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묘소에 아카시아 나무가 자라기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아무리 잘라내도 다시 나오기 때문에 이를 제거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오늘 친구와 함께 고향에 가서 묘소 주변의 나무를 베어내고 근사미를 뿌리고 왔습니다.
경유로 가동하는 기계톱을 사용해서 나무를 베어내는 일을 했는데 사실 저는 구경만 하고 친구가 다 베어냈습니다.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기기를 잘 다루는 친구가 참 대단했는데 자꾸 시동이 꺼져서 결국은 전문가를 초빙했습니다.
와서 보더니 연료가 다 소모되서 그런 거라고 연료를 보충해주고 간 뒤에 정말 땀을 뻘뻘 흘리며 나무를 베었습니다. 저는 그 틈에 그루터기만 남아 있는 아카시아를 찾아서 껍질을 베껴내고 거기에 근사미를 붓고 비료로 주변을 봉했습니다.
지금 서울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하니 근사미는 뿌리에 투사하면 효과가 없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라 놀랐습니다. '근사미'라는 말이 뿌리를 죽인다는 뜻으로 알고 나무에 투사했는데 근사미는 뿌리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잎과 줄기에 분사를 해야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하나 위안이 되는 것은 근사미를 뿌린 위에 비료를 한움쿰씩 덮어줬는데 이게 효력을 발휘하기를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예전에 비료로 덮어준 것들을 오늘 확인해보니 다 죽어 있습니다. 비료가 삼투작용을 한 것으로 보여지는데 오늘 뿌린 비료가 아카시아를 죽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려가기 전에 근사미를 검색해보지 않았던 것이 상당히 아쉽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