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심도터널 완공했다면 홍수 막을 수 있었다
고질적 침수지역 신월동 대심터널이 막았다
서울 침수위험지역 34곳 대다수 해결 못해
서울이 물바다로 융단폭격을 맞고 온 나라가 휘청되고 있지만 사실 12년전 서울시가 계획한 대심도터널 사업을 전개했다면 적어도 하수 역류로 인한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
서울시는 12년전인 2010년 9월 광화문과 강남 지역의 도심 침수 피해, 2011년 7월 집중호우로 인한 우면산 산사태 이후 오세훈 시장은 “10년간 5조원을 투입해 시간당 100㎜ 집중호우도 견딜 수 있는 도시 수해 안전망을 개선하겠다”는 긴급 기자회견(기자회견 당일은 추석첫날이었다)을 통해 발표했다.,
대책사업으로는 △하수도 관거 용량 확대 △빗물펌프장·빗물저류조 확충 △방재용 대심도 터널 도입등이다.
사전에 체계적인 대책수립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서울시가 안고 있는 침수 피해 해결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통해 핵심적 대안인 총론적 발표였다.
대심도터널사업은 침수피해가 많은 6개 취약지역에 대한 사업으로 △ 서울남부터미널 일대 빗물을 반포천 중류로 분산하는 지하 배수시설인 반포천유역분리터널 (배수구역 경계조정 85억원, 반포천 유역분리터널 조성에 348억원)△ 종로구 통인동에서 중구 삼각동까지 지하 35m 터널로 연결하는 전체 길이 2㎞, 직경 3.5m의 ‘대심도 빗물배수터널’(320억원) △폭이 좁아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사당천을 대체할 수 있는 지하 40m의 사당역에서 이수역까지 3.7km의 대심도 터널(예산 1,600억원)△천호동에서 암사까지 강동지역 대심도 터널과 관로정비사업△서울대에서 신림동과 구로디지털단지까지 연계되는 도림천대심도터널사업△강남터미널에서 경부고속도로 방향으로 이어지는 대심도터널사업△지하 40m 깊이로 설치된 지름 10m 터널로, 길이가 4.7km에 달하는 신월 빗물대심도터널등이다.
그러나 당초 계획대로 서울지역에 침수 피해가 잦은 34곳의 문제해결을 위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여 완공한곳은 우리나라 1호인 신월 빗물터널이다.
신월동지역은 2010년 9월 큰 비로 강서구와 양천구에서만 6천여개의 건물이 물에 잠기고 서울에서는 2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번(2022년8월) 침수피해가 큰 강남지역은 2010년에도 침수된 지역으로 서초진흥아파트주변에서 서초로를 따라 롯데칠성자리를 거쳐 한강으로 방류하는 대심도터널 사업이다. 그러나 강남지역의 평균 높이는 17미터이나 서초동 진흥아파트지역은 한강계획홍수위(15미터)보다 낮아 한강변에 초당 200톤을 퍼 올려야 하는 대규모 펌프장을 건설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심도터널은 일본과 미국 시카고등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지하댐규모의 대형 지하댐을 건설하여 빗물등 물이용에 대한 과학적인 체계를 수립하여 가뭄과 홍수에 대비한지 오래이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박사는 시카고지하댐과 일본을 직접 방문하여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지하시설을 이용하여 빗물,지하수,하수도재처리수등을 관리하는 통합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를 환경부와 서울시등에 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원순시장이 취임한 이후 이같은 침수예방을 위한 대대적인 물관리사업은 전면 백지화 되었다.
박원순 시장은 일본을 방문한 이후 대심도터널과 같은 대규모 물관리사업을 전개해야 한다는 의지가 미약하게나마 존재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박원순시장의 강력한 토목기술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박창근 교수는 이같은 대규모 사업에 대해 전면적인 반대의견을 표명했고 여기에 동조했던 시민단체의 염형철씨가 재난관리측면(CSO)에서는 어느 정도 여운을 두었으나 결국 모든 대심도터널사업은 백지화가 되었다.
물관리에 대한 사업방향이 공학자에 의해 가로막혔고 박원순시장은 기술공무원보다는 공학자의 의견을 따랐다.
그나마 물 피해가 심각한 신월 대심도터널공사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실행한 수리모형실험을 서울에서 실행하지 못하고 부산에 위치한 인제대 박재현교수(현 수자원공사 사장)에게 의뢰하여 수리모형실험을 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박창근교수와 박재현 교수는 서울대 선후배관계로 박창근교수와 함께 이론적 배경을 정립하는 중심 인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사장 취임사에서 물 재이용, 지하저류지, 소규모 해수담수화 등 대체수자원 개발을 주문하기도 했다.
신월대심도 터널사업에 참여했던 서울시 기술공무원으로는 고태규,임춘근,김준형,신용철,백홍봉등이며 당시 책임역에는 고인석 도시안전실 시설안전정책관이 핵심역할을 하였다.
기후변화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집중호우가 10년 빈도에서 30년 빈도 80년 빈도 또다시 100년 빈도로 그 시간 폭을 넓혀가지만 이것도 이상기후에 있어서 집중호우에 대한 안정된 예측량이라 할 수 없다.
실제로 2022년 8월8일 내린 집중호우로 인한 서울지역 1일 강우량이 381.5mm로 1987년 294.6mm,1920년 354.7mm보다 많은 양이다.
강남지역의 경우 계획대로 대심도터널사업이 진행되었다면 3년간의 설계를 거쳐 7년간 사업을 순조롭게 수행했다면 2021년에는 완공되어 하수구에서 역류하거나 월류되는 문제는 해결할 수 있었고 침수지역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충분히 예측된다.
최근 서울지역의 집중 호우에서도 고질적인 신월지역의 침수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지난 2020년 준공한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최대 32만톤 빗물저류/국비 350억원,총사업비 1,200억원 )이었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폭우로 신월지역에는 대형 싱크홀이 발생되었다.
사당지역의 경우 민자사업으로 전개되는데 도로와 저류조를 복합적으로 처리하는 복합터널공사를 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광화문에서 청계천으로 배출하는 대심도터널의 경우에는 청계천 바닥의 플라스틱 싯트층에서 자연투수층으로의 복원과 공사도중 발생되는 문화재발굴등 지장물에 대한 대책, 홍수빈도(80년빈도로 예측)에 대한 기본계획의 과학적 진단이 우선 병행되어야 한다,
서울시는 하수도정책자문위원회도 해체되어 사실상 관련된 전문가들의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점도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서울에서 집중호우시마다 물난리를 겪고 있다는 것은 도심에서 오물차(똥차)가 지나가고 있는 사실과 함께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일로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하수관로 정비사업도 과거의 업무행정에 대한 책임추궁보다는 완전 백지화 상태에서 새롭게 설계할 필요가 있으며 수리학에 대한 전문가와 전문기술공무원의 양성이 시급하다.
(환경경영신문, www.ionestop.kr ,박남식,조철재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