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그때였나요
http://cafe.daum.net/subdued20club/ReHf/447119
안녕 여시들. 콧멍방에 글을 쓰는 것은 처음이네.
오늘 쩌리에 한 게시글이 올라왔어. 이미 오래된 방송내용이라 아는 여시들도 많을거야.
바로 소년원에 있는 여자아이들의 성희롱에 관련된 내용이야. (위의 링크)
거기에 많은 여시들이 이미 삐뚤어진 아이들은 갱생하기가 어렵다고 말하기도 하고,
끼리끼리 만난 것이 아니냐 하고 말하기도 했어.
댓글을 읽어보면서 이 책이 생각났고, 검색을 해보니 아직 이 책을 추천한 글이 없길래
부족하지만 여시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써봐.
*
"가출, 방황, 무분별한 욕망의 발산을 일삼는 우리 시대의 문제아들!
이들을 꾸짖어야 할지, 타일러야 할 지 고민한 것은
얼마나 부질없고 어이없는 고민이었던가.
외롭고 슬픈 영혼을 지닌 53명의 아이들이 마음의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와
어떻게 세상과 화해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되찾아가는 지를 생생하게 그렸다."
이 책은 2000년도에 발간 된 책이고, 다큐멘터리 PD이자 비디오 저널리스트였던 최병화씨가
1년 동안 대안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직접 촬영한 내용을 책으로 담은 거야.
최병화씨는 그 때 당시 최초로 리얼TV라는 파격적인 방식의 다큐멘터리를 기획한 분이셔!
이 때 촬영한 다큐멘터리로 그 해, 4개 부문에 걸쳐 상을 받으셨어.
난 그냥 우연히 읽게되었는데 이 책은 KBS TV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고
많은 분들의 추천을 받은 정말 좋은 책이야.
책에서 작가님은 있었던 일들에 대해 그저 그 자리에 있었던 한 사람으로써,
원경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덤덤하게 담아내고 계셔.
그런데 어떤 수사여구나, 매끄럽게 쓰여진 문장보다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너무너무 가슴이 아팠고,
동시에 교육에 있어서 혹은 한 사람을 제대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정말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랑하고 보살펴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구나 하고 깨달았어.
거칠고 방황하던 아이들인만큼 여러가지 사건도 사고도 있고,
그 때마다 선생님들도 처음에 다짐했던 인성교육을 어떻게 해야하는가
혼란스러워 하시기도 하고,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가 자책하시기도 해.
하지만 그 시간마다 아이들을 포기하지 않고 함께 견뎌내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야.
나는 말주변이 없기도 하고, 이 책은 작가님이 어떤 개인적인 생각을 담거나 한 게 아니라,
정말 담담하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책에 옮겨놓으셨기 때문에,
몇몇 인상깊었던 부분을 발췌해놓도록 할게.
많은 여시들이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
*
"그는 그곳, 지방의 작은 마을 한 구석 방황하는 젊은 청춘들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했고,
자신의 상처를 치유받기 위해 그곳에 머물렀던 것이다.
또한 그는 아프게 자란 자신의 10대와 항상 가슴이 시려서 방황으로 점철한 스무 살 시절,
그리고 아직도 어떻게 사는게 올바르게 사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서른의 끄트머리에서 느끼는 절망들을
그곳에서 모두 보았노라고 고백했다.
그가 그곳에서 보았다는 십대에서 삼십대를 관통하는 그 아픈 절망의 단초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사랑의 부재가 아닌가 싶다.
그는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이 시대 외롭고 슬픈 영혼을 가진 사람들, 우리 모두가 언젠가 지나왔을,
하지만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우리 마음속의 아픈 청춘, 그 모두에게 바치는 책이다.
청춘에 나이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우리는 늙어죽을때까지 이 아이들이 헀을 똑같은 방황과 고민들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공부만 시키는 학교가 싫어서 그만뒀어요."
"어떻게 생활하고 싶니?"
