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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묵은 병과 3년묵은 약쑥
2026년 8월 3일 월요일
선경 정해균의 독서노트
◐ 지병은 임기응변으로 치유할 수 없다.
오늘날 천하에는 왕 노릇을 하려고 하는 자들을 보면 마치 7년 묵은 병에 3년 묵은 약쑥을 갑자기 구하려고 허둥대는 자들과 같다. (今之欲王者 猶7年之病 求 三年之艾).
맹자의 비유는 임기응변으로 민심을 얻으려고 하는 왕들의 작태를 그야 말로 적절히 풍자한 것이라 아니 할 수 없다. 7년묵은 병에는 적어도 3년 묵은 쑥으로 대처하여 치료해야 하는데 쑥을 묵혀 두지도 않고 허겁지겁 처방책을 찾으려고 하니 억지를 부릴 수 밖에. 맹자의 이 말은, 나라가 무지한 한 지도자 밑에서 7년 정도 썩었으면 그 썩은 정치를 도려내기 위한 처방책을 마련하는데 적어도 3년은 걸린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겠다.
◐ 나라를 다스리는 일에 대한 맹자의 충고.
“임금들은 정치적인 경쟁이나 외교관계에 관심이 다 쏠려 민사를 소홀히 하기 쉬운 법입니다.”
“나라가 안정되고 안되고는 민사(民事)와 민생(民生)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등문공(滕文公)은 맹자(孟子)의 말에 동감을 표시하였다. 맹자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
“무릇 백성이란 항산(恒産)이 있어야 항심(恒心)이 있고 항산(恒産)이 없으면 항심(恒心)이 없는 법입니다.
“그러니까 경제 적인 안정이 있어야 내면적인 안정이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일반백성들은 무엇보다 경제적인 안정이 우선입니다. 그 위에 다른 안정도 있는 법입니다. 항산이 없으면 항심이 없으므로 바깥 유혹에 마음이 흔들려 죄를 짓기 십상입니다. 방탕과 사악과 사치 등 무분별한 죄악속으로 빠져들고 맙니다. 그런데 이렇게 일반 백성들이 죄에 빠진 연후에 처벌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마치 백성들을 그물로 때려잡는 망민(罔民)과 같습니다. 어찌 어진임금으로서 백성들을 그물로 잡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백성들이 죄에 빠지기 전에 먼저 백성들에게 항산(恒産)이 있도록 힘써야 지요.”
맹자의 말에 등문공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임금으로서 자세는 어떠해야 합니까? 거기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현명한 임금은 무엇보다 공손하고 검약하며 아랫사람들에게도 예로 대하고 백성들에게서 세금을 거두어 들일때도 한계를 지킬 줄 알아야 합니다.”
♣ 위 두 꼭지 글은 소설가 조성기가 쓴 〈맹자가 살아 있다면〉중에서 가져왔습니다.
【선경의 독서 노트】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트를 탄 듯 급등락을 거듭하며 요동치고 있습니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시장을 섣불리 예측하는 사람들 사이에 “만스피” 꿈에 취해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주식시장 변동폭이 커지고 주가가 폭등락을 거듭하면서 주식시장이 난 장판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한국주식시장은 도박장”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달말까지 반대매매를 통해 강제 청산된 주식이 7조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김상훈 국민의 힘 의원실에 따르면 6월말 기준 국내 10대 중권 사 신용거래 융자잔고 31조6180억원중 60대 이상 비중이 30.4%(9조6080억원)를 자치했다고 합니다. 노후를 잘 대비해야 할 은퇴세대들의 피해가 컸다고 합니다. 인생 후반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할 동행인으로서 마치 내가 겪고 있는 불행처럼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현재 삼전닉스 주가는 고점 대비 30%가량 밀린 상황입니다.
