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그렇듯, 골프 선수에게도 '터닝포인드'가 있나 봅니다.
154cm의 단신이지만 늘 웃는 모습이 매력적인 신지애는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골프를 배우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고,
피나는 연습으로 '골프지존'으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172cm의 늘씬한 미모를 갖춘 서희경은 프로 데뷔 후 2년 동안 무명으로 지내다 신지애를 만난 것이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둘은 외모상으로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둘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상금퀸'을 지냈습니다.
신지애는 데뷔 첫해이던 2008년까지 3년 연속 상금여왕에 올랐고, 서희경은 2009년 상금여왕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둘은 요즘 약속이나 한듯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살 어린 신지애는 17세 때, 서희경은 22세 때부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둘은 누구보다 '절친'입니다.
둘의 부친 또한 '골프 대디' 세계에서는 드물게 친분 관계가 두텁습니다.
'불가근불가원'이란 말은 골프 대디의 불문율과도 같다고 합니다.
딸과 경쟁관계인 다른 선수 얘기는 '칭찬' 보다는 '씹는 말'이 더 많기에 골프 대디들은 서로 친한 척도,
싫은 척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금은 옛날 얘기가 됐지만 서희경 부친이 사업 실패로 곤란에 빠져 딸의 코치 비용을 대기 어려웠을 때,
신지애 아빠에게 돈을 '융통'해 쓴 시절이 있다고 합니다.
신지애 아빠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딸의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수 천 만원을 선뜻 서희경을 위해 빌려줬고,
얼마 안돼 돌려 받았습니다.
이떄 아빠들은 의기 투합해 함께 합숙훈련을 제안했습니다.
2005년부터 투어에 합투해 출전했지만 2년 동안 우승이 없었던 서희경은 2008년 봄, 후배인 신지애 따라하기에 나선 것입니다.
광주에ㅔ서 합숙을 하던 첫날 서희경은 새벽 4시에 눈뜨자마자 골프체부터 챙겨 연습하는 신지애의 모습에 놀랐고,
식사 때나 화장실 가는 시간외에는 밤 10시까지 공만 치는 신지애를 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합니다.
서희경은 짧은 합숙기간이었지만 눈빛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해 8월 하이원체리티여자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시즌 6승을 거두며 승승장구 했습니다.
서희경은 2010년 LPGA투어 KIA클래식에서 KLPGA 상금왕 자격으로 출전해 우승컵을 들어올려 LPGA 풀시드권을 따냈습니다.
서희경은 미국 진출 이후 여러 차례 우승기회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습니다.
대표적으로 2012년 US여자오픈과 지난해 호주여자오픈에서 연장전에서 모두 패해 준우승에 그쳤습니다.
미국에서 아직 우승이 없는 서희경은 지난해 말 ㄱ려혼을 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맞았고,
신지애 역시 올해는 미국 대신 일본투어를 선택해 또 다른 도전에 나섰습니다.
신지애와 서희경이 올해를 '터닝포인트' 삼아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기를 응원해봅니다. 최명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