁니다. (032-832- 7100)
민박예약 및 옹진군청에서 시행중인 타도시민 50% 활인 페리호 예약방법. 나로호 연결 시간대 등
알찬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몽당연필 동양의 갈라파고스라 불리울 만큼 멋진 곳으로
저는 심심하면 찾아가는 곳이기도 합니다.
10만 원 정도로 2박3일을 지낼수 있습니다.
꼭 다녀 오시기를요..
몇해전에 굴업도 간다고 두번이나 예약하고 계획했다가 당일날 날씨때문에 취소되고
어느해 가을 세번째 계획하고 겨우 가본적 있습니다
덕분에 오래된 추억을 끄집어 내어 보았네요
이젤님이 가시면 한 폭의 멋진 그림으로 표현해 주실것 같군요.
1박2일 하셨다면 또 가셔서 3박쯤 하고 오세요~
1인용 텐트로 개머리언덕에서요~~
목기미 해변 풍경이 너무 멋집니다.
개머리 언덕의 일몰도...
여행을 한다는 것은
여행의 끝은
돌아 갈 집이 있기 때문에
여행이 즐거운 것일 겁니다.
굴업도 안내, 감사합니다.
목기리 해변보다 토끼섬이 장관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동양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리우겠는지요.
CJ그룹에서 섬의 80% 구입했으니
멋진 리조트단지로 태어날 섬이구요~
더 연세드시기 전에
1인용 텐트를 가지고 다녀오세요~~
언제나 도착해야 할 곳은
집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한적한 여행길처럼
마음에도 여유가 있는 듯하여
편히 읽었습니다
살그머니님, 오랫만이에요.
건강하시죠.
수필방에 자주 오시기
바랍니다.
한국에 갔을때 걷기에서 뵌적이 있지요.
건강 하시지요. 댓글에서 뵙게되어 반가워 인사
드립니다. 일상 즐겁게 보내세요.
@콩꽃 오랫만입니다
무심히 지나쳤다면
세월 모르고 살아갔을 텐데...
잠시 만났다가
오랜 세월이 흐르고
또 한참의 세월이 흐르고...
난 그냥 지내고 있기에
여러해 전에 일을 떠올려 봅니다
삶에 지나간 몇개의 화면을
사진은 여러해 전에
여행방 복수초방장님과
굴업도를 갔었습니다
자유시간을 주어
혼자 올라갔던 연평산입니다
주위에는
악천후로 자라지 못한
소사나무 고목이 많았습니다
@한스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기억한는 사람만이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고
삶을 윤택하게 가꾸어 나간답니다
멀리 계시나 봅니다
건강하시고
늘 편히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사진은 굴업도 덕물산입니다
여행방에서 갔다가
자유 시간을 이용해 혼자 올라간 산
길이 위태로워
나무가지를 잡으면
작은 나무들이
삭정이가 되어 있어서
뚝뚝 부러져습니다
여행의 맛이 생생했습니다
살그머니님! 한달전 쯤에 지하철2호선에서 뵙고
인사를 하니 못 알아보시고
책을 펴서 읽으시더군요~~
동갑이라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
건강한 모습 예전과 다름 없더군요.....
멋진 일요일 되십시요
@유인 미안합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대단히 죄송합니다
동갑이라니
다음에 꼭 뵙고 싶습니다
인생은 나그네길이라는데
여행을 다니시니
좋으시겠습니다
목가적인 풍경이 어우러진 굴업도를
멋지게 표현해 주셨습니다.
남들 같으면 그냥 옮겨다 쓰는 글일 텐데
정직하게 옮긴 글 표시도 기록해 주셨구요.
지금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던차에
친절하시게 안내글도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외로움을 견딜수 있으시면
개머리언덕에서 3일밤쯤 머물러보시면.
추억속으로 여행을 하실수 있을겁니다.
멋진 일요일되십시요.