부동산문제도 그렇습니다. 투기를 잡는 정책을 펼쳐는 데는 대한민국국민으로서 이의가 있을 수 없습니다. 단, 선량한 실수요자가 사유재산을 못 지킬 정도로 옥석을 가리지 않고 무분별한 징벌적 세금 부과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필자의 경우 40년을 한지역아파트에서 실 거주와 실수요자로 자신의 소득에 맞추어 검소하게 살아왔습니다.
비록 국가 안보상 불가피하여 한나라가 다른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감행하더라도 군사 목표물에 국한하여 정교한 공격을 펼치는 것이 인도주의와 교전수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전쟁에서 정부가 실수요자와 투기자를 구분하지 않는 제노사이드식(genocide, 무차별적인 소탕)공격으로 투기자를 잡겠다고 나서면 필시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투기자를 잡는 과정에서 나라의 중산층이 과도한 세금 때문에 신성한 사유재산권이 침탈당하지 않도록 정부당국에서 정교하게 정책을 입안하고 세심하게 배려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국민연금 투자비율을 확대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지수 떠받치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위적인 지수 부양은 사상 누각과 같습니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공든 탑도 무너 지게 되여 있습니다.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부당 거래를 엄격히 규제하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러나 단일 종목 레버리지 투자제도를 무분별하게 도입하여 일반국민은 물론 특별히 은퇴세대가 정부의 주식시장 활성화 대책에 호구가 되고 있음은 매우 불편한 진실입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채택으로 인하여 야기된 시장에 불안정을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해 강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7월 31일부터 시행한 보증금 상향만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기는 턱없이 부족한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코스피 지수의 롤러코스트식 급등락의 불안한 장세를 경험하면서 오죽했으면 반도체주를 사지 못한 투자자 사이에서 조모(JOMO-Joy of Missing Out)를 즐긴다는 자조적인 말이 나오겠습니까?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조모(JOMO-Joy of Missing Out)) 증후군으로 투자 분위기가 바뀌는 동안 정부당국은 Volatile한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을 보호할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취업 시장에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희망이 무너져 내리고, 주식시장에서 지렛대 거래를 도입하여 일반 국민들에게 결과적으로 큰손실을 안기고, 장기간 실 소유 실거주자에게 부동산안정화 대책을 기화로 과도한 세금(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과를 획책하려는 움직임이 곧 현실화될 것 같습니다. 개혁이 될지 개악이 될지 더 두고 보면 일수 있을것 같습니다.
민생이 어려울 때 마다 야당이 두고 쓰고 있는 문자가 있습니다. 즉 “The ballot is stronger than the bullet.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입니다. 지난 6월 지방 선거 개표 때 밤새도록 수세에 몰리던 오세훈 시장을 새벽에 기사 회생시키면서 “투표는 통알보다 강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 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자를 잡겠다는 정책목표는 좋으나 중산층의 사유재산권 보호도 함께 강구되어야 합니다. 민생정책은 양면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가 다루더라도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월가 트레이더 출신의 이용준 저자가 쓴 책 〈인사이더 인사이트(Insider Insight)〉에서 월스트리트 돈의 논리를 아래와 같이 한 줄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사장은 섣불리 예측하는 자의 돈을 이해하는 자에게 옮긴다.”
지금은 시장을 이해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지금 주식시장의 시황은 기업의 실적에 따라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업 외부의 외생 변수가 주가를 급 폭등락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리스크를 계산할 수 없는 극도로 불안정 한 시장 상황입니다.
아무튼 나이든 사람들이 레버리지 투자에 손을 대어 노후자금의 마지막 보루인 퇴직금을 날리고 빚을 지는 일은 상상만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가난하게 살기 싫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식투자를 할 정도의 생활수준이라면 수입에 맞추어 살면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이 난국에 주식에 매달리는 사람을 보면서 마치 차가운 눈사람이 자신을 녹여버릴 뜨거운 여름을 사랑하는 것처럼 제3자가 볼때에도 투자주체에 대한 존재의 위협을 피부로 느낄 정도로 안타깝습니다.
