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직관을 갔다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피어밴드의 등판에 맞춰 직관을 갔지만
현실은 박해민-구자욱-최형후-이승엽의 벽은 정말 높았네요.
그리고 그것보다 더 문제가 되었던 장시환의 빈볼...
직관으로 볼 때도 워낙 크게 쓰러져서 무슨일이 일어나도 크게 터졌구나 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집에와서 움짤로 보니 이건 정말... 끔찍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했습니다.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멀뚱멀뚱 난 잘못없다는 그 태도도 비난받기는 충분해 보였습니다.
사실 kt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장시환입니다.
지난해 처음 야구를 봤을 때 개막이후 kt가 보여준 어마어마한 무기력함...
개막 후 12연패를 하다가 4월 11일에 간신히 첫 승을 했죠.
이 첫 승은 옥스프링이 만들어낸 것이고 뒤이어 등판한 장시환과 이성민이 버텨주며 만들어냈습니다.
이때도 첫승 후 이성민이 모자를 마운드에 패대기를 하며 또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저는 그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경기가 아마 저에게 장시환이라는 이름을 절대로 잊지 못하게 만들었을 겁니다.
첫 승에 이은 곧바로 첫 위닝시리즈 달성의 순간이었는데 이때 박세웅 선수가 3이닝만 소화하고 물러났고
뒤이은 투수들도 전부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순간에 6회말 2아웃 상황에 등판했습니다.
그리고 타자 10명을 범타처리하며 승리를 지켜줬죠.
그리고 창단 첫 홈경기 승리의 순간에도 장시환이 있었습니다.
4월 22일 SK전이었는데 2대0으로 간신히 이긴 승리였는데
정대현이 4회2사 이후 물러난 후 등판하여 4회, 5회, 6회, 7회, 8회, 9회 모두 장시환 혼자 등판하여
창단 홈 경기 첫 승이 달성된 날이었습니다. 본인도 데뷔 첫승이었고 아마 이때 부터 계속 저는 장시환을 찬양했을 겁니다.
4월 11일, 4월 12일, 4월 22일의 이 날짜는 kt팬으로서 절대 잊을 수 없는 날짜이기도 합니다.
(물론 4월에 거둔 승수가 이 3승이 전부라 까먹기 어렵기도 합니다.)
이렇게 kt 역사에 상당히 중요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라 저는 이렇게 응원을 하게 되었는데...
그런데... 그런데...
시즌 들어가기 전부터 사생활과 관련하여 실망감을 갖게 만들고...
흔들리는 맨탈 때문인지 제구가 불안정한 모습을 근래 자꾸 보여주더니...
결국 이런 사고를 치고 말았네요.
SNS논란은 굳이 쉴드를 칠 거 없이 본인 수준이 그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제3자에게 피해준거 없이 본인 사생활 안좋은 거만 알려진거니
저는 그래도 신경안쓰고 언제나 응원했습니다.
다만 그 사건 이후 뭔가 멘탈이 더 불안정해진 거 같아 불안하긴 합니다.
지난시즌 한때는 수호신으로 찬양을 받았던 선수가
올시즌에는 가뜩이나 비호감 이미지에 사고까지 쳤으니
욕이란 욕은 아마 다 먹을 것이고 그럴수록 멘탈은 더욱 깨질 거 같습니다.
제가 이 선수를 알고 응원한지는 이제 2년밖에 안되었으니 야구에 관해선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심리적인 부분에서 말하면 야구경기 내의 멘탈과 경기외적인 멘탈을 본인 스스로 잘 극복해서
서서히 이미지를 바꿔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미지라는 것은 한번 안좋게 찍히면 영원히 안좋기 때문에 굉장히 무섭습니다. 경험으로 잘 알고 있지요.
저에겐 아직까지 2015년 4월에 거둔 3승에 대한 수호신 장시환이 강렬히 각인이 되어 있습니다.
