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경기는 당연히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지만 이번 올림픽은 사실상 김연경의 전성기 시절 마지막 올림픽 무대일 것을 생각하니 아쉬움이 더욱 크네요.... 상대도 랭킹과 상성으로 비교해 보았을때 미국, 세르비아, 중국 보다 할만하다란 평가였던 네덜란드 였구요...
오늘 경기를 간략히 돌아보면 세가지 측면에서 갈리지 않았나 싶내요.
1. 서브
-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승패의 당락은 서브 였던 것 같습니다. 양 팀 다 주요 리시브 라인의 허점을 파고 들 목적타 서브를 주로 구사했지만, 네덜란드 팀은 선수들 마다 강약/짧고 길게, 한 패턴이 아닌 매번 다른 패턴을 구사했습니다. 애초에 높이에서 밀리는 한국팀에게는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서 패턴 공격을 시도할 틈을 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오히려 반대로 서브로 리시브가 초장에 공략당하며, 패턴이 간략화 되었고 안그래도 전위 블로킹 높이가 높은 네덜란드를 상대로 양 날개쪽의 단조로운 오픈 공격 밖에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 어차피 단판 경기였던 만큼, 도박적인 수도 필요했는데 김연경, 김희진, 박정아 등 강서브에 일가견 있는 선수들을 선발에 투입했을때 과감히 강서브 드라이브를 걸어보는 것도 어땠을까 싶었네요... 네덜란드 수비가 ㅎㄷㄷ 한 측면도 있었지만 초반 1,2 세트의 서브가 너무 약했습니다.
2. 뒤늦게 터진 중앙 공격 / 사라진 패턴
- 이번 대표팀의 사실상 공격 2옵션은 양효진 입니다. 전위 시에만 활용가능한 센터가 공격 2옵션이란 현실이 아쉽기 약간은 아이러니 하지만 4년 전 런던 올림픽 때와 달리 완전히 기량이 폭발한 현재의 전위 중앙 포진시 양효진의 존재감은 예선전에 대단했습니다.
양효진 뿐만 아니라 김희진이나 김수지를 이용한 시간차, 백 A, 이동공격 같이 김연경의 짐을 덜어 줄 수 있는 패턴 플레이 또한 예선전 한국의 선전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자 세터들의 토스가 죄다 양 날개 쪽 오픈에 몰렸고 (고 연경 고...) 양효진의 존재감은 희미해져 갔습니다. 이동공격 시도는 꿈에도 꾸지 못했구요. 가뜩이나 오늘 리시브가 착착 들러 붙은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와 반대로 무조건 양 날개에 원 블로커를 만들어주기 위해 백 A나 짧은 중앙 속공 페인트를 같이 붙여 줬고, 그 결과 양 날개 쪽에서 백어택마저 쉽게 나오는 결과가 초반에 나왔습니다. 백 A 속공은 네덜란드가 쓰기만 하면 속수 무책으로 당했습니다. 3세트 네덜란드가 드디어 리시브가 흔들리자 양효진이 살아나고 패턴이 나오나 싶었지만 거기가 끝이 었네요....
- 다른 선수 보다 공격 쪽에선 김희진의 부진이 너무나 뼈아팠네요.... 3세트 세트 포인트는 정말 대단했지만, 그 외에는 지금까지 김희진의 모습을 감안했을때 너무나 실망스러웠습니다... 황연주 보다 공격이 안될 줄이야....
김희진 부진 -> 황연주 투입 -> 전위 블로킹 높이가 낮아짐 -> 상대 세터의 집중 공략, 너무나 상대 쪽에선 편하게 세트 플레이가 가능했네요
3. 결국은 기본 리시브와 토스
- 마지막은 결국 기본기, 리시브 입니다. 리시브가 흔들려도 너무 흔들렸습니다... 이정철 감독이 하도 한 쪽 리시브가 뚤리다 보니 김연경 / 김해란 2인 리시버라는 기업 은행 전술까지 꺼내들었지만 실패였습니다... 오늘 이정철 감독과 박정아는 채선아가 많이 그릴 울지도... 국제 무대에서 까지 극단적인 2인 리시버 시스템은 이제 힘들지요... 김연경 반만이라도 수비가 가능했던 레프트가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4세트에 안되더라도 박정아 후위때라도 이재영을 투입해야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결국 서브/높이만 보고박정아를 기용 한 건데 결정적 공격 두번이 블로킹에 걸릴때 잠시 정신 돌릴 틈이라도 줬어야 하지 않았 나 싶내요...
- 솔직히 36세 세터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도 무리였지만.... 이효희 세터의 1,2세트 토스는 너무 아쉬웠습니다. 네트에 너무 붙거나 떨어지거나, 공이 너무 낮거나 베테랑 세터라기에는 너무 기복이 심했습니다. 상대 네덜란드 세터가 리시브가 흔들려도 어떻게든 타점에 맞추라고 높게 띄워주려고 노력하는 모습과 비교하니 더 아쉬웠네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많아서 그런지 두서없이 적어봤습니다.... 그래도 그동안 대표팀 너무 고생많았습니다.
첫댓글 오늘 백토스를 봤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ㅎㅎ
박정아 서브는 리그에서도 개판입니다 오죽하면 박정아서브때 교체당한적도 많아요 그 감독이 이정철이지만...
리시브가 길거나 짧거나 둘중에 하나가 대다수다 보니 세터가 백을 줄 여유가 하나도 없었네요...
@킹콩마스터 네 가장 기본에서부터 밀리고 들가니...저도 우리나라에
피지컬 좋은 세터 보고싶네요
@딱썬아 이다영 정도면 훌륭한 피지컬....허나 토스웍을 많이 다듬어야
킹콩마스터님의 글을 읽으면서 구구절절 고개를 끄덕였지만 이번 네덜란드 전에서 김연경의 하드케리만으로 이기기엔 한계가 명확히 들어난 경기였다고 봅니다. 선수들 전체 레벨과 신장의 차이가 한명 한명만 놓고 본다면 차이가 컸고 그걸 슈퍼스타인 갓연경이 커버해줬지만 상대 컨디션이 좋았을때 그마저도 어렵다는걸 보여준게 아닌가 싶습니다 안되면 오펜스에서 김연경 닥 고라도 하는게 훨씬 나았을텐데 안타깝습니다
이숙자해설이 경기내내 말했죠...우리가 해야할 플레이들을 네덜란드가 하고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