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태양아래에서 내가 본 불행이 있는데 그것이 인간을 무겁게 짓누른다.
하느님께서 부와 재물과 영화를 베푸시어 원하는대로 아쉬움 없이 가진 사람이 있는데 하느님께서 그것을 누리도록 허락하지
않으시니 다른 사람이 그것을 누리게 된다. 이는 허무요 고통스런 아픔이다.
장수와 그 허상
사람이 자식을 백 명이나 낳고 그의 수명이 다하도록 오랜 세월을 산다 하여도 그의 갈망이 행복으로 채워지지 않고 또한 그가
제대로 묻히지 못한다면 내가 말하건대, 그보다는 유산아가 더 낫다.
이 아기는 허무 속에 왔다가 어둠 속으로 돌아가 그 이름이 어둠 속에 묻힌다.
햇빛을 보지 못하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만 이 아기가 그 사람보다 더 나은 안식을 누린다. 그가 천 년을 두 번 산다 하여도
행복을 누리지는 못하는 법. 모두 한 곳으로 가지 않는가?
만족할 수 없는 인생
인간의 온갖 노고는 제 입을 위한 것이지만 욕심은 채워지지 않는다. 정녕지혜로운 이가 어리석은 자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랴?
인생살이를 아는 가난한 이가 나은 것이 무엇이랴? 눈에 보이는 것이 욕망을 뒤쫓는 것보다 낫다.
그러나 이 또한 허무요 바람을 잡는 일이다.
운명과 무기력한 인간
존재하는 것은 이미 오래전에 그 이름으로 불렸고 인간이 어떻게 될지도 이미 알려져 있다
그는 자기보다 힘센 분과 따질 수가 없다. 말이 많으면 허무도 커지는데 인간에게 좋을 것이 무엇이랴?
인간이 살아있는 동안에 그림자처럼 보내야 하는 허무하고 한정된 생애에서 그에게 무엇이 좋은지 누가 알리오?
인간이 죽은 다음에 태양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려 주리오?
7장
행복의 상대성
명성이 값진 향유보다 낫고 죽는 날이 태어난 날보다 낫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낫다. 거기에 모든 인간이 종말이 있으니 산 이는 이를 마음에 새길 일이다.
슬픔이 웃음보다 낫다. 얼굴을 애처로워도 마음은 편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이들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고 어리석은 자들의 마음은 잔칫집에 있다.
지혜로운이의 꾸지람을 듣는 것이 어리석은 자들의 칭송을 듣는 것보다 낫다.
어리석은 자의 웃음은 솥 밑에서 타는 가시나무 소리 같으니 이 또한 허무이다.
억압은 지혜로운 이를 우둔하게 만들고 뇌물은 마음을 파멸시킨다.
일의 끝이 그 시작보다 낫고 인내가 자만보다 낫다. 마음속으로 성급하게 화내지 마라. 화는 어리석은 자들의 품에 자리잡는다
"어째서 옛날이 지금보다 좋았는가?" 묻지 마라.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지혜는 상속재산처럼 좋은 것 태양아래에 사는 이들에게 득이 된다.
지혜의 그늘에 있는 것은 돈의 그늘에 있는 것과 같다.
지식이 좋은 점은 그 지혜가 소유자의 생명을 보존하여 준다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을 보아라. 그분께서 구부러진 것을 누가 똑바로 할 수 있으랴?
행복한 날에는 행복하게 지내라. 불행한 날에는, 이또한 행복한 날처럼 하느님께서 만드셨음을 생각하여라.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인간은 알지 못한다.
중용
내 허무한 생애 중에 나는 이 모든 것을 보았다. 의롭지만 죽어가는의인이 있고 사악하지만 오래 사는 악인이 있다.
너는 너무 의롭게 되지 말고 지나치게 지혜로이 행동하지 마라. 어찌하여 너는 너 자신을 파멸시키려 하느냐?
너는 너무 악하게 되지 말고 바보가 되지 마라. 어찌하여 네 시간이 되기 전에 죽으려 하느냐?
하나를 붙잡고 있으면서 다른 하나에서도 네 손을 떼지 않는 것이 좋다. 정녕 하느님을 경외하는 이는 그 둘 다에서 성공을 거둔다지혜는 지혜로운 이를 성안에 있는 열 명의 권세가보다 더 힘세게 만든다.
