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털 사이트 두 곳에서 계정 사용 정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한 곳은 ‘도배, 스팸행위(홍보, 스팸메일 발송)’ 죄명(?)으로 접속이 중단되었고, 다른 한 곳은 ‘배달되지 않은 이메일이 있음을 감지했습니다. 이로 인해 사서함이 오작동 할 수 있습니다.’라는 메일과 함께 사용 정지되었습니다. 학부에서 IT를 전공했고, 입사 시점에 8비트 컴퓨터를 시작으로 3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하루 몇 시간씩 PC를 사용하면서 PC는 제 생활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 문자 전송도 급한 일이 아니면 핸드폰이 아닌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메신저, popup뉴스를 위시한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등 추억의 인터넷 커뮤니티, 메신저를 초기부터 사용했었습니다. 천리안 통신 서비스를 받으며 천리안 메일을 사용한지도 벌써 30년이 다 되어 갑니다. 현재는 천리안 메일, 네이버 블로그, 다음 카페로, 각각 다른 포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 메일, 카페를 주로 사용하는 포털이 스팸 때문에 사용 중지되었습니다. 더 웃기는 것은, 다음의 경우 메일은 사용하지도 않는데 스팸메일 때문에 카페까지 막아버렸고, 문의를 하려니 전화는 안 되고 고객센터에 포털을 통해 접수하라는 것입니다. 그나마, 네이버의 경우는 스팸 여부를 귀찮게 자주 체크하지만, 일방적으로 사용중지를 시키진 않았습니다.
메일링 서비스는‘92년 시작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PC통신 서비스인 천리안을 시작으로 하이텔, 나우누리가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하다가 월드와이드웹, 통신망의 발달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천리안만 회원제 인터넷 포털사이트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용료가 많지는 않지만(월 3,260원), 서비스의 질도 타 메일보다 떨어지고 대부분의 메일링서비스가 무료인 걸 감안하면 굳이 써야 하는가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두 가지, IT빈티지를 고수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800여개의 주소록을 옮기는 게 용이치 않아서입니다. 그러나 최근 탈 천리안을 감행했습니다. 제 잘못이 아닌데 서비스를 임의로 강제 중지하는 처사를 보며 귀찮더라도 대이동을 하기로 한 겁니다. 천리안으로 오는 일 관련 메일 때문에 수신 기능은 당분간 활용해야겠지만, 발신 등 전반적인 메일 사용은 네이버로 바꾸었습니다. 메일 주소를 옮기는데, 변환이 필요하여 엑셀을 이용하다보니 성명난이 엉망이 되어버렸기에 시간 날 때 차근차근 수정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조치를 하면서 가만 생각해보니, 사용자인 내가 ‘을’이고, 서비스업체가 ‘슈퍼 갑’이었다는 생각이 들며 은근히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세 포털 중 한 곳은 다량의 메일 발송 시 사전 확인을 통해 본인임을 확인하여 스팸성 메일 발송에 따른 차단을 막아주는데, 다른 두 곳은 예방조치는 않고 사용자 탓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입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요즘의 미친 정국이 떠올랐습니다. 말끝마다 ‘국민’을 얘기하면서도 ‘슈퍼 갑’의 위치에서 기본을 망각한 채 당리당략만을 추구하며 ‘과거 탓’, ‘현재 탓’에 매몰되어 있는 정치꾼들의 이전투구가, 새로운 정부의 대책 없는 무능이 최근 제가 겪은 포털 관련 업체의 대응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갑, 을이 떠오르지 않는 관계가 되어야 하고, 서비스 정신이 서비스 자체에 녹아 있어야 합니다. 정부도, 입법부도, 정당도 말만이 아닌, 진정 민의를 제대로 살피고, 가려운 곳이 어딘지 잘 살펴보고 대증요법이 아닌 원인요법에 집중해야 합니다. 철저한 봉사정신을 바탕에 깔고서 말입니다. ‘기대의 반작용’이 온다 할지라도, 이것만큼은 기대를 하여 보렵니다.
복잡한 생각이 들 때는, 바쁜 와중에 휴식이 필요할 때는 자연과 더불어, 문화재 품에 안기어 쉬어갑니다. 통영 앞바다부터 진주성, 정양늪생태공원, 하목정, 하나하나가 힐링을 안겨주는 작품이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bornfreelee/222840743993
기대의 반작용(모셔온 글)=======
대부분의 관계에서
기대를 통해 얻는 큰 실망감을
나는 기대의 반작용이라고 부른다.
내가 잘 대해주면
상대도 잘 대해주겠지.
내가 좋아해 주면
상대도 조금이나마 귀 기울이겠지.
내가 이만큼 했는데
상대도 이만큼 해주겠지 하는
다양한 기대 심리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결국 이건 자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길이다.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 때는
기대의 반작용을 생각하며
기대를 낮추는 게 좋다.
그 작은 기대 하나로
내 마음이 다치기도 하고
앞으로의 인간관계가
소극적으로 변할 수도 있으니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언가를 바라지 않고 그저 주는 것.
그저 베푸는 것.
그것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소윤의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