"...배워야죠."
"무엇을 배운다는 거지?"
"마음이..넓어지는 걸 배워야겠죠."
"마음이 넓어지는거?"
"네, 노력하면서 순간순간 살아 있다는 걸 느끼고 싶어요."
"선생님한테 한번 찍히니까 수업시간에 만화를 봐도 아무 말도 안해요.
분명히 잘못하고 있는걸 알면서도 아무 관심도 없어요. 쟤는 문제아라는 거죠."
매스컴에서 떠들어대는 탈선 청소년이 바로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을 이미 오래 전에 잊어버렸고, 그래서 모든 것을 삐딱하게 대했다.
아이들은 대부분 믿지 않는 어른들에 대한 원망과 절망스러웠던 기억을 털어놓았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아이들은 세상 전체를 불신하게 되었으리라.
"너는 착해."
"아니야, 아직 아니야. 나보다 더 못된 놈은 없어. 나 때문에 우리 아버진 연세가 예순인데도 막노동을 하고 있어."
영석이까지 눈물을 글썽였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당황했다.
진경인 선생님이 민재와 영석이를 끌어안으며 낮게 속삭였다.
"얘들아, 여긴 어쩔 수 없어서 오는 데가 아냐. 소중한 인연의 끈이 우리를 여기서 만나게 한거야.
그러니까 민제야. 너부터 이겨야 해, 정말."
그러자 동호가 선생님 품에 와락 안겼다.
선생님은 마치 상처투성이로 집에 돌아온 아들을 맞이하듯 등을 토닥토닥 다독였다.
그날밤은 그렇게 모두가 서로를 부둥켜안고 아프게 울었다.
"무슨 생각하니?"
"생각을 없게 만드는 겁니더."
"뭐가 제일 힘들어?"
"처음에 다져먹은 의지가 자꾸만 꺾입니더. 오늘 같은 때가 그렇지요.
뭐든 열심히 잘하려고 했는데 자꾸 어긋나니까"
"춥지는 않니?"
"예, 생각 안 나게 하고 싶어서 이렇게 앉아 있었어요.
잊어버리려고, 바람에 몸을 맡기고 바람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흘려가려고.
그럤더니 추운 것도 모르겠더라구요."
이런 충동적인 행동은 명애뿐만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모든 걸 너무 쉽게 생각했다.
죽는 것도, 사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몇 살 까지 살고 싶은지 물으면 '스물세살까지만 살래요.' '5년만 더 살래요.' 하는 식이었다.
아이들은 우울할 때마다 제 몸에다 화풀이를 했다.
여자아이고 남자아이고 할 것 없이 팔뚝이며 손목이 멀쩡한 아이가 없었다.
개중에는 손목이 흉측하게 뭉그러진 아이도 있었다.
꿈도 희망도 없는 흐릿한 세상에 붉은 핏물 자국을 만들었다.
아픔도 모른 채 아무렇지도 않게 스스로를 세상 밖으로 집어던졌다.
남한테 인정받지도, 스스로를 사랑하지도 못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이 선택한 단 하나의 탈출구.
"변하는게 두려워요,모두 변하잖아요.
나도 그렇게 변할까봐 두려워요."
"유리창엔 얼룩이 있잖아요. 저는 깨진 유리창이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이 지가 깨뜨린 유리조각을 보면서 마음 속 얼룩도 깨끗이 지울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그런 기대를 갖는게 정말 옳은 건가요?"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의 무절제한 음주와 이성문제였다.
그 두가지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어서, 술이 먼저인지 이성문제가 먼저인지 알 수 없지만
교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의 직접적인 동기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일로 퇴학이나 정학을 당한 아이가 한 명도 없었고,
학교를 폭파해버리겠다며 폭동을 일으킨 아이들 중 누구도 학교를 스스로 떠나지 않았다.
"힘든 건 없었는데 학교 다시 오고 싶어예. 얘들 노는 거 보니까 어울리고 싶고,
잔에는 선생님들 간섭이 싫었는데, 그립다 아입니꺼.