죄를 짓지 않고 선만을 행하는 의로운 인간이란 이 세상에 없다. 사람들이 말하는 온갖 이야기에 네 마음을 두지 마라.
그러지 않으면 네 종이 너를 저주하는 것을 듣게 되리라, 너도 다른 이들을 여러 번 저주했음을 너 자신이 알고 있다.
인간에게서 찾을 수 없는 지혜
나는 이 모든 것을 지혜로 시험하여 보았다, "나는 지혜롭게 되리라" 말하여 보았지만 그것은 내게서 멀리 있었다.
존재하는 것은 멀리 있으며 심오하고 심오하니 누가 그것을 찾을 수 있으리오? 나는 마음을 다하여 지혜와 사리를 알고 찾고 구하며과연 사악함은 우둔한 것인지 우매함은 어리석은 것인지를 알아보기로 작정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여자란 죽음보다 쓰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그는 올가미,그 마음은 그물 그 손은 굴레다.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이는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지만 죄인은 그에게 붙잡히고 만다. 코헬렛의 말이다.
보아라, 결과를 얻으려고 하나하나 더듬어 내가 찾아낸 바를.
내 영이 줄곧 찾아보았지만 나는 찾아내지 못하였다.
나는 천 명 가운데 남자 하나를 찾아내었지만 그 모든 이들 가운데에서 여자는 하나도 찾아내지 못하였다.
다만 이것을 보아라, 내가 찾아낸 바다. 하느님께서는 인간들을 올곧게 만드셨지만 그들은 온갖 재주를 부린다는 것이다.
8장
군주와 현인
누가 지혜로운 이와 같은가? 누가 사물의 이치를 알 수 있는가?
인간의 지혜는 그 얼굴을 빛나게 하고 굳은 얼굴을 변화시킨다.
임금의 명령을 준수하여라, 그것은 하느님의 서약 때문이다. 그의 면전에서 경솔하게 물러나지 말고 나쁜 일에 들어서지 마라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할 수 있다. 임금의 말은 권능을 지닌 것,"무엇을 하십니까? 하고 누가 그에게 말할 수 있겠느냐? 명령을 지키는 이는 나쁜 일을 겪지 않고 지혜로운 이의 마음은 때와 심판을 안다.
모든 일에는 때와 심판이 있다 하여도 인간의 불행이 그를 무겁게 짓누른다. 사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 이가 없다.
또 어떻게 일어날 지 누가 그에게 알려주리오? 바람을 제어할 수 있는 권능을 지닌 인간도 죽는 날에 대한 재량권을 지닌이도없다
전쟁이 일어나면 벗어날 수 없고 죄악은 그 죄인을 살려내지 못한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보면서 인간이 다른 인간을 해롭게 다스리는 동안 태양아래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내 마음을 두었다.
채워지지 않는 정의
나는 또 악인들이 묻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성소에 들락거리다가 떠나가고 성읍 사람들은 그들이 그렇게 행동한 것을 잊어
버린다. 이또한 허무이다.
악한 행동에 대한 판결이 곧바로 집행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아들들의 마음은 악을 저지를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악인이 백 번 악을 저지르고서도 오래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하느님을 경외하는 이들이 그분앞에서 경외심을 가지므로
잘 되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악인은 하느님 앞에서 경외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잘되지 않을뿐더러 그림자같아 오래 살지 못함도 알고 있다.
땅 위에서 자행되는 허무한 일이 있다. 악인들의 행동에 마땅한 바를 겪는 의인들이 있고 의인들의 행동에 마땅한 바를 누리는
악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또한 허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는 즐거움을 찬미하게 되었다. 태양아래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보다 인간에게 더 좋은 것은 없다.
이것이 하느님께서 태양아래에서 인간에게 부여하신 생애동안 노고 속에서 그가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사
내가 지혜를 알려고 또 땅 위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살피려고 낮에도 밤에도 잠 못 이루면서 내 마음을 쏟았을 때 나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과 관련하여 태양아래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인간은 파악할 수 없음을 보았다.
인간은 찾으려 애를 쓰지만 파악하지 못한다. 지혜로운 이가 설사 안다고 주장하더라도 실제로는 파악할 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