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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오광수
저자 오광수는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동인지 《대중시》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동인지 《비동인》의 동인으로 활동하며 많은 시를 발표했다. 대중음악의 노랫말에 얽힌 사연을 담은 에세이집 《톡톡 튀는 가수 이야기》(삶과꿈)와 시해설집 《시는 아름답다》(사과나무) 등을 펴내기도 했다. 경향신문에서 오랫동안 방송, 가요, 공연 등을 담당하는 기자로 활동했으며, 문화부장을 거쳐 현재 문화사업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진격의 거인 조용필
평범하고 조용한 아이, 화성에서 집을 나서다
욕망이 들끓는 기지촌, 그곳에서 비틀스를 꿈꾸다
영광과 좌절을 동시에 안긴 [돌아와요 부산항에]
[한오백년]이 그의 노래인생을 바꾸었다
[창밖의 여자], 80년대를 관통하다
미국에 다녀오니 국민가수가 돼 있었다
그의 뒤엔 ‘위대한 탄생’이 있었다
한류의 원조는 조용필이다
악성 스캔들 극복하고 공연형 스타로
사랑에 서툰 사나이 조용필
끊임없는 실험이 조용필을 만들었다
조용필과 술
그때는 부산 앞바다에서 죽고 싶었다
노래하는 킬리만자로의 표범 조용필
세상 모든 것을 사랑하겠네
환갑이 된 ‘영원한 오빠’조용필
가을을 닮은 조용필의 노래
낭만광대의 시대
불멸의 코미디언들
못생겨서 죄송했던 이주일
흑백TV 시대
최불암과 수사반장
김수현이라는 이름의 폭주기관차
색스러운 잡지, 《선데이서울》과 《주간경향》
고단했던 시절, 만화가 있어 행복했다
장발, 너 이리 와
노래가 인생에게 물었다
한국 록음악의 전설 신중현 사단
그때는 시처럼 아름다운 노랫말들이 있었다
금지곡의 다양한 이유
독재가 만든 ‘대마초 가수’라는 연좌제
패션과 파격의 아이콘 윤복희
뮤직박스 속의 황태자 디제이
금지곡의 시대, 3대 저항가수
요절한 천재 싱어송라이터 김정호
음유시인 김민기·송창식·정태춘
오빠부대 라이벌의 원조, 남진과 나훈아
우리 시대의 멀티플레이어 매니저들
그 많던 영자는 어디로 갔을까
교복 영화를 추억함
아직도 ‘김지미’는 여배우의 고유명사다
세상을 뒤흔든 스캔들
비운의 스타들
세운상가의 추억
5공화국이 낳은 히트작 [애마부인]
여배우 트로이카, 문희·남정임·윤정희
오, 불쌍한 누이여
70년대의 전설 이소룡
정윤희, 가슴 떨리는 그 이름
‘낭만광대’들과 생활했던 아날로그 시대 되돌아보기
“옛날이 참 좋았어!”
시인이자 언론인인 오광수(현 경향신문 문화사업국장)가 6080시대 우리 대중문화를 뒤돌아보는 추억 에세이를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한 《낭만광대 전성시대》(세상의아침 발행)는 저자가 오랫동안 기자생활을 하며 보고 듣고 느낀 6080시대의 대중문화 현장의 ‘낭만광대’들의 이야기이다. 저자가 직접 체험한 이야기와 전해들은 이야기, 거기에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객관적인 기자의 눈으로 한 시대의 문화현상을 펼쳐 보이고 있다. 과학과 문명이 발달하며 사람들은 정과 낭만, 여유가 사라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이 “그래도 옛날이 참 좋았다”고 말한다. 기자생활의 대부분을 ‘딴따라’들과 보냈던 저자는 디지털 시대 한가운데 서서 아날로그 시대를 그리워하며 옛 추억을 되새김한다.
필자는 이 책에서 낭만의 이름으로 노래하고, 연기하면서 그들의 팬들과 기쁨과 아픔을 함께한 광대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류라는 이름의 세계적인 문화상품이 탄생했다고 얘기한다. 지난 시대의 대중문화를 딱딱하게 분석하기보다는 여러가지 현상들을 적절히 배치하고, 연예계 뒤편의 일화들을 소개하여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추억 속으로 빠져들어갈 수 있도록 인도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되도록이면 사람 사는 세상의 이야기를 하려 했고, 정치권력이 한 인간과 한 시대를 어떻게 난도질했는지를 보여주고, 대중문화가 우리네 삶의 당의정이나 조미료 역할을 넘어서 시대정신을 만들어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다”고 전한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진격의 거인 조용필’에서는 30여 년 가까이 호형호제하며 지내는 조용필과의 만남과 일화 등을 실었고, 2부 ‘낭만광대의 시대’에서는 불멸의 코미디언들과 흑백TV 시대의 국민 드라마, 드라마작가, 잡지와 만화 등을 조명했으며, 3부 ‘노래가 인생에게 물었다’에서는 한국 록음악의 대부 신중현 사단에서부터 6080세대를 풍미했던 가수들, 정권에 짓밟힌 금지곡과 저항가수들, 음악다방의 황제였던 디제이들과 매니저들의 일상까지 가요계의 애환과 현상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4부 ‘그 많던 영자는 어디로 갔을까’에서는 ‘진짜 진짜...’, ‘얄개...’로 대표되는 교복 영화에서부터 당시대를 풍미했던 영화와 영화배우, 암울했던 시대에 ‘빨간’으로 표장된 불법 영화와 19금도서 등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던 세운상가를 둘러보며 영화를 중심으로 한 흘러간 시대상을 추억하고 있다.