돈의 효능감이 높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재부(財富)의 과다가 결코인간 됨됨이 자체를 결정하는 지혜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유가에서는 인간 됨됨이를 순전히 덕(德)과 재능의 함수 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덕과 재능을 겸비한 사람을 성인(聖人)이라고 부르고, 덕과 재능 두가지를 다 갖추지 못한 사람을 우인(愚人), 덕이 재능을 뛰어넘는 사람을 군자(君子) 그리고 덕이 재능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을 소인(小人)이라고 부릅니다.
주역(周易)의 항괘(恒卦)에서 “덕을 꾸준하게 하지 않으면 언제나 치욕을 당하게 된다” 함은 사람의 재능이 무기라면 덕은 그 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의 인격적 소양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재능은 있지만 그 재능을 유효 적절하게 쓸 수 있는 인격적소양이 부족한 사람이 공동체의 리더가 되면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또한, 공동체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된 가운데서 윤리의식이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선의를 악용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여러 사회적인 부작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유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 어질(仁)을 분해하면 사람인(人)에 두 이(二)가 합쳐서 만들어진 합성어입니다. 자의(字義)로 살펴보면 두 사람 즉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가 어짐(仁)의 기본 바탕이라는 뜻입니다. 두 사람과의 관계에서 한사람이 갑질을 하기 시작하면 그 관계는 깨지고 맙니다.
오늘 글의 주제 와 관련하여 북송의 최고 철학자 장재(張載,1020-1077)가 한말을 음미해보려고 합니다:
“부지런히 배우지 않는 자는 바로 7년묵은 병에 3년 묵은 쑥을 마련해 두지 않는 것과 같다. 지금의 배움에서 몇 년의 공부를 더하면 절로 이를 누림이 무궁하리라 (學之不勤者, 猶7年之病, 不畜3年之艾, 今之於學, 加工數年, 自是亨之無窮).
유교전통에서 배울 학(學)은 크게 두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첫번째 의미는 선현들의 말씀을 배우면서 교양을 쌓고 학문적으로 지식을 쌓는다는 학문적 배움의 의미입니다. 즉 학문적 배움을 통해 사람이 되는 것을 배운다는 의미입니다. 두번째 의미는 인간적안 배움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비록 대학을 졸업하거나 학문적 공부를 많이 하지 않았더라도, 집안에서 효도하고 인간관계에서 믿음성이 있고 자기책임을 다 할 줄 아는 사람 즉 ‘인간적으로 된 사람’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더라도 ‘배운 사람’ 으로 인정해 줍니다.
서양 지성인들 가운데서 스페인 출신의 시인, 소설가 그리고 철학자인 George Santayana(1863-1952)도 “학교에서 공식교육만 받은 어린이는 교육을 받지 않은 어린이와 같다(A child only educated at school is an uneducated one.)”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태생 미국의 사회학자 Robert Morrison Maclver(1882-1970)는 “남자를 교육시키는 것은 한개인을 교육시키는 것이고, 여자를 교육시키는 것은 한 가정을 교육시키는 것과 같다(When you educate a man you educate an individual; when you educate a woman you educate a whole family.)라고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교전통에서는 학문적 공부보다 인간이 되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깁니다. 다시 말하면 학문적 배움은 인간적 배움을 완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에 유교에서는 학문적 배움보다 인간적 배움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논어 제13편 자로(子路) 제 20장에 선비의 등급을 4등급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공자(孔子)께서는 제자 자공(子貢)의 물음에 “사람 됨됨이”를 기준으로 선비의 등급에 서열을 매기고 있습니다. 선비의 여러등급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은 논어 제13편 자로(子路) 제20장에 나와 있는 공자(孔子)와 제자 자공(子貢)의 대화록을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기상청에 의하면 금주 내내 폭염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보하고 있습니다. 몸에 탈수가 되기 전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시고 시원한 그늘에서 폭염을 피하며 혹서기를 건강하게 잘 지내 시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