힘들게 kt에서 꽃피운 장시환의 야구인생이 일장춘몽이 되지는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최재원선수도 빨리 쾌차하기를 응원합니다.
http://sports.news.naver.com/general/news/read.nhn?oid=295&aid=0000001377
좀 조심스러운 질문입니다. 2013년 초반 몸이 좀 좋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는데요. 당시 넥센에선 외부에 함구했습니다만, 그때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던 것으로 압니다.
그랬죠. 그땐 좋은 일도 아니고, 큰 수술도 아니어서 구단에 “스프링캠프 불참 이유를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요. 지금은 몸도 다 좋아지고, 누구보다 건강한 상태라, 굳이 숨길 필욘 없을 것 같아요. 편하게 물어보셔도 됩니다. 어쩌면 제 이야기가 어떤 분들껜 자극이나 용기로 작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처음으로 병을 알게 된 게 언제였습니까.
2013시즌 끝나고, 구단에서 종합검진을 시켜줬어요. 보통 시즌 끝나면 다들 하는 검진이었는데요. 그때 병원 가서 초음파 촬영을 했는데 “목에 혹 같은 게 좀 크게 있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아마 혹이 1cm 이상이었을 거예요.
갑상샘암이었습니까.
(차분한 표정으로) 네. 전문의 선생님께서 ‘암’이라고 하셨어요.
제 아버지와 어머니, 형이 암 수술을 받아 암 판정을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떨지는 상상이 갑니다. 하지만, 정작 암 판정을 받은 당사자의 감정까진 정확히 알 수 없을 듯합니다. 당시 암 판정을 듣고 심경이 복잡했을 듯합니다.
그냥 담담했어요. 네이버 검색으로 찾아보니까 ‘갑상샘암’은 크게 걱정할 병은 아니더라고요. 다행히 전 조기 갑상샘암이라, 병원에서도 “빨리 발견해서 바로 수술하면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했어요.
어머니께서 꽤 놀라셨겠군요.
“어, 그래? 아이고. 그게 너한테 갔구나” 하시더라고요. 알고 보니까 친할머니께서 생전에 갑상샘암을 앓으셨대요. 차분하게 “엄마, 다다음주에 수술하니까 그렇게 알고 계세요.” 했어요. 어머니께서도 담담하게 “그래, 알았어” 하시더군요. 아무래도 할머니께서 한 번 앓으셨으니까 갑상샘암이 극복 가능한 병이란 걸 잘 알고 계셨던 거 같아요.
수술은 잘 진행됐습니까.
입원하고, 부모님 오시고서 바로 수술했어요. 수술은 잘 끝났다고 하더라고요.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도 받으셔야 한다”고 해서 수술 마치고, 한 달 정도 방사선 치료 준비를 했던 거로 기억해요. 그 치료까지 받고서 집에서 좀 쉬다가 3월 말엔가 팀 훈련에 합류했죠.
제 부모님이 방사선 치료하실 때마다 지켜봐서 압니다. 여간 어려운 과정이 아니더군요.
솔직히 방사선 치료 자체는 참을 만해요. 근데 치료 과정이 정말 힘듭니다. 일단 약을 한 달간 끊어야 해요. 첫 2주간은 병원에서 비슷한 약으로 대체를 해주는데, 나머지 2주간은 아예 약을 끊고, ‘저(低)요오드식’만 먹게 해요. (인상을 찌푸리며) 그게 진짜 힘들어요. 챙겨 먹는 것도 힘들고, 못 먹는 것도 많다 보니까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방사선 치료는 독실에서 방사선 약 하나 먹고, 2박 3일 동안 있었는데 그것도 진짜 곤욕이더라고요.