음악을 찾아 킬리만자로 산기슭을 헤매는 조용필,
그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진격의 거인’이다
‘국민가수’, ‘가왕’으로 불리는 가수 조용필은 날로 진화한다. 30대에 이미 ‘오빠부대’를 탄생시키며 한국 최고의 가수로 등극한 이래 30여 년 넘게 한국 가요계의 중심에서 왕성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발표하는 음반은 발표 때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늘 새로움을 추구한 명반으로 뽑힌다. 60줄이 넘어서 발표한 19집 《헬로》(2013)는 흘러간 옛 여인(?)들뿐만 아니라 디지털 음악에 젖은 소녀 팬들의 가슴까지 먹먹하게 만들었다. 성별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조용필의 마력은 무엇일까? 필자는 아직도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오늘도 조용필을 만나서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한다.
80년대 후반에 조용필을 만난 필자는 이제 그를 ‘형’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그가 ‘음악’ 이외에는 곁을 주지 않는 조용필의 인생 속으로 깊이 들어가 있음을 반증한다. 필자는 조용필과 밤새 술 마시고 노래하기도 했다. 당대 최고의 가수 조용필과 주거니 받거니 노래하며 펼친 공연(?)을 입장료로 계산해 따진다면 숫자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회상한다. 그런 그가 본 조용필은 거인이다. 산 정상을 헤매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다. 돈에 굶주려, 인기에 굶주려 방송가 주위를 어슬렁대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좋은 음악과 낭만에 굶주린 팬을 향해 몸을 던지는 고독한 표범이다.
이 장에서 필자는 조용필과의 에피소드, 인터뷰, 칼럼 등을 곁들여 조용필의 음악인생을 정리하고 있다.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코미디언 이주일과 조용필이 폭음 끝에 해운대 백사장에 널브러져 있었던 일화에서부터 평범했던 아이가 음악을 위해 가출한 일들을 꺼내서 펼펴보인다. 또 비틀스를 꿈꾸며 기지촌에 몸담았던 청년 시절, 대마초와 [돌아와요 부산항에], 80년대를 관통한 [창밖의 여자], 사랑에 서툰 사나이 조용필, 그래서 더욱 음악에 몰두하는 ‘재미없는 조용필’의 삶을 펼쳐 보이고 있다.
흑백TV를 보려고 입장료를 냈던 시절,
낭만광대들이 있어 행복했다
“코미디언들은 죽으면 꼭 천당 갈 겁니다. 왜냐하면 살아서 남들을 즐겁게 해주니까요.”
불멸의 코미디언 중의 한 사람인 서영춘의 말이다. 필자의 고향은 충청도의 한 시골 마을이다. 60년대에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많은 사람이 체험한 문화적인 경험은 박약하다. 필자 또한 그러하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타잔]과 [형사 콜롬보] 등의 드라마나, 김일 선수가 나와 일본 레슬러의 머리를 박살내던 레슬링 경기가 있을 때면 마을에 한두 대 있는 흑백TV를 보려고 입장료(?)를 내고 시청해야 했으니까.
그런 필자가 처음 만난 연예인이 장소팔과 고춘자이다. 60년대 라디오 시대의 최고 영웅이었던 만담꾼 장소팔과 고춘자의 인기는 가히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런 그들의 지방공연을 접하게 된 필자의 기쁨과 감격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라디오에서 듣던 목소리의 주인공을 직접 보았으니까.
필자는 어린 시절의 문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흑백TV 시대의 우리 문화를 열어간다. 한국의 찰리 채플린으로 불리며 60~70년대를 풍미했던 코미디언 서영춘, 비실이 배삼룡과 땅딸이 이기동, 막둥이 구봉서 이르기까지 한국 코미미계의 전설로 남아 있는 그들의 발자취를 엿본다. ‘못생겨서 죄송했던’ 이주일을 소개하면서는 코미디언 이주일이 국회의원 정주일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며 권력의 암투를 그린다. 또한 흑백TV 시대를 장식했던 국민 드라마 [여로]와 김수현 작가의 화려한 등장,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대중잡지인 《선데이서울》과 《주간경향》, 인기 만화에 이르기까지 대중이 사랑했던 문화현상을 소개한다.
노래가 인생에게 물었다,
이 시대에 참과 희망은 무엇이냐고!
