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수동을 찾아서 -1)
순의 제636주기 사근산성 순국선열 추모제 참석을 위해 이틀 전 거창문화원 행사 ‘의병도대장 김면장군’ 시 낭송 행사에 참석하고 하루 거창에서 묶은 후 낯선 수동 땅을 찾았다.
아침부터 나리는 비는 길을 촉촉이 적시는 가량비
수동(水東) 이라는 면소재지 이름이 잘 기억되지 않는 곳이라 여행자의 기분은 들떠있다.
인트넷에 검색을 해 본 결과 사근산성 순국 선열 추모를 위한 7여년전부터 수동에 사는 성경천 회장이 평소에 등산을 다니든 연화산의 역사를 알고부터 600여년 전 왜구들의 침입으로 돌아가신 선조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발견하여 잊어서는 아니 될 슬픈 선조들의 역사를 온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란다.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동네 박성웅(수동면발전위원장) 이상한(토건업 경영) 등 몇몇의 동지들을 규합하여 엄청난 성역을 조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동이라는 이름이 너무나 생소해서 기억하기 어려워 초대장을 가지고와서 물어물어 찾아왔다.
수동정유소에 내리니 깨끗한 건물이 있어 정유소 사무실이라 생각하고 글자를 읽으니 화장실이다.
사방을 둘러 봐도 사무실도 없고 인적도 드물다.
동네에 들어서니 수동파출소가 보이기 시작하고 수동우체국을 보게 되었다. 우체국 마당 감나무에 감홍시를 따는 노용택(알미늄샤시 사장)을 만나 홍시도 하나 챙기고 사근산성 가는 길도 물었다.
행사 하루 전이라 성경천 회장님은 바쁘실테니 먼저 사근산성을 답사해서 사진 촬영을 할 요량이었으나 걸어서 갈 수 없는 거리라는 설명을 듣고 인근 사계절 다방에서 성회장님을 만나 그들의 사무실을 찾았다.
사근산성 보존회 산실
성경천 회장, 조효용, 박성웅 사무국장(수동면 발전위원장), 이상한(전 토건업자)
사근산성(沙斤山城)
사근성반기음운(沙斤城畔起陰雲)
사근산성가에 검은 구름이 일어나니
곤령야읍우분분(坤靈夜泣雨紛紛)
땅의 혼령은 밤에 울고 비는 분분하도다
경신만귀추추곡(庚申萬鬼啾啾哭)
경신년의 많은 귀신 두런두런 우나니
사한당시장사군(似恨當時張使君)
그때에 장사군(張使君)의 한인 듯 하네
액자에 걸려있는 유호인의 칠언절구시가 눈에 들어 온다.
(임진년에 이창구 글)
** 경신년(庚申年): 1380년(고려 우왕 6년)
** 장사군(張使君): 당시 함양감무(咸陽監務)이던 장군철(張群哲)을 말함
KB손해보험 사무실이 7여년 전부터 사근산성순국선열추모위원회 사무실로 제공되면서 성경천 위원장과 박성웅 사무국장 등이 힘을 합해 오늘에 이르렀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옛날에는 수동이 역촌을 관리하는 큰 역촌이라는 박성웅 사무국장의 이야기를 듣고 동네를 둘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었다.
이들의 공을 칭찬하기 위해 연화사 돌에 새겨진 위원들의 명단을 올려 본다.
내일 비가 온다는 걱정스러운 일기예보에 운영위원들의 걱정이 쌓인다.
만일의 대비로 천막을 처야 하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번 황암사 추모행사에서도 비가 와서 천막을 치고 했는데 내일도 하늘이 슬퍼 비를 내릴 것인가 보다.
내일을 위해 건배 후 南齋는 수동 파출소 인근에 있는 비석들을 둘러 보기로 한다.
康熙 60년(172년), 道光 14년(1834년)
[화산서원]
화산서원은 조선 중기의 문신 회헌 임대동(林大仝, 1432~1503)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서원이다
1988년 다시 화산서원으로 명칭을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사업비는 개보수와 주변정비 총 10억원이 투입됐다.
홍살문 뒤 연화산에 운무가 피어 오른다
[상현사 사당 입구]
수동 보건지소
수세미가 넝쿨로 달려 있고
수동중학교 교실벽에 줄
줄(口卒)啄同時
어미의 품안의 알속에서 자란 병아리가 바같을 나와야 하는데 알은 단단하다.
어느 부위를 병아리가 쪼아되면 (줄) 어미가 기다렸다는 듯이 밖에서 같이 그 부위를 쪼아 준다 (啄)
[수동 초등학교]
연화산 아래 수동초등학교는 마치 그림에서나 볼 수 있는 동화에서나 볼 수 있는 학교다.
이런 초등학교에서 자라는 학생들의 마음이 아름답기만 하리라.
집배원에게 수동의 볼거리를 물었다.
멀리서 처음 찾은 남재를 반갑게 자세히 설명해 줘서 고맙다.
친절한 웃음이 더욱 마음을 기쁘게 한다.
타이탄 적재함에 자리 잡은 야생초들이 색다른 풍경을 자아낸다.
얼마나 차가 움직이지 않았으면 이런 재밋는 볼거리를 만들어 낼가? 하
굵은 호박과 함께 농촌임을 강조한다.