지금은 저한테 신경써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거든예."
뚝뚝 떨구는 녀석의 눈물 때문에 내 시야도 뿌옇게 흐려졌다.
"슬프니?"
"슬프다기보다는 아프고, 내가 안됐어예. 지금 생각엔 그 때 왜 그랬는지도 모르겠지만도,
부모님이 날 사랑하는 지도 모르겠고.."
녀석은 목이 메이는지 컥컥대더니 아예 눈물을 줄줄 흘렸다.
너무나 늦어버린 탕자의 눈물이었다.
"여러분, 오늘 여기까지 우리 모두 정말 힘겹게 달려왔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때론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도저히 일어날 힘도 없어서 허덕일 때 누군가 내게 다가와 '교감선생님, 우리 때문에 힘드시죠'라고 말했습니다.
길이 보이지만 그 길로 가고 싶지만 제대로 되지 않는 마음,
상처가 깊어서 세상이, 사람들이 미웠고 원망스러웠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희망을 발견합니다. 왜 우리가 오늘 이 곳에 서 있는가?
저는 믿습니다. 5년 뒤, 10년 뒤 우리 모두가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가르친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오리란 걸 말입니다."
나는 원경 고등학교를 아름다운 유배지라고 불렀다.
그 곳은 진정 유배지로되 아름다운 유배지였다.
나는 지금도 마르지 않는 샘물과 질풍노오돠 같은 저 아이들의 젊음 사이에,
우리는 잘 모르는 어떤 생명 방정식이 존재한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철이 없는 지라 졸업을 해도 걱정인 아이들.
나는 아주 많이도 포기했었다. 아주 자주.
그러나 그런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내가 아니라, 나를 그토록 실망시켰던 내 새끼들,
바로 그 바람의 아이들이었다.'
-오설화 선생님의 마음일기 <졸업식날> 중에서
그리고 그들과 부대끼며 보낸 최초의 1년, 그것은 한마디로 지독한 혼란과 광기의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제 가슴속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정체를 알지 못해 떠돌았고,
선생님들은 그 실체 없는 바람의 끝자락을 붙잡고 몸부림쳤다.
그러나 그 절대적인 혼돈의 한 가운데서도,
때로 날카로운 손톱을 곤두세워 서로의 가슴에 생채기를 내고,
다시 새살이 돋아나고, 아픈 가슴을 보듬으면서
한 걸음 다가서는 모습은 곁에서 보기에도 눈물겨웠다.
처음에 나는 다른 기성세대와 마찬가지로 그들에 대해 난폭한 문제아란 선입견을 가졌다.
그랬기 때문에 그들을 꾸짖어야 하는지, 타일러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고민했다.
어이없는 고민이었고, 부질 없는 짓이었다.
뭔가를 해주려고 하면 할 수록, 나는 더 무기력해졌고 더 혼란에 빠졌다.
나는 교육자도 사회 비평가도 아니다.
다만, 영화 <박하사탕>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기차가 멈춰설 때마다
순수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나듯,
우리 지난날을 꼭 빼닮은 아이들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청춘과 사랑을 아주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싶을 뿐이다.
기존 학교에서 쫓겨난 문제아들이 마음의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와
어떻게 세상과 화해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되찾게 되는지를.
여시들이 모두 꼭 한 번씩 읽어봤으면 좋겠어!!
첫댓글 나이거십년전쯤에읽었는데 정말 좋다..! 어린 나이에 감명도 많이 받고 충격도..흡 여튼 좋아!!! 글 제목보니까 어렴풋이 그 떠오른당
좋은책추천고마워~
나도읽어볼래 언니책추천고마워 교실이데아 ★책★
우왕 ㅠㅠ 시간되면 꼭 읽어봐야지..!! ㅎㅎ
책 제목도 마음에 든다..
지금 나한테 꼭 필요한 책이당! 추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