우리나라에 록음악을 열고 뿌리를 내리게 한 이는 바로 신중현이다. 신중현의 출발은 미8군 무대에서부터였다. 기타 하나 들고 무대를 누비던 신중현이 ‘에드훠’라는 그룹을 만들어 한국 대중음악의 전기를 마련한다. 이후 신중현은 이정화, 김추자, 김정미 등의 가수를 배출하며 우리나라 팝음악을 이끌었다. 당시에 ‘담배는 청자, 노래는 (김)추자’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3부 ‘노래가 인생에게 물었다’에서 필자는 한국 록음악의 전설 신중현 사단의 활약상과 가수들을 소개한다. 또한 시처럼 아름다운 노랫말의 가요들을 되돌아보며, 요즘 가요들에 나타난 노랫말에 대해 무언의 항변을 하고 있다. 정권 연장과 권력자의 눈에 맞추기 위한 금지곡 선정 이유와 대마초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패션과 파격의 아이콘이었던 가수 윤복희의 일화도 소개한다. 명동과 종로에 즐비했던 음악다방과 뮤직박스 속의 황태자인 디제이들을 소개하면서는 추억 속으로의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암울했던 시대에 3대 저항가수로 불리는 김민기·한대수·양병집의 활약상을 보여주었고, 천재 싱어송라이터 김정호를 거쳐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송창식·정태춘, 서정과 서사의 맥을 이었다는 조용필과 심수봉의 음악을 소개한다.
연예인의 그림자인 매니저의 출발과 매니저들의 활약상, 연예계에 팽배했던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 에피소드들을 파노라마처럼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 필자는 흘러간 시대에 겪었던 ‘낭만광대’들의 노래가 마냥 기쁘고 아름답지만은 않았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들이 노래 속에 묻었던 아픔이 삶과 정치권력 속에서 어떻게 이용되고 변질되는지를 보여주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임을 지적한다.
스크린에 뜨겁게 피었다 진 영자들,
고향을 찾아 우리 가슴에 별이 되다
4부에서 필자는 영화와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엮어 나가고 있다. 70년대 영화는 ‘진짜 진짜’와 ‘얄개’로 이어지는 교복 영화의 전성기였다. 교복에 갇혀 터질 듯한 감성을 주체하지 못할 때에 나타난 하이틴 영화는 당시 영화 붐 조성에 크게 기여했다. 아직도 여배우의 고유명사라 불리는 김지미의 파란만장한 결혼생활과 영화계에서의 활약을 소개하면서는, “남자는 다 어린애”였다는 말을 빌려 김지미를 정의하고 있다. 또 세상을 뒤흔든 스캔들에서는 ‘정인숙 피살사건’과 ‘박동명과 7공자 사건’을 소개하며,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이 부리는 횡포를 꼬집는다. 비운의 스타들에서는 장현과 장덕 남매, 오수미와 윤영실 자매의 안타까운 삶을 들춰냈다.
‘문화서적’과 ‘문화영화’로 불리던 포르노물의 메카(?) 세운상가를 추억하였고, 5공화국이 낳은 최대 히트작 [애마부인]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또한 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온 청춘 남녀들의 사랑과 아픔을 그린 영화를 추억하면서, 그 많던 우리의 누이들이 고향을 찾아 우리의 가슴에 아픈 별이 되었음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 땅의 남자들에게 첫사랑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는 배우 정윤희. 필자는 ‘가슴 떨리는 그 이름, 정윤희’를 애타게 부르며 ‘삶에 대해 열정적이었고, 인간적이었으며, 낭만적이었던’ 광대들의 이야기를 접는다.
이 책의 저자는 기자의 눈과 시인의 감성으로 70년대 한국 대중문화의 현장들을 따뜻하게 추억한다. ...... 어언 40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제 그 시대의 문화는 거개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또한 동시에 문화는 소멸과 부재를 통해 더욱 진한 존재의 향기를 내뿜는 것이기도 하다. 바로 이 책이, 사라져간 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억으로 이루어진 이 글들이 그런 수많은 증빙 중의 하나다.
-강헌(대중음악평론가)
밤하늘에서 별들이 사라졌다. 안 보이는 걸까, 못 보는 걸까. 쉰 줄에 들어선 친구가 별들의 이름표를 소리 내어 읽는다. 따끔한 펜으로 따뜻한 글을 쓰는 사람. 돈이 아니라 정을 벌며 살아온 사람. 오광수의 천체망원경으로 본 은하수의 풍경이 흥미롭다. 있다가 없다가 하는 돈보다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그 자리에 있어주는 별이 더 정답기 때문일까. 하기야 1억은 소유하는 거지만 추억은 공유하는 거니까.
- 주철환(PD, 전 이화여대 교수)
내가 아는 오광수는 참 따뜻하고 순박한 인간이다. 그는 음악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할 줄 아는 저널리스트다. 나는 지난 세월동안 이성과 감성이 어우러진 그의 기사들을 즐겨 읽어왔다. 대중문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담긴 이 책 역시 결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 조용필(가수)
첫댓글 오광수 지음 / 출판사 세상의아침 | 2013.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