지난해 월드시리즈 취재차 미국에 갔을 때 우연히 존 레스터의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확실히 미국은 우리와는 정서가 좀 다르더군요. 우선 자신이 혈액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병을 이겨내는 과정도 대중과 함께하더군요. 거기다 선수와 대중이 서로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면서 마침내 선수가 병을 이겨내자 모두가 기뻐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레스터가 호투를 펼칠 때마다 사람들이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장면 역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지금도 레스터가 한 말이 기억에 남는데요. 그건 바로 “우리에게 작은 시련은 그저 작은 시련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기자님께 갑상샘암 이야기를 드린 것도 비슷한 이유에요. 전 레스터 선수처럼 대중의 응원 같은 건 받지 않았었어요. 대신 가족의 응원으로 병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지금 이 시간 혼자서 병과 싸우는 분이 있다면 꼭 힘내시란 말씀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 가족분들께도 ‘조만간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간이 올 테니까 용기 잃지 마십시오’하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요즘은 의학이 발전해서 암을 이겨내고, 저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분이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거나 희망이 될 수 있다.’ 같은 거창한 생각은 하지 않아요. 다만, 우리가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으면 작은 시련은 작은 시련으로 끝날 테지만, 용기와 희망을 잃으면 ‘작은 시련’이 ‘큰 시련’이 될 수 있다는 말씀만은 꼭 드리고 싶어요.
저보다 나이는 14살이나 어리지만, 삶을 대하는 깊이는 저보다 140m는 깊은 듯합니다.
만약 지금 작은 시련을 겪는 분이 있다면 절 한 번 보셨으면 좋겠어요. 전 9년 동안 1승도 기록하지 못한 선수였어요. 8년 동안 뛴 팀에서 다른 팀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어야 했고요. 팔꿈치 수술 2번에 갑상샘암 수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레스터 선수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을지 모르지만, 전 29살인데도 FA(자유계약선수)가 되려면 8년을 더 기다려야 해요. (강한 어조로)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게 뭔지 아세요?
뭘까요?
정말 중요한 건. 제가 지금 매일같이 제 인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야구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것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요. 감히 말씀드리지만…제가 이겨냈다면 지금 작은 시련을 겪고 계신 분들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으실 거예요. 고통의 대가는 경험이라고 하잖아요. 경험자로서…제가 보증합니다(웃음).
제목에 두번째 시련이라 썼는데 첫번째 시련은 이 기사내용입니다.
사실 이 인터뷰때문에 정말 많은 감동을 받았었는데....
이제는 돌이키기엔 너무 늦은 거 같고 본인 스스로
멘탈불안정에 대한 치유와 스스로 대중들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으면 합니다.
첫번째 시련처럼 두번째 시련도 잘 극복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그나마 다행히 늦게나마 전화통화로 사과는 했다니 다행이네요. 물론 이런다고 일이 다 해결되는건 아니지만... 최재원 선수가 빨리 쾌차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어제 빈볼을 던질만한 사건이 있었나요?...삼성이랑KT가 딱히 싸울 상황도 아닌거 같은데 말입니다.
그냥 제구가 불안정해서 그런겁니다. 고의가 이니에요. 다만 그이후 마운드에서 보여준 태도가 논란이 된거죠.
@환상의 식스맨 역시 태도 문제 였군요...참 동업자정신은 바라지도 않고 인간적으로도 그러면 안되는데
장시환의 인성과는 별개로 사람이 갑자기 그런일 당하면 멍하고 뭘해야할지 모르는경우가 꽤나 많으니까 이번일도 그런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장시환이 멘탈과 인성에 논란이 있었다해도 전국에 생중계되는 경기에서 얼굴에 일부러 던지고 그걸또 관람하듯 지켜보는 미친놈은 아닐테니까요
고의는 아니였겠지만.. 얼마전에 있었던 권혁선수 대응과 차이가 나더군요..
아 정말 모르겠어요. 야구판 전체에 대해 궁금한건데, 헤드샷하면(빈볼이 아니라면) 장종훈처럼 달려가서 괜찮은지 걱정하고 그러면 안되는건가요?
설마 이게 달려가고 그러면 팀내에서 욕을먹는건가요 아니면 야구의 불문율인가요.
속마음이야 본인만 알겠지만......... 투수든 포수돈 그 단단한 공으로 사람 맞춰놓고 모르쇠 하고 있는 태도 보면.....
동업자 정신을 떠나서 제정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