쉬러ㆍ보러ㆍ먹으러
거기에 방랑의 기쁨과
슬쩍 유혹의 환희가 있어주면 좋겠지만
밥 안하고
해 주는 밥 먹는다게 최고죠
주부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은
남이 해주는 밥이거든요 ㆍ
사랑과 미움의 싹은 관심이라
풀잎만큼의 높이라도
내려와 진심을 다한다면
그 매듭 풀릴 거라 봐요
굴업도 정말 가보고 싶게
만드는 기행문 잘 읽었습니다ㆍ
오늘
친구랑 고하도 용머리 산행
다녀왔습니다 ㆍ
여행이 즐거운 까닭은
돌아 갈 집이 있기 때문이다!
아주아주 오래 전에
어느 영화의 주인공이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우리의 곁에 굴업도 같은 섬이 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덕적도 서포리해수욕장도 멋지구요~
특히 개머리언덕의 일몰은 혼자보기는
너무 아쉽구요~
바람에 실려가는 황량함,
일몰에 실려 떠오르는 얼굴, 미소등
멋진 시 상에 담을수 있는 흔치 않은 곳입니다.
행복하신 일요일 되십시요.
@유인
상황 봐서
여행지 0번으로 잡아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ㆍ
@윤슬하여 두 분이시라면 기꺼이 동행해드릴 수 있습니다.
환경론자들이 지켜낸 섬이던가,신문지상을 통해 전부터 이름은 듣고 있었는데
이 곳이 백펙커의 성지라는 것은 요근래 알게 되었습니다.
여러 블로그,여행기를 통해 보니 사슴도 뛰어놀고 경관도 아름답고 개발 안된것이
천만다행으로, 아름다운 섬이더군요. 해외 살면서도 한국 그래도 많이 다닌다고
다녔는데 아직도 갈 곳이 엄청,그 중의 하나가 굴업도 그 주변 섬들이지요.
한국의 가 볼만한 곳 계속 소개 시켜 주시기를..건강하세요.
핵 폐기물 방패장으로 건설을 하려던 곳이었습니다.
지질검사결과 주상절리의 염풍화 파식떄문에
건설을 할 수가 업다는 결론이 난곳이죠, 그 이후
백팩커들의 성지가 되었구요~~~
아마 몇 년이 지나면
CJ그룹에서 멋진 리조트 단지로 변모시킬 섬이 될터이구요~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덕적도는 가본것도 같고 가물가물 합니다.
인천 앞바다 섬들을 대학시절 거의 가보아서요.
굴업도..서이장 연락처 보관 했다가
꼭 찾아보고 싶네요.
항상 건강 하시길요.
우리들이 젊었을 때 덛적도 서포리해수욕장이 유명했습니다.
굴업도가 우리에게 알려진건 방패장 건설로 시끄러웠던 그 이후 이구요~
옛날에 다녀오셨다면
다시 또 찾아보실것을 강추 합니다.
지방자치제마다 관광지는 각 각 멋진곳으로 탈바꿈 시켜 놨기 떄문에.
옛날모습은 찾아보실 수 없는 또다를 곳에 와있는 느낌으로 다가서실 수 있을 것입니다
멋진 일요일을 보내십시요..
ㅎㅎ굴업도에서의 일몰 참 아름답죠?
유인님 글 읽으니,
문득 학창 시절에 음악시간에 배웠던 <즐거운 나의 집> 노래가 생각납니다.
일몰도 아름 다웠지만 전 토끼섬의
주상절리가 장관이었습니다.
1박2일로 굴업도를 다녀오시는 분들은 물떄가 안맞아
토끼섬은 못 가보죠...
저는 남들이 안가는 곳을 좋아합니다~~
연주해주시는 피아노 선율을 듣고 싶어지는 장맛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
서이장댁 밥상이 굴업도를 더 UP 시켜주더군요.
추억을 꺼내서 반추시키는 여행기.. 4계절을 다 가보고 싶는 곳이더군요.
흐니님!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이시군요~
좋아하시는 여행 또한 저랑 비슷한것 같습니다.
언제 시간되시면 여행길에 저도 함께 포함시켜 주세요~
멋지신 날 되십시요.
2020년 가보고싶은곳~~굴업도.
님의 글로
대리만족 하고
기필코 다녀오겠습니다,
이장님 폰 저장했고요,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결코 후회하시지 않으실
여행지 입니다.
꼭 다녀 오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