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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백마강은 흐르고 계백은 살아있다(공주- 부여 33km) 4월 6일, 아침기온은 차지만 걷기에 쾌적한 날씨다. 7시에호텔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한 후 조별로 택시를 그제 마무리도착지점인 공주시쳥으로 향했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8시부터 걷기를시작하여 20여여분지나니 우금티터널이 나타난다. 동학궐기 때 관군과 동학도를 포함한 민초들이 접전을 벌였던 전장을 지나는 발걸음이 무겁다. 역사의 고비마다 이름없이 스러진 넋들이여, 하늘의 복을 누리시라.
한 시간쯤 걸어 주미마을의 경로센터에서 잠시 볼일을 보고 한 시간뜸 걸으니 도로변에주봉초등학교가 있다. 토요일이라 학교가 조용하다. 당직선생님이 친절하게 맞아주며 신발을 신고 화장살애 들어가라고 말한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인면 방향으로 걸으니 길가에 큰바위와 느티나무가 위용을 떨치는 쉼터가 보인다. 표지에는 검바위휴식공원이라고 적혀있고 그 옆에 유림으로 의병에 참여한 이를 기리는 송덕비가 세워져 있다.
이인면 소재지에 도착하니 오전 11시가 안되었는데 점심을 예약한 식당이 나타난다. 이른 점심을 들고 12시까지 쉬는 동안 재일동포 박효자(66새)씨가 청아한 목소리로 샹송을 불러 피로를 씻어준다. 오는 동안 비교적 젊은 여성들이 노래를 부르며 흥겹게 걸었는데.
식당주인 부 부의 외동딸(초등학교 5학년)이 일본인들을 처음보는 듯, 신기한 표정이다 .여러 분이 가벼운 선물들을 하나씩 건네니 얼굴이 밝아진다. 잘 커서 좋은 일꾼이 되라.
12시에 식당을 출발하여 한 시간쯤 걸으니 도로변에 공주유수호스텔이 나타난다. 넓은 앞마당에서 딸기륾 먹으며 잠시 쉬다가 다시 걷는 발걸음이 가볍다. 곧 이어서 지나는곳은 탄천면 소재지, 넓은 운동장에 테니스 코트가 있고 농구장도 보인다. 정류장에서 만난 소녀에게 탄천중학생이냐고 물으니 고개를 끄덕인다. 학생이 몇 명인가 하니 33명이란다. 그 넓은 학교에 한 학급 정도의 인원이 전교생이라니 농촌에 유소년들이 많지 않음을 실감하게 된다.
오후 2시경에 공주시와 부여군의 경계에 이른다. 이곳부터 부여경찰이 에스코트에 나선다. 안내하는 코스를 따라 잠시 걸어가니 금강둑길로 이어진다. 금강하구언에서 대청댐까지 150km가 자전거종주도로로 연결되어 자전거동호인들과 자주 마주친다. 4대강정비사업으로 잘 가꾸어진 강변도로의 시야가 탁 트여서 눈으로 보기에는 아름다운 경관이다. 부여의 어느 성당에는 자연을 훼손하는 4대강 사업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지만.
강변깅을 따라 한참을 걸으니 백제보가 나타난다. 보를 설치한 4대강 여러 곳에서 부실시공의 부작용이 있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였는데 실물을 보기는 처음이다. 이래저래 4대강 사업에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었으니 후유증이 없으면 좋으리라.
부여에 가까이 이르니 백마대교가 나타나고 낙화암기슭도 보인다. 아내가 ;백마강 달밤,,,의 노래가사를 읊으며 3천궁녀의 사연을 말하니 재일동포와 일본인들이 처음 듣는 사연에 놀라움을 표시한다. 부여읍내로 들어오니 계백문이 우뚝하다. 재일동포 강정춘 씨에게 계백이 처자를 먼저 죽이고 전장에 나가 장렬핫게 산화한 이야기를 들려주니 일본에도 그런 내용과 비슷한 무사도이야기가 있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역사에 흥미가 있다는 강정춘 씨는 하나를 일러주면 둘을 아는지 읍내중심가에우뚝하게 세운 말탄 장수의 모습을 보며 계백장군이냐고 물어서 경찰관에게 확인하니 그렇다고 대닺한다. 군청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가깝다. 만보계에 찍힌 거리는 33km, 군청청사가 기와를 이은 특이한 모습인데 '백제왕도 부여군청'이라고 새긴 돌판이 돋보인다.
5년 전에 가족들과 함께 부소산에 올라 낙화암아래로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오늘은 4대강 정비사업의 상징인 백제보를 배경으로 기년촬영을 하였다. 백마강은 흐르고 계백은 살아 있구나, 전톤과 현대를 조화하며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밝은 터전이 되라.
추신, 숙소에 인터넷이 설치되지 않아서 인근에 있는 pc방에서 이글을 적는다. 100대가 넘는 pc가 설치되어 있고 어린이, 청소년들이 주축을 이루는 고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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